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div class="mainfont">문재인씨가 특전사 복무 시절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고 말해 '동네북' 신세가 되었다네요.<br>아니 누가 여단장이었든 간에 좋은 일 해서 표창장 받았으면, 그걸로 끝이지 여단장이 누구였는가가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요?<br>더군다나 당시의 전두환씨는 군사정변을 일으키기 전의 평범한 지휘관의 한 사람이었을 뿐인데요.<br><br>문재인씨의 정적들은 그런 표창장이라면 버려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상식을 결여한 것 아닌가요?<br>그 상은 전두환씨 개인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단지 군 복무를 모범적으로 했다는 이유로 받은 것인데 왜 버려야 합니까?<br>누가 지휘관이었든 간에 모범적인 행위를 한 장병은 상을 받아야 마땅한 일인데요.<br><br>나도 이와 비슷한 개인적 경험이 하나 있습니다. <br>여러분에게도 알려 드렸듯 나는 정년을 맞기 직전인 2014년 7월 우리 교육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홍조근정훈장을 받았습니다.<br>훈장 수여자는 당연히 그때 대통령직에 있었던 박근혜였구요.<br><br>그 훈장을 받은 직후 내 친구 하나가 나더러 농담을 하더군요.<br>박근혜 대통령이 수여하는 훈장이라 받지 않겠다고 거절할 줄 알았다구요.<br>농담이었지만 평소에 그렇게 비판을 많이 했으면서도 그가 수여하는 훈장을 받았느냐는 뜻이 다소 섞여 있었겠지요.<br><br>솔직히 말씀 드려 내가 우리 교육에 과연 훈장을 받을 정도로 많은 기여를 했는지는 자신이 없습니다.<br>내가 정말로 고매한 인품의 소유자라면 그런 이유를 들어 훈장을 고사했을 것입니다.<br>그러나 나도 평범한 사람의 하나이고 훈장을 준다는데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어 그냥 받았습니다.<br><br>그러나 훈장을 누가 수여했는지는 전혀 관심의 대상이 될 필요가 없었습니다.<br>누가 훈장을 받든 당시의 대통령이 당연히 수여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일 아닙니까?<br>누가 훈장을 수여했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일입니까?<br>나더러 한 말이 농담이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누가 진심으로 그런 말을 했더라면 나도 가만 있지 않았을 겁니다.<br><br>더군다나 군 복무나 교육처럼 정권과 아무 관계가 없는 맥락에서 훈장이나 표창장을 받는 것은 누가 수여하는지가 문제될 것이 손톱만큼도 없습니다.<br>누가 수여하는지가 문제되는 것은 수여하는 사람의 개인적 이익에 봉사하고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훈장이나 표창장을 받은 경우에 한정된 일입니다.<br>그 경우에는 수여하는 사람도 문제가 되고 받는 사람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br><br>예컨대 4대강사업에 공로를 세웠다고 MB에게서 훈장을 받았다면 그건 심각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br>정권의 사적 이익에 봉사하고 그 대가로 대통령에게서 그걸 받은 것이기 때문입니다.<br>대통령에게는 충성을 바쳤을지 몰라도 국익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는데 그 행위에 대해 훈장을 수여하는 행위 그 자체가 부당한 것이니까요. <br><br>그런데 다른 얘기지만 내가 받은 훈장과 관련해 한 가지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습니다.<br>그것은 내가 2014년에 어떻게 훈장을 받을 수 있었느냐는 것입니다.<br>그때를 돌이켜 보면 블랙리스트니 뭐니 해서 내편, 네편 가르는 게 한창이었을 때 아니었습니까?<br>그런데 누가 봐도 네편이 분명했던 나에게 어떻게 훈장이 돌아왔느냐는 거지요.<br><br>난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그건 분명한 사무착오였을 것이다."라고 스스로 웃어넘깁니다.<br>혹은 어떤 공무원이 나 때문에 사후적으로 윗사람에게 혼이나 나지 않았을까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br> "야, 이 친구야 그런 사람에게 훈장을 주자는 공문을 만들면 어떡해?"라는 질책 말이지요.<br><br>하여튼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군 복무나 교육 같은 일과 관련된 훈장이나 표창장이라면 누가 그것을 주는지가 전혀 의미없는 일이라는 사실입니다.<br>공연히 그런 구실로 정적을 깎아내린다면 그런 일 하는 사람이 부끄러운 짓을 하는 것입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