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ㄱ씨(49)는 국민은행 계좌나 국민카드를 사용하지 않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출 여부를 조회한 결과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자택주소, 전화번호, 주거상황 등 7개 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ㄱ씨는 "예전에 증권사 가상계좌를 만들 때 국민은행에서 '증권제휴카드'를 발급받은 적이 있는데, 그 때문에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 계열사끼리 고객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감독원은 "국민카드의 경우 개인정보 유출 통지 대상에 자사 고객 외에 국민은행 등 계열사 고객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보는 "국민카드가 분사할 당시 국민은행의 고객정보가 카드사로 넘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행 금융지주법상 불법은 아니지만,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를 해지했는데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례도 있다. 가수 김윤아씨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해지한 지 6년도 넘은 카드사에서 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지?"라는 멘션을 올렸다. 박 부원장보는 "해지한 지 5년이 경과하면 고객 개인정보를 폐기하게 돼 있다. 5년이 지난 고객정보도 보유했던 것으로 밝혀지면 관련 법규에 따라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3개 카드사의 대금 결제계좌로 사용하는 다른 은행의 결제계좌정보 등도 이번에 유출된 정보에 들어 있었다.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확인한 고객들은 불쾌함과 함께 자신의 정보가 불법적으로 이용될까봐 불안해하고 있다. 농협과 롯데카드의 경우 카드번호뿐만 아니라 유효기간까지 유출됐다.

동양증권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사용하다 지난달 해지한 대학생 김모씨(23)는 "계좌와 연결된 카드로 롯데체크카드를 발급받았는데, 이번에 이름과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가 모두 유출됐다"며 "평소엔 스팸 문자가 하나도 오지 않았는데, 얼마 전부터 하루에도 5~6번씩 수시로 스팸 문자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혹시 정보 유출 때문인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국민·롯데카드를 사용하는 직장인 김모씨(27)는 "처음 카드에 가입할 때 개인정보 활용 동의를 하라고 하는데, 고객정보를 유출시키라고 동의 체크를 한 게 아니다"라며 "분실한 것도 아닌데 카드사의 관리 부실로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불안함과 불편함을 느껴야 한다는 사실이 불쾌하다"고 말했다.

http://m.media.daum.net/m/media/economic/newsview/2014011921531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