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이성에 대한 혐오가 산발한다. 세상은 서로와 서로를 촘촘히 연결해주고 관찰하게 해주면서 산발하고 암약하던 증오들을 한 곳에 모아서 볼 수 있게끔 변해왔다. 막상 모아서 보니 모두가 내심 짐작해오던 그 전체의 모습이 기대를 넘어서는 크기였고, 때론 원래의 합보다 더 크게 보이는 착시가 일어나 뭇사람들의 추종마저 부른다.  </span><br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br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span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어떤 사람들은 숨겨왔던 자신의 분노와 화까지 얹어서 그 몸집에 보태고, 드러내는 자신의 화가 문득 부끄러워지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더욱 무리짓고 뭉쳐서 이내 빈약한 논리를 만들어 집단적 자위를 해댄다. 그렇게 사회에 미움이 가득하다.</span><br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br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span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우린 그 길고 긴 칠흑의 역사속에서, 수없이 가해진 폭력속에서 한번도 서로에게 미안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사과해 본적도 없고 용서해 본적도 없고, 결국 치유해 본적도 없다. 수직폭력에 적응하기 위한 수평폭력이 그늘 밑 곰팡이 처럼 까마득히 번졌지만 모두 애써 외면해왔다. 정신 없는 새벽과 바쁜 아침이 지나 조금 여유로워진 정오가 되자, 그제서야 중천에 뜬 해가 그늘들을 거두니 곰팡이와 이끼는 외면했던 만큼 커져있었다. </span><br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br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span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복리로 이자를 굴려온 침략, 전쟁, 독재, 폭압, 유린, 차별이 부채상환 마감을 최고통지 하듯이 우리를 덮친다. 하지만 여전히 빚을 빚으로 돌려 막아야 하는 우리는 자신들이 받은 폭력에 대한 분노를 에먼 사람이나 에먼 집단에 대한 폭력으로 해소한다. 정작 분노해야 할 대상에게 분노하지 못해서다. 그렇게 우린 '틀린'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향해 비수를 꽂는다. </span><br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br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span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슬프다. 불안감이 든다. 성장통으로만 끝날 것 같지만은 않아서다. 아마도 결국 죽고나서야 증식이 멈추는 암처럼 우리 안에서 계속 자랄 것만 같다. 눈덩이 처럼 불어나는 그 채무를 이런식으로만 갚다보면, 마침내 우린 아무것도 남지 않아서 모두 사라져야 할지도 모른다.</span>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