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은 정당에도 오래 있지 않았냐는 배철수의 말에 "이제 당원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 유시민의 말에 전원책은 깜짝 놀라며 탈당했냐고 물었다. 유시민은 "탈당보다는…"이라고 말을 아꼈고 "하여튼 제가 당원이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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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이 21일 자신의 홈페이지 '아침편지' 코너에 추미애 민주당 의원에게 보내는 편지를 실었다. 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선 추 의원이 출사표에서 밝힌 '노 대통령과 우리당을 국민의 이름으로 단죄하겠다'는 발언에 대한 반박이자, 당 대표가 된다면 정치개혁에 나서주길 바란다는 바람을 담은 글이다. 유 의원의 동의를 얻어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추미애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의원님께서 "국민의 이름으로 단죄하겠다"고 하신 열린우리당의 유시민 의원입니다. 우선 새천년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꼭 당선되셔서 의원님이 원하는 민주당의 개혁을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편지를 드리는 것은 무엇보다도 먼저, 짙은 아쉬움이 남기 때문입니다. 의원님은 지난 해 대선 직후에는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요구하는 서명에 참여하셨습니다. 그런데 금년 봄부터는 신당 창당에 반대하고 민주당을 지키는 쪽으로 발걸음을 돌리셨습니다. 그 때 저는 의원님과 대화를 좀 해 보려고 여러차례 전화를 드렸지만 통화를 할 수 없었습니다. 메모를 남겼지만 한 번도 전화를 주지 않으셨습니다.
결국 정치개혁과 정당혁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조차 한 번 제대로 갖지 못한 채, 저는 우리당에서 의원님은 민주당에서, 어제의 동지였지만 오늘의 적이 되어버린 두 정당에서, 제각기 정치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의원님은 제가 함께 일해 보고 싶었던 정치인 가운데 한 분이셨으니 참으로 아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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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의원 출사표] "노대통령-우리당 국민 이름으로 단죄"
존경하는 추미애 의원님, 의원님은 당 대표 경선 출사표에서 민주당을 살릴 세 가지 비전을 제시하셨습니다.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민주당이 역동적인 당이 되어야 한다. 호남 지역당으로 주저앉지 않기 위해 새로운 인사들을 과감하게 영입하는 한편 향후 변화와 개혁 의지를 반영한 총선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 둘째, 국민들이 원하는 수준 이상으로 명백하고 투명하게 정치 자금의 검은 고리를 끊어버리는 등 개혁하고 혁신하는 당이 되어야 한다. 셋째, 집권할 가능성이 가장 큰 당, 집권할 것 같은 당, 집권해야만 하는 당으로 국민들께 인정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새로운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민주당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정말 주옥같은 말씀입니다. 여기서 세번째 비전은 추 의원님 자신이 "강력한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서 집권할 가능성이 큰 지도자"라고 선언하신 것인 만큼 따로 토를 달지 않겠습니다. 정치인이 그런 자부심과 포부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큰 미덕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부럽습니다. 제게는 어째서, 그런 자부심과 야망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모쪼록 추미애 의원님이 그런 큰 지도자로 성장해 가시기를 기원합니다.
제가 오늘 편지를 드리는 것은 나머지 두가지 민주당 발전 전략에 대해 할 이야기가 있어서입니다. 저는 의원님이 개탄하시는 민주당의 '분열'이 바로 이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봅니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스스로 한 말씀을 냉정하게 짚어 보십시오"
추미애 의원님, 의원님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대해 분열의 책임을 물으면서 더 심할 수는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비난하셨습니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스스로 한 말씀을 냉정하게 짚어 보십시오.
민주당 분열의 원인을 "권력을 추종하는 자들의 배신"에서 찾는 한, 그리고 이것이 당 대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적 발언이 아니라 정치인 추미애의 진심이라면, 그렇다면 추 의원님이 당 대표가 되신다고 해도 의원님이 주창하신 바 "민주당의 개혁과 대혁신"은 이룰 수 없는 허망한 꿈에 불과하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의원님의 말씀을 발췌해 보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국민의 이름으로 단죄되어야 합니다. 그들은 평화 민주 개혁 세력을 분열시키고 오늘의 난국을 초래한 장본인들입니다. 개혁을 방해하는 수구보수집단 한나라당이 엄존하는 현실을 외면한 채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한줌밖에 안되는 기득권을 좇음으로써, 평화 민주 개혁 세력에 걸었던 국민들의 기대를 배신했습니다.
그들은 입으로는 개혁을 말하면서 마음은 권력을 좇는 신(新)기득권 집단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장관 한 자리 차지하거나 자신의 부정부패를 은폐하기 위해 권력의 등불 주위로 모여든 불나방들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그들은 우리 민주당이 호남 지역을 볼모로 삼아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고 호도하고 있지만, 그 비난은 또다시 지역 감정을 이용하여 표를 얻어보려는 구시대적 정치공학의 산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당을 뛰쳐나가 평화·민주·개혁 세력을 분열시킨 지도자와 그 권력을 따라간 철새 정치인들은 국민통합을 외칠 권리도 능력도 없는 가짜 개혁 집단에 불과합니다."
존경하는 추미애 의원님, 의원님은 길을 잃으셨습니다. 추 의원님은 이미 8년이나 정치를 하셨습니다. 저는 1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지구당위원장은 8개월 해보았고 국회에 들어온 건 일곱 달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정치경력이 짧은 저이지만 그래도 알 건 다 압니다.
국민들 앞에서는 달리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불법 정치자금의 검은 고리를 끊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네 '선수들'은 모두 다 알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정치를 흙탕물에 빠뜨리고 유력한 정치인들을 교도소로 밀어 넣는 권력부패가 다 어디에서 왔습니까? 오로지 정치인들의 인간성이 나빠서입니까?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의원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정치부패의 진원은 부패한 정당입니다. 정치인들이 기업에서 받는 검은 돈이 다 어디에 들어갑니까. 국회의원들이 몸담은 정당에 들어갑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자민련을 가릴 것 없이, 우리 주요 정당의 당원들은 당비를 내지 않습니다. 정당 조직은 돈을 집어넣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습니다. 당원들도 공직 선거에 나온 후보들이 돈을 풀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평소 지구당을 운영하는 데만 수천만 원이 듭니다. 1년에 5억, 4년 임기 동안 20억원 정도는 만들어야 국회의원이 지구당을 운영할 수 있고 선거를 치를 수 있습니다. 최돈웅 의원이 받은 100억원이 어디에 들어갔습니까. 민주당 회계장부에서 사라졌다는 몇 백억 원의 돈이 다 이런데 쓴 것 아닙니까. 정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사례를 하나 들어볼까요? 민주당을 특별히 비난하기 위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니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 지난 해 8.8 재보선 때 민주당에 영입되었던 어떤 후보는 공천장을 들고 지구당에 가자마자 20여 개 동 협의회장들한테서 한 동에 1000만원씩 모두 2억여원을 '착수금'으로 내라는 요구를 받고 망연자실했습니다.
'착수금'만으로도 벌써 선거법이 규정한 선거비용 제한액을 넘겨야 한다면, '중도금'과 '잔금'은 또 얼마나 많겠습니까. 추미애 의원님께서도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에 영입되었을 때 비슷한 상황을 체험하지 않으셨습니까? 저 역시 지난 4·24 재보선 때 오래 정당 생활을 한 경력이 있는 분들에게서 비슷한 요구를 받았습니다.
"추 의원님과 같은 정당에서 일하게 될 날이 올 것을 믿으며...
정치를 개혁하려면 먼저 정당을 혁신해야 합니다.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저는 민주당 개혁의 좌절을 보면서 한 번, 그리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또 한번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열린우리당은 당원에게 당비납부 의무를 부여하고, 일정한 기간 동안 최소한 이 의무를 다한 사람에게만 당원으로서의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하는 당헌을 채택했습니다. 대납이 가능한 당비 현금납부를 배제하고 당비는 계좌이체나 신용카드, 핸드폰 결재 등 본인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한했습니다.
오래 정치해 오신 분들이 완강하게 반대했지만 결국은 이런 당원 규정을 채택한 것입니다. 기존의 정당에서는 지구당위원장이나 국회의원이 당원에게 밥을 삽니다. 저는 열린우리당을, 당원들이 지구당위원장과 국회의원에게 밥을 사는 정당으로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이것은 정당문화의 혁명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고는 정치부패를 없앨 수 없다는 것이 겨우 1년 정치를 한 끝에 얻은 저의 확신입니다.
어떻습니까? 혹시 다른 길을 알고 계십니까? 다른 길이 전혀 보이지 않기에 저는 새천년민주당이 이러한 정당문화의 혁명을 이루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런 희망이 보인다면 주저 없이 민주당에 입당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러한 기대와 희망을 충족시켜 주지 못했습니다. 빛나는 역사적 업적과 좋은 정책노선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자기혁신에 철저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민주당 분열의 원인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존경하는 추미애 의원님, 민주당의 당 대표가 되셔서 민주당을 정말 당원이 주인되는 깨끗한 정당으로 만들어 보십시오. 민주당은 살 것입니다. 저는 그런 희망을 볼 수 없기에 민주당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저의 판단이 잘못이었음을 입증해 보이십시오. 그렇게 하시면 제가 엎드려 절을 올리겠습니다.
만약 추 의원님께서 이 일을 해내신다면 많은 훌륭한 인재를 민주당에 영입하실 수 있을 것이며,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민주당 당원과 조직이 후보가 돈을 주어야 당원과 당직자가 움직이는 과거의 부패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의원님이 원하는 좋은 인재가 민주당을 선택하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추미애 의원님, 열린우리당을 저주하지 마십시오. 설사 열린우리당이 무언가를 크게 잘못하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추미애 의원의 정치적 선택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당성은 스스로 세우는 것입니다. 어떤 분들이 말하는 것처럼 '추미애가 옳다'면 민주당 안에서 그것을 입증하시면 됩니다.
열린우리당이 모든 면에서 훌륭하거나 완벽한 정당은 아닙니다. 창당과정에서 낡은 정치 행태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착한 사람, 개혁적 정치인만 모인 정당도 아닙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정당혁명을 실현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낡은 습속과 새로운 열망이 부딪쳐 곳곳에서 포연이 터지고 파열음이 들립니다. 그러나 저는 그 혼돈의 와중에서도 새로운 정치의 싹을 목격하며 고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신 것을 후회하거나 사과할 필요는 없습니다. 추 의원님은 민주당의 당원으로서 당원과 국민이 합법적으로 선출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원칙을 지키는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다만 우리 정치가 새로운 역할을 요구하는데도 의원님이 전혀 달라지지 않은 태도로, 지난날 섰던 그 자리에서 고집스럽게 정치에 임하고 계신 것을 안타깝게 생각할 따름입니다.
존경하는 추미애 의원님, 부디 민주당의 대표가 되셔서 의원님께서 원하시는 그대로 민주당을 개혁하고 대혁신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성공한다면 그것은 추미애 의원님 개인에게나 민주당이라는 전통 있는 정당에게는 물론이요,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입니다. 저는 제가 몸담고 있는 열린우리당을 그런 정당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추미애 의원님과 함께 노무현 후보를 당선시키려고 밤낮 없이 뛰었습니다. 저도 의원님도 "장관 한 자리 차지하거나 자신의 부정부패를 은폐하기 위해 권력의 등불 주위로 모여든 불나방"이어서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대표 자리에 도전한 추미애도, 열린우리당을 세우려고 뛰는 유시민도, 그런 목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는 정당혁명과 정치개혁의 가장 바람직한 방법과 과정에 대해 서로 다른 확신을 지니고 있을 뿐입니다.
저는 우리가 각자 상대방의 확신을 존중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조만간 우리는 각자가 선택한 길에 대해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죄를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남을 비난하고 쓰러뜨리는 일보다는 자기를 바로 세우는 일에 힘과 지혜를 다합시다.
언젠가는 존경하는 추미애 의원님과 같은 정당에서 일하게 될 날이 올 것을 믿으며, 추미애 의원님의 앞길에 행운과 영광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2003년 11월 21일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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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보다는...
팽당한듯
아님말고
애미추 킬러 당신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