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div>초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미국으로 이민온 미쿡 오징어입니다.</div> <div>사이다 게시판에 있는 글들 읽다가 컨닝관련 글 읽고 저도 갑자기 생각나서 써보네요.</div> <div>때는 바야흐로 2003년경...제가 아직 중학교 떄의 일입니다.</div> <div>미국에 도착한지도 2년정도 됐었고, 차차 적응을 하고 있었을 무렵이었죠.</div> <div>그때 당시에 다니던 학교는 공립중학교였는데 굉장히 여러 인종들이 적절히? 섞인 그런 학교여서 딱히 인종차별때문에 힘들지는 않았지만,</div> <div>딱 하나, 절 유독 괴롭히던 흑인녀석이 있었습니다.</div> <div>사람들이 흑형흑형 하는 바로 그 흑형의 체격에, (중학생인데 키도 크고 근육질에...체격은 거의 아저씨...) 공부는 지지리도 못하면서</div> <div>운동부심이 장난 아니던 녀석이었습니다.</div> <div>특히 영어는 잘 못하지만 공부는 잘하던 제가 아니꼬왔는지 이리저리 시비와 놀림을 엄청 해대던 녀석이었습니다.</div> <div>(물론 영어클라스나 히스토리 같은건 어려웠지만 과학 클라스와 수학은 다른얘들이 우와~ 할 정도로 잘하고 있었습니다. 저학년에 빛을 발하는 한국의 주입식 교육 감사합니다.ㅎㅎ)</div> <div>사건의 발달은 과학 클라스에서 벌어집니다.</div> <div>하필이면 과학 클라스에서 제가 앉는 자리가 그녀석 바로 옆이었는데 정말 쉴새없이 괴롭힘 당했습니다.</div> <div>페이퍼 나눠줄떄 일부러 전 안주고 바로 다음 테이블로 넘겨버린다거나, 절 일부러 툭툭 치는 유치한 장난에서부터</div> <div>과학 실험을 하고있는데 비커를 쳐서 엎는다거나 제 영어 발음을 가지고 일부러 못알아듣는척 놀리는 스트레스 유발성 장난도 엄청 받았습니다.</div> <div>그러던 어느 중간고사 시험...</div> <div>제가 열심히 문제를 풀고 있는데 뭔가 기척이 이상해서 옆을 슬쩍 보니까 그놈이 열심히 제 답안지를 보면서 컨닝을 하는게 보였습니다.</div> <div>어찌나 열심히 제 시험지를 들여다보는지 제가 쳐다보는것도 모르더군요 ㅎㅎ</div> <div>사지선다형 문제였는데 총 문제수가 한 40개 정도 됐을겁니다...</div> <div>제가 그중 약 절반가량 푼 상태였는데 순간 열이 확 받았지만 뭔가 선생님한테 손을 들고 얘기하기엔 너무 억울했습니다...</div> <div>"저놈이 자꾸 제 시험지를 보고 컨닝한다"고 말해봐야 그놈이 아니라고 하면 딱히 증거도 없고, 선생님도 주의 주고 끽해야 다른 책상으로 보내서 거기에서 계속 시험을 보게 할 것 같았거든요...</div> <div>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듣는 가운데 영어를 해야한다는 울렁증도 한 몫 했고...ㅠㅠ</div> <div>그러던중 아주 좋은 생각이 났습니다!</div> <div>전 아무런 눈치 못챈 척, 다음 절반 가량의 시험문제를 다시 열심히 풀기 시작했습니다.</div> <div>그것도 다음 절반은 아예 틀리게요.</div> <div>예를 들자면 1번의 답은 A고 2번의 답은 B라면 전 1.B, 2.C 이렇게 하나씩 위의 알파벳으로 풀었습니다.</div> <div>즉 남은 반을 아예 다 틀리게 문제를 푼거죠...</div> <div>그놈도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는데, 워낙 또라이에 멍청해서 그런지 제가 판 함정에 아주 잘~~~~ 낚이더군요.</div> <div>제가 아주 당당하게 푼 것도 한 몫 했을꺼구요.</div> <div>심지어 그놈이 잘 못배낄까봐 스트레칭 하는 척 기지개를 펴며 시험지도 아주 잘~~보이게 여러번 보여줬습니다.</div> <div>정말 환장을 하고 배끼더라구요 ㅎㅎㅎㅎㅎㅎ</div> <div>처음 절반 점수도 다 주기 싫어서 끝까지 다 푼다음에는 뒤로 돌아가서 문제 다시 풀어보는척 3,4개 정도 정답을 바꾸기도 했습니다.</div> <div>너무 많이 바꾸면 티날까봐 조금만 바꿨는데 역시나 이놈도 옳다구나 하고 지도 다 고치더군요.(F함정이 설치되었습니다)</div> <div>전 그냥 계속 리뷰하는 척 그놈이 시험지를 낼때까지 시간만 끌면 됐습니다.</div> <div>그놈은 제가 시험지를 안내고 계속 쳐다보니 한 5분정도 지도 기다리다가 그냥 내러 앞으로 나가더군요.</div> <div>제가 그 클라스에서 워낙 계속 A만 받았기에 낮은 점수가 나올 것이라고는 의심도 안했을겁니다. ㅎㅎ</div> <div>저는 그놈 일어서서 시험지 내자마자 폭풍 지우개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처음 3,4개 답 고친거 다시 원래대로 해놓고 뒤에 푼 문제 20개도 다 지우고 맞는 답으로 다 고쳤습니다.</div> <div>물론 그놈은 시험지 내자마자 클라스 밖으로 나가서 제가 고치는건 하나도 못봤구요 ㅎㅎㅎㅎㅎ</div> <div>정말 시험 결과가 기다려지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그리고 다음주 대망의 결과날...</div> <div>선생님이 한명 한명 다 시험지 나눠주는데 제 옆자리에 앉은 녀석 시험지에 겁나 큰 빨간색으로<font size="5" color="#ff0000"> F</font></div> <div>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녀석 눈동자는 동공지진을 하고있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아 너무 통쾌했는데 아직 사이다가 끝난게 아닙니다...</div> <div>선생님이 애들 시험지 다 나눠줄때까지 제 시험지는 안주시길래 뭐지? 했는데</div> <div>애들꺼 다 나눠주고 마지막으로 뭔가 종이를 높이 번쩍 드는겁니다.ㅋ</div> <div>뭔가 봣더니 제 시험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우리반에 월령이가 백점을 맞았다며, 다들 박수 쳐주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시험지를 박수와 함께 받으며 옆을 쳐다봤는데..</div> <div>진짜 뭔가 복잡한 얼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나라잃은 표정이라고 해야하나?ㅋㅋㅋㅋㅋㅋㅋ</div> <div>손은 기계적으로 박수치고있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진짜 그냥 보고 씩 웃어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strike><font color="#ff0000">박지성의 왼발과 김연아가 있는 한국을 다시는 무시하지마라</font></strike></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다음은 지가 컨닝한거 들킨거 알아서 쪽팔린지 죄책감인지..</span></div> <div>여튼 시비도 안걸고 조용조용...다음 학기엔 자리도 바뀌어서 그닥 부딫치지 않고 평화롭게 중학교 잘 다녔네요.</div> <div>중학교 성적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당시에는 크잖아요..</div> <div>정말 제 중학교 시절중 가장 핵사이다였던듯..ㅋㅋ</div> <div>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