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이효석 기자 = "같이 이렇게 살아서 봤더라면 마음이 안 아픈데…오늘은 나 혼자라 내가 눈물 나고 슬프고 그래요."
30일 오후 13년 만에 대법원 최종 승소 판결을 받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94)씨는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대법정을 나왔다. 휠체어에 탔지만, 자신을 향해 터지는 수십 개의 카메라를 향해 오른손으로 경례하거나 꾸벅 머리를 숙이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소감을 묻자 이내 비애감이 되살아난 듯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갈라진 목소리로 "재판을 오늘 와보니까 혼자 있어서 슬프고 초조하다. 울고 싶고 마음이 아프다. 같이 했었으면…"이라며 말을 차마 잇지 못했다.
이 사건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해마루 김세은 변호사는 "이씨가 다른 원고가 다 돌아가신 사실을 오늘 이 자리에서 알게 됐다. 6월 (다른 원고) 김규수씨가 돌아가셨을 때도 (충격을 받을까 봐) 말을 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