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font size="3"><font size="6"><strong></strong></font></font> </div> <div><font size="3"><font size="6"><strong>잿더미</strong></font> <br></font></div><font size="3"> </font><div style="text-align:left;"><img style="border-top:medium none;border-right:medium none;border-bottom:medium none;border-left:medium none;" alt="a0101817_49722befcfec0.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2/1456643363AWAOhMtaIHC.jpg" width="500" height="377"></div> <div><br><strong>김남주(金南柱) <br></strong></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font> </div> <div> </div> <div><font size="3">꽃이다 피다 <br>피다 꽃이다 <br>꽃이 보이지 않는다 <br>피가 보이지 않는다 <br>꽃은 어디에 있는가 <br>피는 어디에 있는가 <br>꽃속에 피가 잠자는가 <br>핏속에 꽃이 잠자는가 <br><br>꽃이다 영혼이다 <br>피다 육신이다 <br>영혼이 보이지 않는다 <br>육신이 보이지 않는다 <br>꽃의 영혼은 어디에 있는가 <br>피의 육신은 어디에 있는가 <br>꽃속에 영혼이 깃드는가 <br>핏속에 육신이 흐르는가 <br>영혼이 꽃을 키우는가 <br>육신의 피를 흘리는가 <br>꽃이여 영혼이여 <br>피여 육신이여 <br><br>그대는 타오르는 불길에 <br>영혼을 던져 보았는가 <br>그대는 바다의 심연에 <br>육신을 던져 보았는가 <br>죽음의 불길 속에서 <br>영혼은 어떻게 꽃을 태우는가 <br>파도의 심연에서 <br>육신은 어떻게 피를 흘리는가 <br>꽃이다 피다 <br>육신이다 영혼이다 <br>그대는 영혼의 왕국에서 <br>육신을 어떻게 다루었는가 <br>그대는 피의 꽃밭에서 <br>영혼을 어떻게 다루었는가 <br>파도의 침눅 불의 노래 <br>영혼과 육신은 어떻게 만나 <br>꽃과 함께 피와 함께 합창하던가 <br>숯덩이처럼 검게 타 버리고 <br>잿더미와 함께 사라지던가 <br><br>그대는 <br>새벽을 출발하여 <br>폐허를 가로질러 <br>황혼을 만나 보았는가 <br>황혼의 언덕에서 그대는 <br>무엇을 보았는가 <br>난파선(難破船)의 침몰을 보았는가 <br>승천(昇天)하는 불기둥을 보았는가 <br>침몰(沈沒)과 불기둥은 무엇을 닮고 있던가 <br>꽃을 닮고 있던가 <br>피를 닮고 있던가 <br>죽음을 닮고 있던가 <br><br>그대는 <br>황혼의 언덕을 내려오다 <br>폐허를 가로질러 또 하나의 <br>새벽을 기다려 보았는가 그때 <br>동천(東天)에서 태양이 타오르자 <br>서천(西天)으로 사라지는 달을 보았는가 <br>죽어 버린 별 <br>죽으러 가는 별 <br>죽음을 기다리는 별 <br>그대는 달과 별의 부활을 위해 <br>개벽의 언덕에서 기도를 드려 보았는가 <br><br>그대는 겨울을 <br>겨울답게 살아 보았는가 <br>그대는 봄다운 <br>봄을 맞이하여 보았는가 <br>겨울은 어떻게 피를 흘리고 <br>동토(凍土)를 녹이던가 <br>봄은 어떻게 폐허(廢墟)에서 <br>꽃을 키우던가 겨울과 <br>봄의 중턱에서 <br>보리는 무엇을 위해 이마를 맞대고 <br>눈 속에서 속삭이던가 <br>보리는 왜 밟아줘야 더 <br>팔팔하게 솟아나던가 <br>잡초는 어떻게 뿌리를 박고 <br>박토에서 군거(群居) 하던가 <br>찔레꽃은 어떻게 바위를 뚫고 <br>가시처럼 번식하던가 <br>곰팡이는 왜 암실(暗室)에서 생명을 키우며 <br>누룩처럼 몰래몰래 번성하던가 <br>죽순은 땅속에서 무엇을 준비하던가 <br>뱀과 함께 하늘을 찌르려고 <br>죽창을 깎고 있던가 <br><br>아는가 그대는 <br>봄을 잉태한 겨울밤의 <br>진통이 얼마나 끈질긴가를 <br>그대는 아는가 <br>육신이 어떻게 피를 흘리고 <br>영혼이 어떻게 꽃을 키우고 <br>육신과 영혼이 어떻게 만나 <br>꽃과 함께 피와 함께 합창하는가를 <br><br>꽃이여 피여 <br>피여 꽃이여 <br>꽃 속에 피가 흐른다 <br>핏속에 꽃이 보인다 <br>꽃 속에 육신이 보인다 <br>핏속에 영혼이 흐른다 <br>꽃이다 피다 <br>피다 꽃이다 <br>그것이다! <br></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 </font></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