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수능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수능 관련된 글이 몇몇 보이네요.</div> <div> </div> <div>많은 분들이 욕하시는 사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입장에서, 몇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div> <div>(과목이 수학이라 글재주는 없지만.. 그냥 넋두리라고 할까요.)</div> <div> </div> <div>베오베에도 올라온 미국인이 영어문제 못푸는 영상을 비롯해서 몇몇 자료들에 우리나라 학생들이 12년동안</div> <div>쓸모없는 것을 공부한다는 것, 극단적으로 수능이 폐지되야 된다고 하시는 리플이 보이더라구요.</div> <div> </div> <div>수능문제가 모두 상식선에 있는 선의 문제들이 나온다면 수많은 만점자들이 나와버릴 것입니다. </div> <div>그렇게 되면 변별력 문제뿐 아니라 정말 실력있는 학생들은 실수 하나로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더 큰 아수라장이 오겠죠.</div> <div>적당한 점수 스펙트럼을 위해서 문제들이 쓸데없이 치사하거나 고난이도의 문제로 이루어져 있어도 사실 그것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div> <div>그런 문제들일지라도 만점을 받거나, 만점에 가까운 학생들은 늘 존재하고 있다는것이 그 이유입니다.</div> <div> </div> <div>이런 것들을 인정하고 다시 생각해봐도, 그렇다면 학생들은 정말로 12년동안 배움이라는 것의 목표를 '줄세우기'로 삼고 달려왔다는</div> <div>결론이 납니다. 1등급 인원수는 정해져 있고, 1등급 정원의 25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수능을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div> <div>수능문제라는 것이 일반인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난이도로 출제한다는것은 불가능해 집니다. </div> <div>학생들은 12년 동안 나름의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하지만 필히 좌절을 느끼거나, 공부라는 것에 대한 공허함에 치를 떨게 될 것입니다.</div> <div>최상위권에서 자신이 잡은 목표를 이룬 극소수 학생들은 아니겠지만요.</div> <div> </div> <div>제가 가르친 학생들중엔 아직 그런 극소수의 학생이 없습니다. 다들 해방감 반, 허탈갈 반을 느끼고 있지요.</div> <div>우리나라 교육의 부조리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안도감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실은 이제 시작이지만.._)</div> <div> </div> <div>들어가는 문은 좁고, 들어가려는 사람들은 미어 터지니까 그 문은 기형적으로 바뀔 수 밖에 없습니다.  </div> <div>수능을 옹호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저의 생업이 수능이 없어지면 사라지겠지만, 그래도 뭔가 하면서 먹고 살 순 있겠죠.</div> <div>지금 잘벌고 있지도 못합니다.</div> <div> </div> <div>우리나라 교육을 욕하시기전에, 수능을 욕하시기 전에, 왜 수능이 기형인지를 생각해 봐 주시길 바랍니다.</div> <div>학벌위주의 사회라서 그렇지요. 왜 학벌위주의 사회가 되었습니까?</div> <div>정치인들이 무능해서, 고위층 인사들이 자기들 뱃속만 채우려 해서 그런 것입니까?</div> <div>왜 아이들이 좋은 대학 나와서 대기업에 취직하려 하거나, '사'로 끝나는 전문직을 갖고 싶어 하는 것입니까?</div> <div> </div> <div>대기업이니 전문직이니 하는것, 모두 결국 돈이 목표잖아요. 행복의 전부는 아니지만, 인생에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고,</div> <div>많으면 많을수록 좋을것 같은 그거요. 사실 최고가치가 아니지만, 몇몇 사람들은 최고가치로 생각하고 있고, 사람도 죽게 만드는것..</div> <div> </div> <div> </div> <div>저는 교육이 어떻고 정치가 어떻고, 사실 잘 모릅니다. 신문이나 뉴스를 자주 챙겨보지도 않아요. </div> <div>그래서 제가 하는 말이 맞다고는 못합니다. 뭣도 모르는 놈이 나불거린다고 생각하셔도 상관없습니다.</div> <div> </div> <div>하지만 분명하게 말씀 드리고 싶은 요점은, 아이들이 노예처렴 목매여서 저렇게 공부할 수 밖에 없는 이유.</div> <div>저도 12년동안 공부하고 대학교 나와서 결국 이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궁극적인 이유는 사실 돈이 아닙니다.</div> <div>돈이 적절하게 생기게 해줄 수 있는 수단인, ''직업''에 대한 지식이 문제죠. </div> <div> </div> <div>저는 회사생활은 절대 적성에 맞지 않아서 때려쳤습니다만, 그렇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없었고, </div> <div>유일하게 할 수 있는것이 학원강사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div> <div> </div> <div>아이들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대답 못하는 아이들 많습니다. 그나마 나오는것은 부모님 관련직업이나 TV속에 나오는 직업들 뿐입니다.</div> <div>그런 애들한테 성공한 인생이 뭐겠습니까. TV속에 나오는 재벌, 연예인, 스포츠 스타,  요리사, 호텔리어, 경찰, 의사, 변호사, 판사 등등</div> <div>천부적인 재능이 있지 않는한 될 수 있는것이 몇개 정해져있습니다. </div> <div>전국에서 몇손가락 안에드는 운동신경이나 춤, 노래, 외모가 있지 않은 수백만명의 아이들은 결국 좋은대학, 취업밖에 답이없다는 어른들의 말을</div> <div>그대로 따라갈 수 밖에 없어요. </div> <div> </div> <div>세상에는 수만가지의 직업이 있다고 합니다. 저도 다는 모릅니다. </div> <div>정치인들이 정책을 쓰레기같이 펼쳐도 사실 저는 할 수 있는게 뭔지 모릅니다. </div> <div>하지만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작은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여러가지 일을 소개해주는 방법도 좋은것 같습니다. </div> <div>저도 이 세상 직업의 1%도 모르기 때문에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수업시간 중간중간마다</div> <div>이런저런 직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리고 편견도 없애려고 노력하구요.</div> <div>우리나라 최저시급이 너무 낮아서 직업간에 불평등이 심하다는 이야기는 안합니다. 제가 어쩔수 없는 범위고, 그건 그냥 푸념뿐이니까요.</div> <div>아이들이 좀더 눈을 뜨고, 대입에 목매지 않는 그런 세상이 오면 우리가 흔히 부러워하는 핀란드나 독일같은 교육에 어느정도 가까워 지지</div> <div>않을까 기대를 합니다.  </div> <div>물론 저는 짤리겠지만.</div> <div> </div> <div>글이 생각보다 너무 길어졌네요. </div> <div>몇분이나 읽어주실지는 모르겠으나, 딴지나 의견 말씀은 감사히 받아 듣겠습니다.</div> <div>저는 오유의 콜로세움문화를 존중합니다.</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