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가 진보라기에는 어정쩡한 색채를 가진 게 맞죠.  

보수라는 프레임을 새누리가 선점하니 진보 정당 프레임을 가지게 되고, 우리나라에 진보 정책을 이끌고 갈 현실적인 힘있는 정당이 없으니 보수와 진보가 섞인 정책을 가지게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민주가 우클릭을 하면서 보수의 프레임을 차지하고, 
더민주 지지자 중에서 진보적인 분들은 그런 더민주의 우클릭이 싫어서 정의당과 같은 진보 정당 지지자가 되어서 진보 정당의 파이를 키우는 게 앞으로 우리 나라가 이뤄야할 정치지형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민주진영 지지자들이 더민주가 새누리를 꺽고 보수정당이 되고, 정의당을 비롯한 정당들이 진보 정당이 되어서 국회내에서 이들이 정책으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지만 

더민주가 지금의 색깔로 새누리를 온전히 꺽은 후 뿅하니 보수정당으로 탈바꿈하고, 지금까지 선점하던 다수 진보 정당의 자리를 정의당에게 내주리라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많은 민주진영 지지자들이 바라는 정치지형을 만들기 위해 아이러니하게도 더민주의 우클릭은 필연적인 것이죠. 

더민주는 우클릭으로 새누리와 경쟁해야 맞는거지 진보정당과 경쟁하는 건 안 그래도 크지 않은 민주진영 파이를 쪼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더민주의 우클릭으로 진보적 지지자들이 진보정당으로 떠나는 건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지지자들의 수는 진보정당의 파이로 그대로 남아있을거니까요.  

문제는 보수정당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중도층과 새누리 지지층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는가겠죠.
중도층까지는  어느 정도 끌어올 수 있겠지만 새누리 콘크리트를 깨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죠.
그 사람들 중 많은 비율이 새누리를 찍는 이유는 정책이 아니라 단지 새누리여서 일 뿐이니까요.

그러나 더민주가 우클릭을 하려면 종국에는 반드시 새누리 지지층을 빼앗아와야 해요.
그게 아니라면  우클릭 전략은 미완으로 끝나겠죠.
끌어올 지지자보다 떠날 지지자가 더 많아서 어정쩡한 정당이 되버릴지도 모르죠.

새누리 지지층을 어떻게 가져와야 할지는 도저히 감도 안 잡힙니다.
얇팍한 내 수준으로는 새누리 거수기 역할을 하던 중에도 개인적인 소신은 가지고 있었고, 비박학살로 공천탈락되었으면서 당이 비뀌어도 당선가능한 새누리 인물을 영입하는 것 밖에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게 옳은 일인지 또는 그 당사자가 더민주로 올지라는 문제들은 차치하고 말이죠.)

앞으로 어떤 이슈들이  선거전에 터져나오고, 선거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김종인이 새누리 콘크리트를 조금이라도 흔들어서 이탈하게 만드는 불씨를 피운다면 삼당합당 이후 기형적으로 비뚤어진 우리나라 정치 지형을 뒤바꿔 놓을 신의 힌 수를 두는 것일테고, 실패로 끝난다면 그냥 실패한 정치가, 역사 깊은 정당을 난도질한 죄인으로 남겠죠.
(지금까지 김종인의 행보로 보면 크게 기대는 안 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조차 없지는 않습니다.)

뭐 이래저래 생각은 많지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지역구는 2번, 비례는 4번을 찍는 방법밖에 없네요.
그냥 선거때까지 어떤 이슈가 나와도 흔들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냥 글을 쓰다보니 의식의 흐름대로 중언부언이 되버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