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일요일 오전, </div> <div>카페에서 느긋이 책을 읽다가</div> <div>불현듯 불안감이 엄습해 왔습니다.</div> <div>알렝 드 보통이 테드에서 언급한 커리어에 대한 불안이 저에게도 찾아온 것입니다.</div> <div>사실 우리는 모두 크든 작든 이런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div> <div>때로는 이 작은 불안감으로 인해 한 없이 괴로울 때도 있지요.</div> <div>서론이 길었습니다만...</div> <div><복지>란 이런 우리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div> <div> </div> <div>---내용이 좀 깁니다.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div> <div> </div> <div>모두들 <복지>가 가난하고 돈 없고 힘 없는 약자들을 보호해 주는 사회적 장치라고 생각하시죠?</div> <div>물론 그런 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div> <div>저는 보다 근본적으로 그런 사람들을 줄여나가기 위해 복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div> <div> </div> <div>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div> <div>(이 글에서의 복지는 북유럽의 시스템을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div> <div><strong>1. 당신은 대학생입니다. 그런데 대학 전공이 너무나 적성에 맞지 않습니다.</strong></div> <div>하지만 어영부영 2년이 지나버렸고, 당신은 이미 엄청난 돈을 대학 등록금으로 내 버렸습니다.</div> <div>더이상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억지로 졸업하고 취직을 노려보지만 이 또한 쉽지 않습니다. </div> <div>한번의 선택이 내 인생의 길로를 확 바꿔버린 것 같아 괴롭고 힘들지만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습니다.</div> <div> -> 당신은 등록금을 내지 않아도 되거나 아주 작은 금액을 냅니다.</div> <div>대학 진학에서의 실수는 누구나 하는 거라서 보통 일년 안에 많은 사람들이 과를 바꾸거나 학교를 바꿉니다.</div> <div>사회 생활을 하다가 다시 대학으로 들어 온 사람도 많아서 특별히 내가 일년 늦어진다는 느낌을 크게 받지 않습니다.</div> <div>학교를 옮길 때 경제적 부담도 없습니다. 부모님도 자신이 등록금을 내 주시는 것이 아니므로 크게 간섭하지 못합니다.</div> <div> </div> <div><strong>2. 당신은 아르바이트로 생활해 가고 있습니다. 개인적 실수로 다리를 다쳐 2~3달 동안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strong></div> <div>그동안 모아놓은 돈은 별로 없고 그 또한 병원비로 많이 날아갔습니다.</div> <div>당장 다음달 생활비가 걱정입니다.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도 싫고, 벌린다해도 큰 도움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div> <div>-> 병원비의 부담이 줄어듭니다. 아르바이트라도 꾸준히 경제적 활동을 한 것을 증명하면 쉬는 일정 기간동안 경제적 보조를 받을 수 있습니다.</div> <div>다리를 다친 당신은 쉬는 기간 동안 여유를 갖고 다른 일을 알아 보거나 그동안 못했던 취미생활을 해 볼 수 있습니다. </div> <div> </div> <div><strong>3. 당신은 사회인입니다. 회사의 노예가 된 것 같습니다.</strong></div> <div>월급을 많이 받아도 쓸 시간이 없고, 하루종일 일해도 박봉인 경우도 많습니다.</div> <div>-> 야근이란 개념이 잘 없습니다. 오늘 일이 많아 한 시간 더 일하면 내일 한시간 일찍 퇴근해도 됩니다. 주 40시간을 철저히 고수합니다.</div> <div>불가피하게 야근을 계속하게 되는 경우 본 시급의 1.5~2배에 해당하는 시급을 야근 수당으로 받습니다. 하지만 보통 안 받고 일찍 가겠다고 합니다.</div> <div>(유일한 예외는 정치인입니다. 정치인은 박봉에 야근도 많습니다. 봉사의 개념이기 때문입니다.)</div> <div>사람에 따라서는 80%, 60% 근무를 희망할 수 있습니다. 80%만 일하고 월급도 80%만 받는 것입니다.</div> <div>맞벌이의 경우 한 쪽은 풀 타임 한 쪽은 6~80% 근무를 택하기도 합니다.</div> <div>일년에 한 번 <휴가(라고 쓰고 방학이라고 읽는다)>가 주어집니다. 보통 5주간을 받습니다.</div> <div>이때 해외여행을 가거나 산장같은데서 가족과 시간을 보냅니다. 물론 월급은 나오구요.</div> <div> </div> <div><strong>4. 당신은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내 인생은 사라질 것 같습니다. </strong></div> <div>그리고 모아 놓은 돈도 별로 없고 아이 교육비도 걱정됩니다.</div> <div>아이가 생겼을 경우, 남자라면 외벌이의 부담감이 생기고, 여자는 회사에서 잘리게 될 것을 걱정합니다.</div> <div>->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출산휴가는 남녀 똑같이 6개월씩 총 1년 받을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한 사람이 일 년 몰아 쉴 수도 있습니다.</div> <div>초중고대학교까지의 교육이 무료이므로 교육비의 걱정도 덜 수 있습니다. </div> <div>자녀 한 명당 육아비가 나오기 때문에 최소한의 먹고 입는 돈은 정부의 돈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div> <div> </div> <div><strong>5. 당신은 은퇴해야 할 나이입니다. </strong></div> <div>나이는 들고 모아 놓은 돈은 조금 있더라도 앞으로 몇 십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 불안해서 돈을 쓸 수가 없습니다.</div> <div>병이라도 들면 병원비는 어떻게 할 지... 자식에게 손 벌리기는 더욱 싫지만 힘들수록 자식에게 의존하게 됩니다.</div> <div>-> 은퇴와 동시에 고생 끝! 행복 시작!입니다. 아직 60대는 젊습니다. 연금은 생활하기에 부족하지 않을 만큼 나옵니다.</div> <div>이 돈들은 내가 생전에 열심히 일해서 받을 수 있는 돈입니다. 일평생 사회 생활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은 연금을 최저수준으로 받습니다.</div> <div>여행도 가고 취미생활도 즐기다가 몸이 많이 불편해지면 시설로 갈지 가족과 함께할지를 결정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요람에서 무덤까지란 이런 것을 의미합니다.</div> <div>무조건 요람에서 무덤까지 아무것도 안해도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div> <div>당신의 인생에서의 중요한 시기에 당신이 무너지지 않도록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었다는 겁니다.</div> <div>물론 열심히 일한만큼 벌어갈 수 있습니다. 당신의 능력과 성과는 인정하면서 당신의 <실수>도 인정하는 것입니다.</div> <div>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선택과 실수들을 하고 있습니다. </div> <div>하지만 하나의 <실수>가 <실패>와 직결되는 사회에서는 어떤 실수도 용납되지 않고 순간에 모든 것이 날아가게 됩니다.</div> <div>이러한 인간적인 실수들을 인정하고 이를 위한 사회적 망을 구축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복지>가 아닐까 싶습니다.</div> <div> </div> <div>한국에 있으면 이런 얘기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div> <div>북유럽이 어디에 존재하는 지 어떤 나라인지 제대로 배운 적도 없습니다.</div> <div>그저 미국만을 바라보고 미국만이 이상적인 나라라고 배우지요.</div> <div> </div> <div>물론 이런 복지를 얻기 위해선 국민들이 청렴하게 세금을 납부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div> <div>세금은 보통 월급의 25~50%를 냅니다. 여기서 50%란 정말 그 사회의 10%의 고액 급여 수급자들이 내는 세금입니다.</div> <div>예를 들어 200만원을 버는 사람은 실수령 150정도입니다. 세금으로 낸 50안에 연금이며 건강보험이며 교육비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div> <div>월 500을 버는 사람은 350-380 정도를 가져갈 겁니다. 당신이 월 1억을 버는 사람이라면 월 육천만원 정도를 가져가지 않을까 싶네요.</div> <div>(물론 이것은 정확한 계산은 아닙니다. 대략 이 정도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여 주세요)</div> <div>그런데 어차피 세금 수령 후의 금액을 월급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세금 떼기 전 금액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div> <div> </div> <div>재미있는 것은 실수령으로 월 200을 버는 사람도 자기를 중간층 정도라 생각한다는 것입니다.</div> <div>먹고 입고 자고 배우고 여행하는 데 아무 문제 없으니 어찌보면 맞는 말이지요.</div> <div>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월 200 버는 사람이 나는 만족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까요?</div> <div>월 400, 500을 벌어도 자기보다 위의 사람과 비교하고 열등감을 느끼며 비싼 옷, 구두, 차에 집착하고 있지는 않은지...</div> <div> </div> <div>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나라가 이런 <복지>가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div> <div>하지만 이 모든 것은 국민들의 합의가 있어야 하는 일이지요.</div> <div>절이 싫으면 중이 떠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수없이 이민을 생각하고 있으니까요.</div> <div>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위와같은 복지국가에서는 지나치게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세금또한 어마어마합니다.</div> <div>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이 의무감을 가지고 세금을 내고 있기는 하지만</div> <div>정말 내가 번 돈으로 그런 세금 내기 싫으면 이민 가도 됩니다.</div> <div>여러분이 잘 아시는 IKEA의 사장은 세금 내기 싫어서 국적을 바꿨어요. </div> <div>모든 것은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div> <div>여러분.. 세금 많이 낼 거 같아서 싫다고 하지 마시고</div> <div>이런 나라에서 살다가... 정말 여러분이 1%의 부자가 되고 엄청난 세금을 내야하는 경우가 오면</div> <div>진지하게 이민을 생각하는 것이</div> <div>오지도 않을 미래의 억만장자를 꿈꾸며 복지를 거부하는 대다수의 우리보다</div> <div>현명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까?</div> <div> </div> <div>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