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교통사고 내 경찰조사중 음독…사망<br><br>(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경찰관 아저씨 이 화분 책상 위에 놓으면 좋을 거 같아 가져왔소."<br><br>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혐의로 지난 23일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던 A(57)씨는 경찰관에게 작은 꽃 화분과 함께 자신의 이름으로된 장기기증서를 건넸다.<br><br>그런 직후 A씨는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고 묻는 경찰관 앞에서 감기약 병에 미리 담아온 농약을 들이마셨다.<br><br>그리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27일 새벽 숨졌다.<br><br><div class="image" style="width:500px;"><div class="img"><img width="500" height="326" alt="" src="http://i2.media.daumcdn.net/svc/image/U03/news/201505/27/yonhap/20150527151913145.jpeg"></div> <div class="txt">↑ 음독자살 시도 50대가 남긴 화분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27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지난 23일 음주운전 혐의로 조사를 받던 50대 피의자가 농약을 마셔 음독자살을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피의자가 음독자살을 시도하기 전 경찰관에게 전달한 화분이 경찰서 사무실 책상에 놓여 있는 모습. 2015.5.27 <a target="_blank" href="mail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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