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지하철 타고 집에 가는 길입니다만
본래 계획은 더 늦게까지 대치하다가 가려했기에
역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혼자서 가는 것이기에 더 만발의 준비를 하려했음에도
처음으로 가는것이라 준비가 미비했습니다
피켓도 양초도 없이 담요와 옷. 스카프. 김밥. 사탕. 물을 백팩에 넣고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른채 무작정 시청역으로 갔습니다. 

살짝 늦은 4시 반에 시청역에 도착하니 
혼자와서 좋은 점 딱 하나!
자리 잡기가 편하더군요 ㅎㅎ 
사람들 사이사이를 파고 들어 겨우 앉아 연설이나 
시국선언문을 들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양초를 받고 시청광장 우측으로 
우회하는 길을 따라 전진했습니다. 
아마 제 주변에 계신 분들은 제 목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박근혜는! 하고 
아 부끄러워 이러면서 손을 파닥파닥 거리는 
단발머리 여자애가 저였습니다 ㅋㅋㅋㅋ
그것도 하다보니 익숙해지고 제 말에 호응해주시는게
즐거워서인지 부끄럼 없이 목소리가 우렁차지더라구요. 

다른 곳에서 온 행진과 함께 합류하며 
저는 이곳 저곳의 사이를 스며들어가 함께 했습니다. 
사람들과 걸으니 걸음 속도가 자연스레 느려지고
다리가 아픈지 모르겠더라구요

사실 제일 힘든때는 경찰들과 대치하여 움직이지 않을 때였습니다. 
청와대냐 광화문이냐에서 저는 청와대를 선택하고
청와대쪽으로 갔으나 경찰에 막혀 더이상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 곳에서 대치하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데
여러분께서 아시던 그 일이 일어납니다
방패를 뺏고 버스에 올라가는 일이요. 

제가 바보여서인지 경찰이 그 사람을 내리려 할때
저도 같이 내리지 말라며 소리지르게 되더라구요
만일 그 사람이 폭력적으로 행동하면 저도 저게 쁘락치구나 했겠지만
버스에 앉아 피켓만 들고 있어 그냥 시위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가장 앞의 방송차량 바로 뒤. 
선봉대에서도 중간쯤에 있었기에 방패를 뺏는 현장등은
보지를 못했습니다. 
후방에 있던 사람들은 우리는 폭력을 저지르지 않는다
우린 평화시위 중인데 왜 폭력 시위를 하지 말라며 선동하냐!
이렇게 반응했는데 역으로 오며 인터넷을 보니 좀 알겠더군요 

참고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인지 인터넷이 터지지 않아
기사등 아무것도 볼 수 없었거든요

그러다 엄마가 너 어디냐고 전화해서 물어보길래 
숨길수 없어서 솔직히 말했고
지금 집에 들어갑니다 ㅠㅠ 엄마가 목소리가 너무 안좋아지머
집에 우환이 있다고 하셔서...;;

부디 제가 가고나서 무슨 일 없길 바래요
혹여 제가 가고나서 무슨 일 생긴다면 죄책감 들 것 같아요 ㅠㅠ

가방이 무거워서 어깨가 아프고 
다리가 아프니 집에가면 열심히 마사지 해야할듯 합니다
이번에 한번 다녀왔으니 두번째는 좀 더 수월할 것 같아요

날 더 추워지기 전에 그네가 하야해야 할 텐데 ㅎㅎ
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