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공립고등학교 2학년 재학 중인 고등어징어입니다.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말을 시작하기 전에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설명드립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현재 경기도내 고등학교의 1,2학년 학생들은 6,11월을 제외한 모의고사를 보지 않습니다.</span></div> <div>얼마 전에 치러진 3월 모의고사도 3학년만 치렀죠.</div> <div>(다른 지역에서는 1,2학년 학생들도 모의고사를 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div> <div>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학교와 학원에서 모의고사 시험지를 복사해서 암암리에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거나 숙제로 내줍니다.</div> <div>저희 학교는 심화반을 따로 구성해서 심화반 아이들에게 우선적으로 나눠주었습니다.</div> <div>제 친구네 학교는 전교생에게 일괄적으로 나눠주었다고 합니다.</div> <div>또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 전부 학교 측에서 모의고사 시험지를 나눠준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div> <div><br /></div> <div>그 이유는 너무나도 당연합니다.</div> <div>그것은 경기도 학부모들과 공,사교육 종사자들, 심지어는 학생들마저 모의고사의 부재를 경쟁력의 하락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세계적으로 모의 대입 시험을 고등학교 3년동안 일년에 네댓번씩이나 치르는 나라가 또 있나요?</span></div> <div>그 전에, 모의 대입 시험을 전국적으로 치르는 나라가 있나요?</div> <div><br /></div> <div>한반도 반 쪽짜리 조그만 땅에서 본다면 경기도가 비정상적으로 보이겠지만,</div> <div>세계적으로 보면 한국에서만 치러지는 모의고사야말로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진짜 비정상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이번엔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1993년 수능이 시작되고, 이리 늘렸다 저리 늘렸다 변화무쌍했던, 그래서 학생들을 마음 졸이게 했던 대입정책의 변화가 </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눈에 띄는 효과를 거둔 적이 있나요?</span></div> <div>서울대 내에서 지역,기회균형선발전형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을 지균충, 기균충이라 부르며 따돌린다는 소리 들어보셨나요?</div> <div>공정한 기회의 배분과 다양성의 가치도 모르는 사람들을 국내 최고라 불리는 대학에 발을 들이도록 한 것이 현재까지의 대입정책이었습니다.</div> <div>그것이 지금까지 수많은 수정을 거쳐온 정책이었다는 것이었다는 사실이 저를 더 소름돋게 합니다.</div> <div>그리고 그 수정과 변화가 일관성을 가지고 시행해 온 충분한 연구와 고찰에 의한 수정이 아닌, 표심에 따라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흔들려 온 졸속적인 사상누각이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저는 지금까지 시행되어온 많은 교육개혁들이(물론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 정책들도 많이 있지만) 핵심을 꿰뚫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div> <div>제가 생각하는 교육개혁의 핵심은 학생과 학부모 입에서 스스로 "나/내 자식 대학 안 가도/안 보내도 돼."라는 말이 나오게 하는 것입니다.</div> <div>그럼 우리 학생들은 대학을 왜 가며, 부모님들은 왜 그렇게도 대학을 보내려 하시는 걸까요.</div>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제가 이런 이야기를 친구들과 나눌 때 흔히 쓰는 표현이 있습니다. </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독일에선 고졸출신 동네 소세지집 사장도 큰 돈 걱정 없이 산다."</span></div> <div>세상에, 유명 프랜차이즈 점도 아니고 동네 소세지집 사장에, 그것도 고졸이라니.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잖아요.</div> <div><br /></div> <div>교육을 받을수록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하죠. 틀린 말은 아닙니다.</div> <div>하지만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는 선택의 폭이 비정상적으로 제한되어 있는 게 우리 사회 아닌가요?</div> <div>그래서 고졸출신 동네 소세지집 사장은 살아남기가 너무나도 힘든 사회가 우리 사회 아닌가요?</div> <div>그래서, 수능날이면 비행기도 못뜨게 하면서까지 전국 수험생, 아니 전국민들을 대학 진학이라는 하나의 가치 속으로 밀어넣는 게 우리 사회 아닌가요? </div> <div><br /></div> <div>그렇기에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봅니다.</div> <div>정치권력과 경제권력에 의해 커미션을 주고받거나 일부 재벌가가 산업 전반을 손에 쥐고 흔드는 시장은 언젠가 망할 것입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노력한 만큼 돌아오지 못하게 되어있으니까요.</span></div> <div>평소에 복지의 필요성 역시 역설하는 편이지만, 지금같은 지도부는 복지철학이고 뭐고 없는데다, 복지를 한다고 해도 아마 그건 "평민들을 위해 우리가 좀 나눠주지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ㅎㅎ"라는 식이 될 것이 뻔히 보이기에...</span></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제가 이런 말을 하니까 친구가 이러더라구요.</div> <div>"결국 그런 공정시장을 만들 수 있는 인적 기반을 마련하는 방법이 교육 아니냐?" 라고요.</div> <div>맞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게 입시에 얼마나 반영이 될까요. 우리나라는 중고등학교 6년동안 입시에 죽자사자 매달리는 나라 아니던가요.</div> <div>솔직히 말해서 수능에 안들어가는 과목 애들은 별로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다른 과목 포기하고 국영수만 파는 애들 많아요.</span></div> <div>국영수, 2017학년도(현 고1)부터는 국영수한이죠. 거기다 한과목 더 더할까요? 애들 더 힘들게 만들 뿐이고, 짜증나는 과목 하나 더 늘어날 뿐이고,</div> <div>결국은 깊은 이해와 필요성의 공감 대신 패턴과 암기만이 덧칠할 뿐입니다.</div> <div>현 고등학교 교육정책 내에서 정말 뜻이 있는 소수의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학문적 탐구고 뭐고 다 입에 발린 소립니다.</div> <div>고등학교에서 말하는 이해조차도 결국은 원리의 암기이죠.)</div> <div><br /></div> <div>더러워진 붓으로 아무리 원색을 덧칠해봐도 채도는 떨어질 뿐입니다.</div> <div>붓이랑 캔버스 한 번 갈고 다시 그려야죠.</div> <div><br /></div> <div><br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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