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가족과 함께 캠핑을 갔음. <div><br></div> <div>계곡을 끼고 있고, 나름 수도와 샤워시설이 잘 정비된 곳이었음</div> <div><br></div> <div>매년 갈 때 마다 이용객들이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지 늘어나고, 그 때문에 시설들이 조금씩 망가지는게 보였음.</div> <div><br></div> <div>예로, 화장실에 세면대가 3개가 있는데 이 중에 2개가 모래와 자갈로 막혀있었음</div> <div><br></div> <div>화장실 거울에는 A4용지에 코팅까지 해서 '세면대에서 빨래하지 마세요'라고 되어있는데,</div> <div><br></div> <div>마침 양치질을 하러 치약 칫솔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는데</div> <div><br></div> <div>아줌마 한 분이 하나 남은 세면대에서 손빨래를 하고 계심.. </div> <div><br></div> <div>하아...</div> <div><br></div> <div>하나남은 세면대라도 지켰으면 하는 마음에, </div> <div><br></div> <div>나는 '아주머니 여기서 빨래하시면 안돼요, 저기 두개도 다 막혔잖아요. 차라리 저기 옆에 샤워실이 배수시설이 좋으니까 그리로 가세요' 라고 말함.</div> <div><br></div> <div>그냥 알겠다고 하고 떠날거라고 예상했던 내가 바보였음.</div> <div><br></div> <div>갑자기 도끼눈을 뜨고 '너 몇살이야?'를 시전하며,</div> <div><br></div> <div>아줌마: '저거 두개 내가 막히게 한거 아니다. 남들도 여기서 빨래 해서 막히게 했는데 왜 나는 못하게 하느냐. 니가 뭔데 그런말을 하느냐.'</div> <div><br></div> <div>속사포로 따짐. </div> <div><br></div> <div>그러더니, 내 팔을 잡더니 '너 이리 나와봐' 라며 화장실 밖으로 끌고 나옴. (읭?)</div> <div><br></div> <div>그러더니 언프리티랩스타 보는줄 알았음. 미친듯한 아우라로 니가 뭔데 나이도 어린게 어따대고 어른한테 훈계냐고 소리를 바락바락 지름.</div> <div><br></div> <div>화장실 주변 텐트에서 사람들이 고개 내밀고 다 쳐다봄. 구경거리 됨.</div> <div><br></div> <div>게다가 화장실 밖으로 데리고 나온게, 바로 옆에 가족 텐트가 있었나봄. 남편으로 추정되는 아저씨가 뭔일이냐며 달려왔으나 둘 문제라 못 끼어듬.</div> <div><br></div> <div>순간 일이 커진 것에 당황해서 나도 아군 좀 있었으면 했으나,</div> <div><br></div> <div>우리가족 텐트는 화장실 저 건너 물가 근처라 이 사건이 시작된지도 모르는 상황임. </div> <div><br></div> <div>어차피 내편은 없군. 이라고 생각하고 왕년에 웅변학원 다녔던 추억을 떠올리며 복식호흡으로 사자후 시전함.</div> <div><br></div> <div>나: '아뉘! 아줌마가 세면대에서 빨래를 하니까 그렇죠! 잘못한걸 잘못했다고 말한건데, 부끄러운 줄 아셔야죠. 뭘 잘했다고 큰 소리예요!'</div> <div><br></div> <div>사람들이 수근대자, 아줌마가 더 큰소리로 맞대응하심</div> <div><br></div> <div>아줌마: '내가 그거 잠깐한다고 화장실이 막히나! 니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div> <div><br></div> <div>처음본 여자애한테 행동을 제지당한게 어지간히 분했던 모양임. </div> <div><br></div> <div>나: 바로 코앞에 관리실에서 써놓은 경고문이 있는데, 그것도 못 보셨어요? 여기서 빨래하지 말라잖아요. 안그래도 세면대 하나 빼고 다 막혔구만!</div> <div><br></div> <div>아줌마: 니가 관리인이야? 왜 나서서 지랄이야?</div> <div><br></div> <div>그냥 옳다고 생각한 일이라서 행동한 일로, 욕까지 먹으니 진짜 짜증이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름.00<br><br></div> <div>그래서 잘못된 행동을 제지한 주체를 바꿔줘야겠다고 판단함.</div> <div><br></div> <div>나: '아 예. 그러면 관리인 불러올테니까 여기 딱 계세요'</div> <div><br></div> <div>아줌마: 불러와! 불러와! 누가 겁낸데? </div> <div><br></div> <div>그래서 나는 주변을 향해 소리쳤음 ' 여기 이 아줌마 도망안가게 잘들 감시하고 있어주세요. 관리인 불러올 테니까!'</div> <div><br></div> <div>그리고 관리실로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가는 길에 우리 가족 텐트에 들러서 초스피드로 자초지종 설명했더니,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부모님이 괜한일에 끼어들어서 기분 망치지 말라며 걱정하시며, 너무 오지랖 넓다고 되려 절 나무라심.</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 편이 안되어 주셔서, 그냥 뒤로 하고 바로 관리실로 가서 관리인 앞에서 자초지종 설명함.</span></div> <div><br></div> <div>근데 관리인 아저씨가 내 얘기를 듣고, 딱 한마디 던져준게 나한테는 너무 힘이되는 사이다였음.</div> <div><br></div> <div>아저씨: '허 고것 참 미1친年이네, 방귀낀놈이 성낸다더니!'</div> <div><br></div> <div>관리인아저씨께 여자화장실 세면대 2개도 막혔으니 손좀 봐주시라고 부탁드려서 바로 따라나오심.</div> <div><br></div> <div>그제야 얼굴이 밝아지며,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신나서 출발하는데</div> <div><br></div> <div>우리 가족들도 걱정이 되었는지 하나둘씩 일어나서 따라나오심. 아저씨랑 아빠 엄마 남동생까지 한 무리를 대동하고 기세등등하게 앞장섬</div> <div><br></div> <div>우리집 남자들이 덩치가 다 커서 마음은 착한데 외관이 위협적이라 그냥 뒤에 있어만 줘도 힘이 되었음.</div> <div><br></div> <div>그 화장실 앞으로 갔더니, 아줌마 사라지고 없음. </div> <div><br></div> <div>어차피 아줌마 텐트 아니까 바로 그리로 갔더니,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눈을 안 마주치고 모르는 척을 하심.</span></div> <div><br></div> <div>관리인 아저씨가 갑자기 큰 목소리로 '화장실에서 빨래 하시면 안됩니다!!!' 하시며 세면대 수리해주러 가심 (아저씨 감사합니다)</div> <div><br></div> <div>가족들 데려오니 내가 쪽수도 많겠다. 관리인 대동하니, 사람들도 다 수근거리겠다, 남편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아줌마한테 한소리 하심.</div> <div><br></div> <div>아줌마 그제야 쭈구리 되어서 사과함.</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div> <div><br></div> <div>다시 평화롭게 각자 캠핑을 하다가도, 내가 화장실만 갈라고 하면 엄마가 또 싸움붙이고 올까봐 걱정된다며 내 동생을 보디가드로 붙여줌ㅋ</div> <div><br></div> <div>근데 내가 그 근처 갈때마다 아줌마 안보임.</div> <div><br></div> <div>며칠 내내 나 피해다니는 듯해 보였음.</div> <div><br></div> <div>그래서 우리가족은 행복하게 잘 놀다옴.</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