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 17일, 문재인, 유시민은 누가 밀고해서 검거되었을까요? 

2018년 말, 경향신문이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해서 비밀 책자 '제5공화국 전사'를 확보합니다. 

이 '5공 전사'에는 '대학생 학원사태 주동자 배후체계도'와 '각 대학 학원사태 주동자 계보'가 부록으로 실려 있었습니다. 

이 계보와 체계도에는 26개 대학의 민주화 교수와 학생주동자 458명이 그 세세한 활동 내역과 함께 기록되어 있습니다. 

각 수사기관이 파악하고 있던 내용을 합수부가 취합해서 5월 6일과 15일에 작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5.18' 기록에 따르면, 80년 5월 17일 신군부는 계엄 전국확대를 단행하고는 이 계보와 체계도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사전검속하기 시작합니다. 

당시 수백 명이 검거되었고, 사전검속을 피해 도피한 사람들은 수배가 떨어지게 됩니다. 

전남대 총학생회장 박광현도 5월 17일 사전검속을 피했는데 이후 검거되어 광주교도소에 수감되었습니다. 

이 계보와 체계도에는 문재인, 유시민 그리고 심재철 등 거의 모든 학생주동자들이 다 나와 있었습니다. 

이해찬은 민청학련 멤버였는데, 74년 긴급조치 위반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인물로 이 계보도의 복학생 그룹 맨 앞에 등장합니다. 

문재인, 유시민도 누가 밀고해서 검거대상이 된 게 아니라, 이 계보에 올라 있어서 5월 17일 체포된 것입니다. 

심재철도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이 계보에 올라 있있던 인물이었습니다. 당연히 검거대상입니다. 

그리고 심재철은 이미 학생시위 주동자로 언론에도 여러 번 보도된 상태였습니다. 

심지어 '심재철이 김대중으로부터 총학 선거자금 2백만 원을 수수했다'라는 신문보도까지 있었습니다. 

이 사실은 심재철의 진술서에도 나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심재철은 자수하는 학생들은 훈방조치한다는 뉴스를 본 두 친형의 회유에 따라 자수를 합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던 그가 선처를 바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자수한 당일 바로 진술서를 작성합니다. 

심재철은 신문에도 여러 번 보도되었던 주동 인물로 훈방조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5월 17일부터 6월 11일까지, 유시민은 진술을 제대로 안 한다는 이유로 수사관들에게 두들겨 맞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 유시민 진술서 앞 부분에 나옵니다. 

당시 학생들은 체포되었을 때 취해야 할 행동 요령인 '보안수칙'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유시민도 그 보안수칙에 따라 결국 6월 12일 진술서를 작성하였는데, 비밀조직은 모두 숨겼습니다. 

심재철도 그 보안수칙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는 겁니다. 

유시민의 진술이 심재철 본인의 공소 핵심 증거가 되었다고 하는데, 그냥 개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보안수칙에 따라, 유시민은 공개된 학생회 인물 77명을 진술했는데, 이들은 이미 계보에 올라 있는 인물들로서 사전검속 대상이었고 

사전검속 안 된 18명은 수배대상이었습니다. 

유시민이 5월 17일 총학생회실에서 체포되었는데 그때 유시민이 없었고 심재철이 있었으면 심재철은 체포되었을 것이고 

유시민은 수배가 떨어졌을 거라는 거죠. 

유시민 진술서가 90장 짜리라고 하는데 편지지로는 90장, A4용지로는 17장입니다. 심재철이 분량을 침소봉대하고 있는 거죠. 

심재철 본인 꺼는 자수한 당일 약식으로 작성한 진술서를 공개해 놓고 말입니다. 

아무래도 계속 두들겨 맞으면 진술서 분량은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유시민 A4용지 17장인데, 얼마 안 되는 분량입니다. 

유시민 진술서를 읽으면서 그가 당했을 고초가 얼마나 컸을 지, 가슴이 아팠습니다. 

민주화 운동을 했던 모든 사람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만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