<p style="margin: 0px; padding: 0px; clear: both; line-height: 15px; word-break: break-all; width: 400px; color: #666666; font-family: dotum, sans-serif">" 아 네가 그놈이냐?"<br /><br /><br />내 소개를 했을때 <br /><br />그가 처음으로 내뱉은 말이다.<br /><br /><br />10년도 더 된 일이다.<br /><br /><br /><br /><br /><br /><br />시중에 구해볼만한 음악 잡지는<br /><br />락 위주의 '핫뮤직' 밖에 없던 시절<br /><br />힙합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br /><br />PC통신에 가입했고<br /><br />찾아 들어간 흑인음악 동호회.<br /><br /><br /><br /><br />대화방이란 곳에 들어가면<br /><br />최대 10명까지 모여 채팅을 할 수 있었는데<br /><br />난 그 남자에게<br /><br />"들을만한 외국 힙합 좀 추천 해주세요" 했었고<br /><br />그는 나에게<br /><br />"너티 바이 네이쳐를 추천합니다" 했었다.<br /><br /><br /><br />너티바이네이쳐. 너티바이네이쳐.<br /><br />내가 핫뮤직에서 봤는데 이재현(메타) 라는 사람이 <br /><br />분명 너티바이네이쳐는 퍼블릭 에네미의 아류라고 했었는데!<br /><br /><br /><br /><br />"너티바이네이쳐는 퍼블릭 에네미 아류 아닌가요?" 라며 난<br /><br />되도 않는 아는척을 했었고<br /><br />그는<br /><br />"너티바이네이쳐가 PE의 아류라고?????" 하며 흥분 했었다.<br /><br /><br />이게 그와 나의 온라인 첫 대화였다.<br /><br /><br /><br /><br /><br />시간이 흘러 동호회에서 오프라인 모임이 있었고<br /><br />난 그남자에게 내 소개를 했었다<br /><br /><br />"안녕하세요 저 대화방에서 너티바이네이처가 퍼블릭에네미 아류아니냐고 했었던.."<br /><br />"아 네가 그놈이냐?"<br /><br /><br />썩소를 가득담은 얼굴로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었다.<br /><br /><br /><br /><br /><br /><br />여느 음악모임이 그렇듯 <br /><br />모이면 음악 얘기는 많이 안하고<br /><br />술마시고 노는건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br /><br />우리들은 술을 마시고<br /><br />노래방을 갔고<br /><br />그남자는 김현식의 '사랑했어요' 같은 곡들을<br /><br />굉장히 '찰'지게 불러 제꼇다.<br /><br /><br /><br />보컬 지망생인가? <br /><br />아니 어쩌면 개그맨 지망생일지도..<br /><br />착각이었다.<br /><br /><br /><br /><br />더 많은 시간이 흘러 알게 됐지만 <br /><br />그는 랩을 하는 사람이었고<br /><br />너티바이네이쳐의 '힙합후레이' 를 부를때가<br /><br />김현식의 곡을 부를때보다 더 어울리는 사람이었다.<br /><br /><br />잡지 등을 통해 알게된 얄팍한 지식으로 상대하기엔<br /><br />음악을 직접 듣고 접하며 지내온 시간이 너무 많은 사람이었다.<br /><br /><br /><br /><br />당시 언더그라운드에 막연한 동경을 갖던 나에게<br /><br />그는 언더씬에 폐해와 오점등을<br /><br />하나하나 알려주며<br /><br />음악에 대한 좀더 폭넓은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br /><br /><br /><br /><br />특히나 그는 "이리 나와 나와 함께 손을 들고 놀자" 같은<br /><br />별 내용없는 프리스타일 랩을 혐오 했었고<br /><br />나는 그런 그가 프리스타일 랩은 못한다고 생각했었다.<br /><br />두번째 착각이었다.<br /><br /><br /><br /><br />어느 날인가 동호회에선 다시 오프라인 모임이 있었고<br /><br />마스터플랜 클럽에 모여<br /><br />프리스타일 랩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br /><br />당시 언더그라운드에서 조금씩 이름을 알려나가던<br /><br />스컬이라는 형은 무대에 올라<br /><br />그남자를 가리키며<br /><br />"목짧고 얼굴 큰 MC" 라고 놀렸고<br /><br />내가 아는 그남자라면 분명<br /><br />프리스타일 무대에 오르지 않을꺼라 생각했지만<br /><br />그는 스컬에 이어 마이크를 잡고 프리스타일 랩을 했었다.<br /><br /><br />내가 본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프리스타일.<br /><br /><br /><br />알면서 안하는건지. 못해서 안하는건지.<br /><br />10년이 흘러도 그를 이야기 할때<br /><br />나오는 이 주제는 그때부터 생겨난것일까..<br /><br /><br /><br /><br /><br /><br />하루는 일산에 아는누나 집에 갔었다<br /><br />지하복층으로 이뤄진 그집에<br /><br />지하실엔 조그마한 Bar 가 있었고<br /><br />나와 친구 몇과 그남자는<br /><br />맥주를 마시며<br /><br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br /><br />그남자와 피타입이 처음 만났던 이야기에서 부터<br /><br />평소 궁금했던 비하인드 스토리들까지.<br /><br /><br /><br />그러면서 그는<br /><br />"한 10년후에 이런 bar가 있는 작업실 하나 가지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br /><br />라고 말했었다.<br /><br /><br /><br /><br />지금 그는 마포에 한 오피스텔에서 먹고 자고 음악 작업을 한다는데<br /><br />10년전에 꿈꾸던 그런 Bar 가 있는지는 모르겠다.<br /><br /><br /><br /><br /><br />시간이 흘러 <br /><br />나와 그남자는 연락이 뜸해졌고<br /><br />아는 형동생 사이에서<br /><br />뮤지션과 팬의 사이가 되어 있었고<br /><br />그남자는<br /><br />이전에 온라인에 발표했던 곡들과 신곡을 묶어<br /><br />1집 발매를 하였다.<br /><br /><br /><br />한동안 그의 1집 음반을 듣다가<br /><br />몇년간 그의 소식은 친구를 통해<br /><br />간간히 들었다<br /><br /><br /><br />군대를 갔다더라<br /><br />영어 선생을 한다더라<br /><br />음악은 때려쳣다더라<br /><br /><br /><br />그리고 <br /><br />다시 돌아온다더라...<br /><br /><br /><br /><br /><br />몇년이 흘러 그는 2집을 발매 했고<br /><br />나는 그의 공연장을 찾았다.<br /><br /><br /><br />공연 전에 그는 <br /><br />빽업 MC를 봐주던 나와 초중고 친구 사이인 '프리스타' 와 함께<br /><br />놀이터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고<br /><br />나는 그에게 "형 저.." 했었고<br /><br /><br />"우와 경화다 이게 얼마만이야" 하며 그는 나를 반겨 주었다.<br /><br /><br />긴 시간이었지만<br /><br />내 이름과 얼굴을 까먹지 않고<br /><br />기억해주는게 왠지 고마웠고<br /><br />그날 나는 실로 오랜만에 힙합 공연을 즐겼다.<br /><br /><br /><br /><br />공연이 끝나고 뒤풀이를 한다는건 알았지만<br /><br />왠지 뻘쭘한 기분이 들어<br /><br />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고<br /><br />그남자는 프리스타를 통해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br /><br /><br />"경화야 같이 놀면 좋을텐데 다음에 같이 술한잔 먹자"<br /><br /><br /><br /><br /><br /><br /><br /><br /><br />내가 알던 그는 그렇다<br /><br />뭔가 시니컬 하면서도<br /><br />따듯한 구석이 있고<br /><br />유쾌하면서도 날카로운 사람.<br /><br /><br /><br /><br /><br /><br /><br />그와 음악 이야기를 할때<br /><br />나는 힙합외의 음악에 대해<br /><br />많이 물어 봤었다<br /><br /><br /><br /><br />"형. 형은 커트코베인이 천재라고 생각해요?"<br /><br />"커트는 천재라기 보단... 그 시대의 영웅이었던거 같은데.."<br /><br /><br /><br /><br />커트코베인을 시대적 영웅으로 표현하는 사람.<br /><br /><br /><br />그 또한 좀더 시간이 흐르면<br /><br />이 씬에 영웅정도로 기억 될 수 있지 않을까..<br /><br />생각해본다.<br /></p> <p style="margin: 0px; padding: 0px; clear: both; line-height: 15px; word-break: break-all; width: 400px; color: #666666; font-family: dotum, sans-serif"> </p> <p style="margin: 0px; padding: 0px; clear: both; line-height: 15px; word-break: break-all; width: 400px; color: #666666; font-family: dotum, sans-serif">p.s UMC ,프리스타=D.Theo</p> <p style="margin: 0px; padding: 0px; clear: both; line-height: 15px; word-break: break-all; width: 400px; color: #666666; font-family: dotum, sans-serif"><br /></p> <p style="margin: 0px; padding: 0px; clear: both; line-height: 15px; word-break: break-all; width: 400px; color: #666666; font-family: dotum, sans-serif"><br /></p> <p style="margin: 0px; padding: 0px; clear: both; line-height: 15px; word-break: break-all; width: 400px; color: #666666; font-family: dotum, sans-serif">출처-힙합플레야</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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