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style="color: #37404e; font-family: 'lucida grande', tahoma, verdana, arial, sans-serif; font-size: 13px">『서경』에 나와 있기를, 백성은 오직 나라의 근본이다, 근본이 튼튼하여야 나라가 편하다 하였고, 또한 우리를 사랑해 주면 임금이고 우리에게 모질게 하면 원수이다 하였는데 이처럼 임금과 백성 사이는 매우 두려운 것이다.</span><br style="color: #37404e; font-family: 'lucida grande', tahoma, verdana, arial, sans-serif; font-size: 13px" /><span style="color: #37404e; font-family: 'lucida grande', tahoma, verdana, arial, sans-serif; font-size: 13px">옛날 성왕이 백성 보호하기를 갓난아기같이 하며, 보살피기를 제 몸이 상한 듯 하란 것은 모두 백성을 어루만지고 어여삐 여겨 근본을 튼튼하게 하려는 뜻이었다.</span><br style="color: #37404e; font-family: 'lucida grande', tahoma, verdana, arial, sans-serif; font-size: 13px" /><span style="color: #37404e; font-family: 'lucida grande', tahoma, verdana, arial, sans-serif; font-size: 13px">무릇 위를 줄여서 아래를 이익 되게 하는 방법이면 경사(卿士)에게 의논하지 않고 비용도 걱정하지 않으며, 어진 정사를 펴려는 모든 의도가 오직 백성을 자기 몸으로 여긴 데에 있었던 것이다.</span><br style="color: #37404e; font-family: 'lucida grande', tahoma, verdana, arial, sans-serif; font-size: 13px" /><br style="color: #37404e; font-family: 'lucida grande', tahoma, verdana, arial, sans-serif; font-size: 13px" /><span style="color: #37404e; font-family: 'lucida grande', tahoma, verdana, arial, sans-serif; font-size: 13px">그러나 높직한 궁궐 깊숙이 들어앉아 자리나 보전하려고 왕권을 굳히고, 그 굳힐 구실과 발판이 되는 세력들만 비호한다면, 이는 마치 무너진 흙더미 위</span><span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 inline; color: #37404e; font-family: 'lucida grande', tahoma, verdana, arial, sans-serif; font-size: 13px">에 가까스로 버틴 바윗덩이와 같아서 조금만 풍우가 닥쳐와도 굴러떨어지고 말 것이었다.<br /><br />ㅡ 「장길산」중<br /><br />장길산은 조선 숙종 때의 도적으로 임꺽정, 홍길동과 어깨를 나란히 하였다. 광대 출신으로 어지러운 세상에 태어나 365일 소처럼 일을 하고도 죽 한 그릇 먹지 못해 죽을 날만 기다리는 양민들의 피폐한 삶을 보았다. 정전법이 폐지된 뒤 아무리 농사를 지어도 공납을 내고 나면 남는 것 하나 없었고, 거기다 군역까지 지고 나면 집에 농사 지을 이조차 없어 양민들은 흙과 풀을 먹으며 죽을 날만 기다려야 했다.<br />그 와중에 토호들은 곡식이 나지 않는 겨울과 춘궁기에 헐값으로 논과 밭을 사들이기에 바빴으며 곡창에는 수천석 쌀섬이 쌓여 백 년을 배불리 먹어도 남을 정도였다.<br />이에 민정을 살피지 않고 사리사욕을 채운 탐관오리들을 벌하고 굶주리고 아픈 양민들을 구제코자 뜻을 세우고 활빈당으로 일어났다.<br /><br />이미 3백년이 지나 그 세월 동안 떨어지는 물방울이 있었다면 바위에 주먹만한 구멍이 생겼을 것이다. 그런데도 양민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하여도 입에 풀칠하기 힘든 현실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OECD 자살률 1위 국가의 오명을 몇 년째 짊어지고 있으니,세계경제규모 15위라는 허명이 무어란 말인가.<br /><br />위정자들이 백성을 살피는 데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고 오로지 분탕질 치고 편을 갈라 눈을 가리고 귀를 막기 바쁜 작금의 세태가 3백년 전과 같다는 사실에 또 한 번 탄식하게 된다.</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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