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left;">군대 있을 때 저는 간부는 중위 이상으로 수십여명, 병사는 20여명 남짓인 부서에 있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부서 업무 특성상 부사관이 아예 없고, 병사들도 적어서 위관이나 소령급 간부들이 복사도 하고 커피도 타는 뭐 그런 곳이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아무튼 겨울이 되고... 밤새 하늘에서 떨어진 악마의 똥가루 덕분에 본청 주변은 온통 하얗게 되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417" height="400" alt="1.pn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8/1439975098yA3rcCMdgfFM6fE3WdHZU.png"></div> <div style="text-align:left;">이렇게 말이죠.</div> <div style="text-align:left;">하여 당시 분대장이었던 저는 분대원들을 이끌고 제설작업을 하러 올라갔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417" height="400" alt="2.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8/14399751293cb9PAPrgfalX4.jpg"></div> <div style="text-align:left;">(다룰 수 있는게 그림판 뿐이라... 눈썩는 퀄리티 죄송합니다. ㅠㅠ)</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아무튼 우리(검은색 점)가 본청에 올라가니 이미 간부들(파란색 점)이 너까래나 눈삽 등을 가지고 제설을 하고 있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문제는 저 위의 빨간색 점... 외국어 관련 업무를 하는 과 간부들로 부서내에서도 일종의 독립된 것과 같은 과였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간부인데 아저씨. 이렇게 설명하면 가장 적절할 것 같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래서 자기들 사무실 앞에만 치우려고 나와있던데, 딱히 관리하는 간부도 없으니 지들끼리 눈삽으로 눈싸움 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하지만 놀 땐 놀아도 어쨌든 지들 앞은 지들이 치우니까 병사들 입장에선 딱히 짜증날건 없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렇게 아래 보이는 간부들과 같이 눈을 치우기 시작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strike>현역/예비역 오유분들은 아래부턴 그림만 보셔도 100% 상황 이해 가능하십니다.</strike></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417" height="400" alt="A3.pn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8/14399750825tE3xDkaFJWTETmxJF1lkEyHw.png"></div> <div style="text-align:left;">(검은색 스프레이는 눈을 치운 구역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아무튼 이렇게 어느정도 눈을 치워가면서 반바퀴쯤 돌고 있는데, 왼쪽에서 왠 군무원 같은 분이 눈삽을 들고 오시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left;">눈 치우러 한 명 오는구나 생각하고 눈을 치우고 있는데...</div> <div style="text-align:left;">히히덕거리며 슬슬 눈을 치우던 간부들에게서 갑자기</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충성!"</div>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4">"충성!!"</font></div>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6">"충성!!!"</font></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이러는 소리가 들리는겁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417" height="400" alt="A4.pn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8/1439975083bfENRCglJonEGCAZvkPwyrRK4P.png"></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그 분은 부서내 유일한 장성인 부장님이었습니다.(준장). 사복으로 나오시니 몰라보겠더라구요... ㅠㅠ</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렇게 부장님이 나오신걸 보자마자 간부들은 위와 같이 부장님을 에워싸고 아~~~~~주 깨끗하게 눈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잘 보니 위 그림보다 파란점이 많아졌다구요? 네, 맞습니다. 과장님들이(대령) 휴대폰을 들고 1분도 안되어 본청에서 뛰어나온</div> <div style="text-align:left;">소령과 중령들입니다. 그리고 저기 좀 큰 빨간점... 눈싸움 하고있는 간부들의 과장님입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417" height="400" alt="A5.pn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8/1439975083gflHiNw9udWQxdv6fr.png"></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왜 저렇게 시커먼지는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간부들이 작심하고 일을 하니 눈이 그냥 녹아버린 것처럼 치우더군요. ㄷㄷㄷ</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렇게 마지막 모퉁이가 남았는데, 제가 애들한테 위와 같이 모서리 바깥부터 눈을 치우라고 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안쪽은 간부들이 하면서 들어올 수 있게 남겨놓구요. 그래서 저렇게 눈을 치웠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리고 빨간점의 간부들... 뭔가 하면서 여전히 노작노작거리고 있던데, 우리들은 아무런 제스처도 취해주지 않았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허허허허 하시며 눈을 치우던 부장님은 그렇게 코너를 돌고...</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417" height="400" alt="A6.pn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8/14399764143dxnVKLtVsKJc1YPRU.png"></div></div> <div> </div> <div>그리고 부장님과 빨간점 과장님은 보고야 말았습니다... 자기들이 건물 반을 넘게 하는 사이 한 구획도 제대로 하지 않은 빨간점 간부들을 말이죠.</div> <div> </div> <div>거기에 그새 눈사람까지 만들어 놨더군요. ㅡ_ㅡ;;;;</div> <div>그제야 눈치를 채고 허겁지겁 달려왔지만... 이미 상황은 끝났습니다.</div> <div> </div> <div>부장님은 그냥 허허하시면서 그만 놀고 눈 치우라고 말씀하셨지만...</div> <div>빨간점 과장님의 그 시뻘게진 얼굴........... 순간 저기에 계란을 탁 깨트리면 바로 익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ㅋㅋ</div> <div> </div> <div>잠시후 부장님과 다른 간부들이 본청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빨간점 간부들 엎드려 뻗쳐 시키고는 노발대발 뿜어지는 과장님의 샤우팅과</div> <div>엎드린채 "아닙니다~~!" 악악거리는 빨간점 간부들의 외침을 뒤로 하고</div> <div>우리 병사들 또한 본청으로 들어왔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P.S.</div> <div> </div> <div>애들 데리고 점심 먹으러 내려가다보니 그 간부들... 여전히 눈을 치우고 있더군요.</div> <div> </div> <div>근무복 하의에 런닝만 입고요...</div> <div> </div> <div> </div> <div>병사들이 직접 간부들을 어쩌지 않았지만, 옆에서 보며 사이다 마시던 생각이 떠올라 써봤습니다.</div> <div>다시 한 번 저렴한 그림 퀄리티 죄송합니다. ㅠㅠ</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