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형님, 그래요 세월호는 형님 말씀처럼 교통사고가 맞아요.</div> <div> </div> <div>형님 말대로하면 이런 경우죠.</div> <div> </div> <div>아이들이 기차 타고 수학여행을 가고 있었습니다.</div> <div>잘 가던 기차가 코너를 돌면서 전복 되었어요. 이유는 몰라요, 혹자는 화물을 초과 해 실어 자빠졌다고도 하고</div> <div>또 다른 사람은 기관사가 초보라 코너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아 그랬다고도 해요. 이유는 몰라요.</div> <div> </div> <div>어쨌던 기차는 레일을 이탈, 전복되었어요.</div> <div> </div> <div>불이 났어요. 승무원들은 학생들을 향해 방송을 해요.</div> <div> </div> <div>'움직이지 말고 가만 있어라'</div> <div> </div> <div>불이 점점 커져갑니다. 여기저기 옮겨 붙어요.</div> <div>그 사이...</div> <div>기관사와 승무원은 학생들을 그대로 둔 체 먼저 빠져 나와요. </div> <div> </div> <div>소방차들이 와요.</div> <div>안에는 불에 타 죽는 아이들도 있고, 여기저기 허둥대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어요.</div> <div>어떤 아이는 기차에서 창밖을 보며 빨리 구해주기를 바래요.</div> <div> </div> <div>근데, 근데, 도착한 소방관들이 아이들을 구조할 생각을 안해요. 기차 안에서는 불에 타 죽는 아이들이 있는데도요.</div> <div>이유가 뭔지 알아요.</div> <div> </div> <div>위에서 지시가 안 내려 왔다. </div> <div>위에서 지지가 안 내려 왔다.</div> <div>위에서 지시가 안 내려 왔다.</div> <div> </div> <div>또 이런 말도 했다고 해요.</div> <div> </div> <div>이럴 경우 구조하는 업체가 따로 있는데 지금 오고 있는 중이다. 그 업체만이 구조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은 안 된다.</div> <div> </div> <div>군에서 알고 특공대를 실은 헬기가 와요.</div> <div>어찌된 일인지 오다가 다시 돌아 가요.</div> <div> </div> <div>방송이 나와요.</div> <div> </div> <div>"수학여행 가는 학생 수백명을 태운 기차가 전복되어 불에 탔는데 학생들은 모두 구조되었다."</div> <div> </div> <div>저는 그때 구내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면서 이 방송을 똑똑히 봤어요.</div> <div>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어요. </div> <div> </div> <div>'다행이다'</div> <div> </div> <div>그리곤 안도하며 다시 일을 시작했어요.</div> <div> </div> <div>놀라자빠진 건 오후가 지나면서부터 였어요. 아이들이 다 불에 타 죽었다는 거에요. 다 구조되었다는데 다 죽었다니...</div> <div>전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어요. 소방관들이 출동하여 구조하는 장면을 분명 보았거던요. <br></div> <div>대통령은 오후 늦게 처음으로 모습을 보입니다.</div> <div> </div> <div>대통령이 한 말, 형님도 들어셨죠.</div> <div> </div> <div>"아이들이 밖으로 다 나왔다던데, 왜 구조를 못했죠"</div> <div> </div> <div>대통령은 그때까지 기본적인 사실관계 조차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div> <div> </div> <div>형님, </div> <div>형님이 그토록 좋아하는 저의 큰 아이가 수학여행 가다 불에 타 죽은 아이들과 같은 학년이고 같은 나이입니다.</div> <div>제 아이가 단원고 다녔으면 걔도 불에 타 죽었을 거에요. 다만, 운 좋게, 운 좋게 단원고를 다니지 않았을 뿐입니다. 불에 타 죽은 아이 중 하나가 형님이 좋아 하는 조카이고 제 아이일 수 있었다는 겝니다.</div> <div> </div> <div>형님,</div> <div>세월호는 교통사고가 맞아요.</div> <div>근데, 이해가 되세요. 아이들이 기차 안에서 불에 타 죽고 있는데 출동한 소방관 중 누구 하나 기차 창을 깨고 구조한 넘 하나 없었다는 게...</div> <div>꽝 닫힌 문을 부수고 들어 간 넘 하나 없었다는 게...</div> <div>그 시간 동안 대통령은 뭘 하고 있었는지</div> <div>도대체 그 잘난 고위 공직자들은 무얼하고 있었관데..</div> <div> </div> <div>형님, 이해가 되세요.</div> <div>형님 말씀처럼 교통사곤데, 단순한 교통사곤데... 그냥 교통사고에 불과한 데 왜, 왜, 왜 못 구한 거죠.</div> <div> </div> <div>구조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인력이 있었습니다. 근데 왜 못 구한 거죠. 왜, 왜, 왜!!!</div> <div> </div> <div>그래서 알고 싶은 겁니다.</div> <div>세월호 유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거 다른 거 없습니다.</div> <div>왜, 구조할 수 있었는데 못 구했냐는 겁니다.</div> <div>제대로 규명해서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div> <div>그 분들이 단지 아이을 읽은 억울함 때문만이라 생각치 마십시오.</div> <div>여기서 제대로 된 원인을 밝히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넘어 가면 제2, 제3의 세월호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div> <div>우리의 사랑하는 아이들이 허망하게 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div> <div> </div> <div>형님.</div> <div>제가 분노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가슴이 아린 것은</div> <div>그냥 열차끼리 서로 부딪혀 단박에 사상자가 난 게 아니란 겝니다.</div> <div>아이들이 불에 타 죽는 광경을 빤히 보면서 아무 것도 한 게 없다는 자괴감 때문입니다.</div> <div>얼마나 괴로웠을 까요, </div> <div>죽음이 그 어린 생명들을 향해 서서히 다가갈 때,</div> <div>그 아이들은 얼마나 두려웠을까요.</div> <div> </div> <div>그 수많은 죽음 앞에, 비통한 현실에서</div> <div>원인을 규명하자는 게 그리 못 할 짓인가요.</div> <div>그게 그리 욕 먹을 짓인가요. </div> <div> </div> <div>형님, 대답해 보십시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