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늘 생각해왔었다. <br />여자는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자신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집단을 넘어 <br />정부에 엄연한 부처까지 만들어놨는데 <br />(말로는 '같을 여'지만 실제론 '계집 여'라는건 누구나 다 알지) <br />왜 남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부 기관, 혹은 소소한 시민단체 하나 없을까 <br /><br />사실 여성이 '2등 국민' 취급 받을때는 문제가 없었다. <br />사회생활은 어디까지나 남성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에 <br />굳이 여성에게 조금의 혜택이 돌아가고 불평등한 의무를 짊어지게 되더라도 <br />그에 따른 대우, 혹은 그 이상을 받았으니 불평불만이 없었고, <br />오히려 그런 불만을 가진 사람을 '째쨰하지 못한', 혹은 '남자답지 못한' 놈으로 <br />취급받기 일상이었지. <br /><br />그렇지만 많은 여성단체의 노력으로 여성도 이제 남성과 같은 지위와 권리를 누리게 된 지금 <br />남성에게만 주어지는 의무와 불평등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br />그리고 그 끓고 있던 불만을 터뜨려 준 고 성재기는 대단한 인물이고. <br /><br />난 개인적으로 고 성재기를 높게 평가한다. <br />그는 오히려 내가 가지고 있던 성에 대한 편견을 깨부수고 여성가족부 정책의 오히려 성 차별적인 정책을 <br />지적하고 바로 잡는데 높은 식견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br />가령 싱글'맘'이나, 미혼'모'만을 지원하는 여성가족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br />싱글'대디'를 지원한다던가 하는 것. <br /><br />하지만 아쉽게도 거기까지인 사람이었다. <br />높은 식견과 문제를 보는 통찰력, 그리고 조직을 규합하는 능력까지는 갖추고 있었지만, <br />그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어떻게 해야 지지기반을 늘리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가에 <br />대해서는 식견이 많이 부족했던거 같다. <br /><br />앞글에 누가 성재기 어록이랍시고 트위터 주고 받은 대화 내용을 마치 자랑마냥 <br />올려놓았는데, 사실 그건 당장은 시원할 지언정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다. <br />남성연대는 여성 단체에 비해 역사가 매우 짧고 지지기반이 취약해 <br />누군가에게 적대 대상이 되거나, 비판을 하거나 받으면 안되는 거였다. <br />카타르시스는 있을지언정 패착이었던 것이다. <br /><br />더구나 가뜩이나 일반 대중에게 인식이 좋지 않은데다가 여성 차별적인 '일베'를 통한 지지호소는 <br />국민의 절반인 여성들마저 등을 돌리게 만드는 정말 안좋은 행동이었다. <br />박근혜 지지도 마찬가지. <br />여성단체들이 수십년에 걸쳐 각종 논문과 연구를 통해 <br />'여성학'까지 만들며, 그 여성학에 심취한 페미니스트들 중에 남성이 얼마나 많은가를 생각해보면 <br />정말 뼈 아프다 할 수 있다. <br /><br />어찌되었든 우두머리를 잃은 남성연대는 지금 위기라 할 수 있다. <br />우두머리 격을 잃은 것은 둘째치고 이번 자살 소동으로 인해 <br />이미지는 최악으로 떨어져버렸다. <br /><br />사실 여러 삽질이 있었지만, 내심 마음 속으로 저런 단체 하나쯤은 있어야지 생각했었는데 <br />참으로 안타깝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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