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살고 있는지라 오래 있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번 사태에서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네요. 급작스럽게 결성된 정청래 의원 컷오프 반대 필리버스터 이지만, 꽤 멀리서 오신 분들이 말씀도 시원시원하게 잘 하시더군요! 작지만 이런 움직임들이 우리 사회를 조금이나마 변하게 하는 길이라 믿습니다.

 저도 가서 발언하고 싶은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해본 적 없는 쫄보인지라ㅠ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유에 제 생각을 나름 정리해서 올립니다. 가서 말을 못하더라도 시사게의 여러분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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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를 이대로 공천 탈락 시키면 안돼는 이유.

 저는 정치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정치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왜냐하면 올바른 정치가 사회를 통합하고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수행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올바른 정치가 만들어갈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여러분이 꿈꾸시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제가 꿈꾸는 한국 사회는, 정의가 바로 서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입니다. 어느 한 쪽의 입장에만 치우치지 않고 균형잡힌 세상입니다. 그 세상에서는 정정당당한 경쟁 및 노력을 통해 그에 걸맞는 댓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들을 살피는 마음과 행동이 존경받아야 합니다.

 저의 지금 이 말이 이번 사태와 무슨 관련이냐구요? 방금 제가 드린 말에서 몇몇 분은 눈치채셨을 수도 있겠는데요, 저의 이런 생각이 바로 고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하는 이유입니다. 그분들이 현재 한국 정치사와 민주역사에 끼친 영향은 대단히 크지요. 정말 여러가지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역시 그분들의 생각에 깊이 공감하고 신념으로 삼아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지난 일주일간의 필리버스터에서 그런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국회 내에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박영선 씨 같이 초치는 사람도 있었지만요.

 우리가 필리버스터에 열광한 이유가 단순히 가려운 곳을 속시원하게 긁어줬기 때문이겠습니까? 우리가 열렬한 지지를 보낸 사람들은요, 평범하고 낮은 곳에 있는 이들과 가까이 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대변해주었고요, 그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것을 이루어 내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지 않습니까? 우리가 지지하는 사람들은요 결코 말로만 때우는 그런 족속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이렇게 정청래 의원을 이대로 컷오프 시키면 안된다고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봐왔던 정청래 의원이 어떤 사람입니까? 한가지 예를 들어 볼까요? 세월호 협상할때 그는 유가족 곁에서 그들을 위로하면서 20일이 넘게 단식했지요? 말이 20일 넘게 단식이지 사실 여기서 20일은 커녕 3일이라도 단식해보신 분 계신가요? 저는 장염에 걸려서 하루 정도 아무것도 못먹었을 때 정말 머리가 핑 돌았어요. 걷기는 커녕 앉아있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렇게 단식이 힘든 일이잖아요.  정청래 의원이 그렇게 큰 슬픔 당한 이들과 함께 하고 있을 때, 박영선 그 여자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해서 뭘 했습니까? 공정하지 못한 언론에 휘둘려서는 자신의 리더십이 의심 받을까봐, 자기 권력에 흠집이 날까 전전긍긍하지 않았나요? 아무것도 제대로 한 것 없이 새누리에서 원하는대로 질질 끌려다녔지요? 그래요 뭐, 자기가 능력이 모자라서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쳐요. 그렇다면 최소한 유가족들에게 백번 천번 사죄했었어야죠. 제 능력이 너무나 부족했습니다 정말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광화문 광장에 나가서 유가족들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했었어야죠. 그럴 용기도 없는 사람이 야당 국회의원을 한다는게 말이 됩니까? 국민들과 직접 소통할 자신은 없는데 권력은 내려놓기 싫으시면 더민주 탈당해서 새누리로 가세요! 차라리 조경태 씨 처럼 솔직하기나 하세요. 정말 국민과 당을 위해서 어떻게든 기를 쓰고 변해서 이겨보려고 하는 더민주에 더 이상 재뿌리지 말라구요.

 총선에서 이기는 것 중요하죠. 그러기 위해서 중도층을 끌어들일 전술이 필요한 것 사실입니다. 그런데 아군이 한마음으로 단합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요? 왜 이겨야 하는지 그 이유를 망각하면 전략에 금이 가게 되고 그 틈을 타 별 해괴한 것들이 다 튀어나옵니다. 지금 정청래를 내치는 일은요 적군이 좋아할 일만 만들어 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예요. 왜 조중동과 종편이 한마음 한뜻으로 정청래 의원에게 친노니 막말이니 따위의 갖은 공갈 프레임을 씌워가며 공격하겠습니까? 그 잡것들의 치부를 낱낱이 파헤칠 수 있는게 정청래거든요.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정청래는, 그 잡것들의 온갖 협잡질에 굴복하지 않을 사람이거든요. 이거 우리가 어디서 많이 봤던 모습 아닙니까?

 제가 앞서 고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분들이 돌아가실 때 저는 일본 유학 중이었어요. 그때 제가 그분들을 위해 할 수 있었던 거라고는, 학교 끝나고 전철을 몇번 갈아타 한국 대사관까지 찾아가서 그분들의 영정 앞에 국화 한 송이 놔드리고 묵념하는 것 뿐이었어요. 그때 많은 분들이 이런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그리고 당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또 이런 일을 당하기 전에 우리가 지켜주겠다고. 정청래 의원을 지키고자 하는 여러분들의 마음이 이와 같을 거라고 믿습니다.   

 여러분, 총선에서 이기는 것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후의 일도 생각해야만 합니다. 권력욕에 눈이 멀어 초심을 잃은 이들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게 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조금이라도 공명정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이 더민주(와 정의당)를 지지하는 이들의 꿈입니다. 그래서 더민주 다이아몬드는 새누리의 콘크리트와 절대 같을 수 없습니다. 절대로 무조건 지지해주지 않을 겁니다. 더민주의 당원 및 지지자들과 제대로 소통이 될 때 지지할겁니다. 찍어줄 때 찍어주더라도 항상 지켜보고 필요할 땐 행동으로 옮길 겁니다. 
 
 어제 대구 출신의 어느 여성분께서 그러셨죠. 120석에서 하나 줄어들어도 큰 차이 없다고. 본보기를 보일 땐 확실이 보여야 한다고. 그러니까 온 화력을 집중해서 한 놈만 패야한다고. 국민과 지지자들 무서운 줄 모르는 것들은 쥐어 터져봐야 정신 차릴까 말까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국민과 소통하고 두려울 때 앞장서고 힘없고 아픈 이들을 진심으로 위로할 줄 아는 사람은 국민들이 언젠가는 반드시 알아준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는 바로 이런 사람들과 함께 우리가 살아갈 곳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총선 포기한다 어쩐다 하지 마시고 지지는 해주되, 지지자들의 뜻을 헤아릴 줄 모르는 것들은 확실하게 조져놓고 갑시다! 우리가 원하는 사람은 정청래같은 사람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합시다!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