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철도, 상식도, 개념도, 사상도 없던 시절, 푸지게 술 먹고 자다 쉬가 마려워 깼는데 남자친구가 울고 있더라구요.
미쳤냐 물었더니 그분이 돌아가셨답니다.
그 때 제가 그랬습니다.
"그게 왜?
대통령 죽은 게 왜???"
한숨 푹 내쉬더니 뭐라 입만 웅얼거리더라구요.
"그게, 그게, 그게..."
저게 미쳤나... 하곤 쉬 하고 다시 잤어요.
정치가 뭐?
대통령이 뭐?
내 숙취가 우선인걸?
난 잘래.
.............
시간은 흘렀고, 저는 어른이 되었고, 남자친구는 남편이 되었고, 그 대통령은 저의 사상이 되었습니다.
그 때 제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얼마나 어렸었는지, 이제는 알지만, 정말 알지만... 참... 너무 부끄럽고 죄스럽습니다.
제가 정말.... 너무 잘못했습니다........
"대통령 죽은 게 왜?????"
............. 그 날은 대통령이 죽은 날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혼수상태에 빠진 날이었습니다.
가신 뒤에야 당신을 알게 된 저를 질책합니다.
죄송합니다.
많이들 우실 때, 많이들 힘들어하실 때, 아무것도 모르고 "아 그런 얘기 재미없어. 하지 마!" 했던 제가 정말 죄송합니다.
이제라도 당신이 원하셨던 세상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이 작은 목소리라도 더하겠습니다.
할 수 없다고 인정하기 이전에, 할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하겠습니다.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4/05/25 05:51:06 101.165.***.31 거시기닷컴
404908[2] 2014/05/25 06:19:47 166.104.***.11 라푸아
124538[3] 2014/05/25 06:31:58 218.48.***.54 오만과평경장
300482[4] 2014/05/25 08:19:24 112.140.***.49 봄비아빠
492820[5] 2014/05/25 08:26:22 182.213.***.7 미이야양오옹
515438[6] 2014/05/25 08:40:37 175.212.***.244 느리게
377583[7] 2014/05/25 09:03:25 180.229.***.140 mio
265452[8] 2014/05/25 09:16:12 117.111.***.179 최바람
471971[9] 2014/05/25 09:25:43 59.25.***.129 바람의이야기
58651[10] 2014/05/25 10:33:10 221.141.***.224 구들
521522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