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오래전에 그러니까 참으로 오래전에
기숙사 생활을 했었는데,
세면장이 지상 입구에서 계단 서너개 내려가야 했지.
남녀가 함께 사용하는 용도였고
밤에 세면하러 갔는데
입구쯤에 여자가 씻고 있었고
무심코 계단을 밟으려다가 아차- 싶었지.
발을 디디려고 하는 자리에 물대야가 있는거야.
얼른 발을 비켜서 대야를 밟지는 않았지만 몸이 흔들렸고
그 여자 어깨를 잡으면서 넘어지지 않았지.
나는 얼굴을 맞았고
화를 못이겨 따귀 한대 때렸는데-
폭행에 성추행으로 고소를 당했고-
성추행범으로 인정되고
구치소에서 구류도 살고-
병원비까지 다 물어줘야 했지.
또 다른 오래전에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어느 여직원이 나를
상사에게 이러저러 하다고 고발을 했어.
상사가 불러서 한 자리에 앉았어.
이야기인즉슨
내가 자기에게 욕도하고, 만지기도 하고 했다는 거-
함께 앉은 자리에서 그리 말을 하는데
그 여직원 얼굴을 쳐다보면서..
한 마디 말도 안 나오데.
상사가 묻는거야.
"oo씨, 그랬어요?"
"네, 그랬습니다."
뭐, 바로 짤렸지.
이건 미친거야- 대책이 없어.
여자가 내가 그랬다고 하는데, 아니라고 해봐야 뭐하겠어?
깔끔하게 인정하고
나쁜놈으로 짤리고 말았지.
참고로, 난 절대 그런 일이 없었어.
관심이 없었던 여직원이었고
문학도 철학도 연애도 충분했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어떤 여자든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말이 아닌 이상
일단 안 믿고
더 나아가 뭔가 비틀어진 욕구의 발현이거나..
쉽게 말하자면 거짓말일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지구와 화성의 차이라는 말처럼-
그만큼 종족이 다르다고 생각해.
많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