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size="3">자랑게로 가도 되겠지만</font> <div><span style="font-size:medium;line-height:1.5;">벌써 3년 전이야기라...</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해마다 말썽부리는 큰 업무 하나가 쉽게 끝나 시간이 남는 기념으로 써 봅니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br></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3년 전 가을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운동회가 끝나고 한숨 돌리면서 수학여행을 준비하던 10월이었죠.</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반대표 어머니가 학교에 일이 있어 잠시 들리셨다가</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일상적인 상담을 하시고 돌아서는 길에 말꼬리를 흘리십니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들리는 이야기로 담배피는 아이들이 있다고..."</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혹시 이름은 들으신 건 없는지 여쭤보니 두 명의 이름이 나옵니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br></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방과 후 두 놈을 남겨서 일단 가방검사...</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아니나 다를까 담배 두 갑이 나오더군요.</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심지어 한 갑은 양담배...</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뜯어져 있고 남은 것은 반 갑 정도씩...</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현행범이니 취조에 들어갑니다. 언제 폈니? 누구랑 폈니? 어디서 샀니?</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초등학생이니까 첨부터 술술 불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그럴 친구들이면 사지도 않았겠죠?</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첨엔 아는 형한테 맡아달라 부탁받은 거다...호기심에 하나만 폈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그치만 나름 6학년 짬밥을 10년을 먹었는데 아이들 거짓말 파악을 못하겠습니까?</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두시간여의 대화 끝에 용의자는 10여명(기억은 정확히 안 나네요)으로 늘었고</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학원에 가 있는 학생들, 집에 있던 학생들까지 다 소환해서 다시 상담...</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부모님들 불러서 상황설명하고 귀가조치시키니까 저녁7시가 넘더군요.</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br></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뭐...나름 무서운 선생님이라 소문나서 제가 있을 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호기심에 담배피는 아이들은 있었지만 자신들이 직접 사서 핀 놈들은 처음이라 </span></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좀 더 화가 나기도 하고...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초등학생에게 담배를 파나 싶어</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다음 날 좀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옆 학교 학생이랑 네 명이서 택시타고 가서 사왔다네요...</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애들이 말하는 소위 뚫린 곳...인근 중고등학생들이 이용하다 초등학생까지 퍼진 겁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안 되겠다 싶어 교장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아이들과 그 동네 파출소를 찾아 갔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경찰 아저씨들도 아이들에게 한마디씩 해주시고...순찰차와 함께 이동했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가게는 골목 안쪽에 있는 구멍가게라고 하니 경찰아저씨들이 부탁을 하네요</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우리가 바로 가서 얘기하면 가게 주인이 잡아떼니 선생님이 아이들과 먼저 가서</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담배 팔았다는 말을 듣고 우리를 불러달랍니다.</span></font></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환경이 열악한 지역이긴 하지요. 비탈길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거기다 노린 건지 진짜 모르는 건지 한참 골목길을 헤매는 아이들 뒤를 따라가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24px;font-size:medium;">겨우 발견한 구멍가게...</span></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제가 들어가서 따지기 시작하니까 버럭 화를 냅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담배 판 적 없다고.</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그럼 이 애들이 여기까지 와서 거짓말 하겠냐고, 애들 불러서 정황설명을 하게 하니</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갑자기 말씀이 바뀌시더군요. 애들이 아빠 심부름 왔다해서 팔았데요.</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아빠 심부름에 담배 종류를 그렇게 다양하게 사가는 거 보셨냐고 뭐라 했더니</span></font></div> <div><span style="font-size:medium;line-height:24px;">(다른 학교 학생까지 포함 1인당 2갑 총 8갑)</span></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그제야 한번만 봐달라고 사정하더군요.</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본인도 중고등학교 자녀가 있으신 분이 왜 그랬는지...</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꽤 깊숙한 골목 안 쪽이라 안 걸릴꺼라 생각했겠다 싶더군요.</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경찰아저씨들을 불러 스티커 발부하는 거 보고 나왔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사전에 물어봤더니 과태료가 최소 200만원에 영업정지도 있을 꺼라 하더군요.</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그래도 가슴아프진 않았습니다. </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아이들에게 담배를 판 주인에게 치르게 한 수업료라 생각합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br></span></font></div> <div><font size="3"><span style="line-height:24px;">끝...입니다. 끝!</span></font></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