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라며 나의 첫 투표권은 그렇게 버려졌다.</span>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정치는 항상 나에게 싸움판이고 더러운 곳이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아무것도 모르는 중학생 시절 항상 뉴스에서는 안좋은 것만 비춰졌고</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말이 우리들 사이에서는 유행이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그게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나는 그저 정치에 대해 항상 염세적이었고</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한발짝 물러서서 나랑은 상관없는 곳이길 바랬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그렇게 성인이 되고 스무살 나이에 처음 투표권이라는 것이 생겨서</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투표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어디 누가 그나마 대통령감인가 토론회를 보아도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었고</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후보들의 과거들을 살펴볼수록 정치판에 대한 염세는 짙어져만 갔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그렇게 나는 투표소 가기를 거부했고 행여 정치판으로부터 더러운것이 묻어나올까</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내 손을 더럽히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나는 그 근처도 가기 싫어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span style="font-size:9pt;">그렇게 이명박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나 나랑은 상관없었다.</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전 대통령이 자살을 했다는 뉴스를 접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당시에는 충격이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이게 맞나... 이래도 되는건가..'</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정치가 아무리 더럽고 다 그놈이 그놈이고 싸움판이라지만</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최소한 민주주의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학교 학생회관 로비에 설치된 분향소를 들르며 왜 이렇게 된건지 </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꼭 이렇게 됐었어야만 했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알아보면 볼수록 극명하게 갈리는 빛과 어두음은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그로부터 나의 관점은 바뀌기 시작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정말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국민을 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국격이 무엇인지를 알며</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인간의 욕심과 탐욕과 이기심의 끝은 어디인지, 알림의 창구가 되는 언론의 편향성은 어떠한지 알게되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장로인 사실에 기독교인이라고 하는 나는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고</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최고의 희생과 헌신인 예수의 사랑이 걸레짝 취급을 받고 땅바닥에 내팽개쳐지는 것을 보고 </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이 땅에 과연 십자가는 공동묘지를 연상하는 시뻘건 조명 밖에는 되지 않는 것인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신문을 읽고, 인터넷을 뒤져보다가 오유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참 많은 사람들이 뜻을 함께 했고 함께 울고 함께 웃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나꼼수라는 프로를 알게 되었다. 훨씬 많은 정보를 알게 되었고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인터넷상으로는 이제 나라가 변할 조짐이 보이고 꿈틀댐을 느끼는 것을 넘어 승리를 장담하였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한껏 부푼 마음으로 치뤄진 대선의 결과는 참담했다. </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너무너무 아쉬웠고 아쉬움을 넘어서 허탈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어렸을 때부터 만화란 만화는 다 보고 자란 나의 마음에는 항상 정의는 질리가 없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아무리 어려운 고난과 역경이 있어도 항상 주인공은 그 위기를 이겨내어 승리하는 존재였기 때문이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그런데 그 정의가, 그 주인공이, 내 마음속의 태권브이, 마징가 Z 가 무너진 것이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승리를 예측 하던 사람들, 호언장담하던 리플들, 올라가는 추천수....</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한태 사이트가 마비되었을 때, 내 마음도 멈춰버렸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오유가 미웠다.. 차라리 바람이나 잡지 말지..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 리플들을 보면서 잔뜩 기대감을 갖지도 않았을텐데.</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또 다시 염세가 도졌는지, 오유라고하는 우물에 가둬져서 세상을 보지 못한것이라 생각했는지 <span style="font-size:9pt;">몇 년간 발길을 끊었었다. </span></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뉴스는 뉴스대로 나오고 뭐다뭐다 하는데 신경을 쓰지 않은 탓인지 쓸 겨를도 없던 탓인지 </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세상은 잘만 돌아갔다. 그렇게 또 나와는 상관이 없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그런데 밥먹다 말고 쳐다본 뉴스에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소식이 들렸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세월호 사건이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본가가 안산인 본인으로서는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울부짖는 사람들, 암울한 분위기... 지나가는 사람들의 인터뷰만 봐도 내가 다니던 길에서 한 것이고 </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한 다리만 건너도 피해자와 관련된 소식을 알 수 있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이 땅에 정의는 없었다. 질서는 무너지고 약자는 유린당했다. 아우성이 빗발치고 의미없는 발버둥만 았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언론은 연신 거짓을 말하고 사람들의 눈빛은 흐려져갔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나의 마음에도 그 상처가 곪아져만 갔고 자괴의 웅크림으로 이 어둠의 터널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큰 상처가 곪은 채 낫게 할 방법은 없었고 시간에 맡기는 수 밖에는 생각이 나질 않았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하지만 그 상처는 점점 심해져갔고 마침내 촛불로 작지만 강력하게 표출되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고성으로 표출해버려서 흩어져버리는 것이 아닌, 조용하지만 냉철하게 오랫동안 그 분노가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마침내 깨어있는 시민들이 모여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가 되었고 그것은 실현되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또 다시 찾아온 투표의 기회에서 사람들은 희망이 있었고 진지한 의지가 엿보였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엄지를 올리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인증샷을 찍으며 활기찬 그들 앞에서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마치 내가 투표를 안해서 그분이 그렇게 돌아가신것 같아 죄송스럽고, 정치를 알게된 후로 나는 투표장에 들어설 때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속죄하는 마음으로 들어서며 말로만이 아닌 정말로 정말로 소중한 한표를 조심스럽게 넣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승리의 결과에 사람들은 마음껏 기뻐했으나 손을 놓지 않는다. 불과 몇일 사이에 많은 부분이 정상화 되는 것을 보고도</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안심하지 않는다. 어렵게 얻은 이 행복을, 이 정의를 다시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사람들은 각자 나름대로 혹은 같이 노력하고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이제 정치는 나와 상관 없지 않다. 이것은 내 삶의 일부일 수 있고 나는 이 안에서 살고 있을 수도 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투표는 나의 뜻을 외치는 목소리 뿐만 아니라 내가 여기 서 있음을 알리는 존재의 표시가 되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이제 어두워서 보이지 않던 우물에 달빛이 비추고 있다. </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이 달빛이 행여 거센 바람에 일렁여 흩어지지 않도록 사람들은 울타리를 만들고있다.</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나 역시 아무것도 몰랐던 그 스무살의 풋내기가 이제는 그들과 함께 기쁜마음으로 동참하려 한다. </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color:#333333;"><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5/14948497194b501d2d4f4049a48c8e3debea4f63ab__mn131712__w1466__h670__f48168__Ym201705.png" width="800" alt="20170515_193517.png" class="chimg_photo tcx_image" filesize="48168" style="border:none;vertical-align:middle;max-width:800px;height:auto;"></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