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설렜다. 나는 그렇게 대단한 민족주의자가 아니다. 우리 한민족은 원래 하나의 민족이니 언젠가 반드시 뜨겁게 손맞잡아야한다는 생각하지 않는다. <div><br></div> <div>다만 평화는 절박하다. 아니 맘 속에 그 절박함이 있다는 사실을 3차정상회담 그날 깨달았다.</div> <div><br></div> <div>김정은 위원장을 손을 잡고 문프가 군사분계선을 살짝 건넜다가 다시오는 그 순간 흐르는 눈물의 정체를 추적하다가 깨달은 바다. </div> <div><br></div> <div>'아 내 맘 한 구석에는 나는 애써 외면하던 전쟁의 공포가 존재했구나, 오늘 그 응어리가 풀린 것이로구나'라고.</div> <div><br></div> <div>사람들이 열광했다. 술집에서는 '통일 가즈ㅏㅏㅏ'를 외치며 다들 유쾌하게 TV를 보며 잔을 부딪히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문득 그 분이 떠올랐다. 아니, 정확하게는 한 장면이 떠올랐다. </div> <div><br></div> <div>2007년 가을. </div> <div><br></div> <div>기레기들의 농간끝에 지지율 바닥을 치던 내 맘속 영원한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은 육로로 북한을 건너가고 있었다. </div> <div><br></div> <div>2000년 첫 정상회담과 달리 시민들의 기대도 약했고, 한나라당은 '또 속으러 가냐', '대선 앞두고 쑈한다'고 조롱했다.</div> <div><br></div> <div>그때 조중동은 펼쳐보지 말자. 굳이 검색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저주와 조롱과 비난과 오만함이 가득차 있을 터이니. </div> <div><br></div> <div>노짱이 중간에 차에서 내렸다. </div> <div><br></div> <div>군사분계선이 그어진 곳을 권양숙 여사와 손을 잡고 넘었다. 의미를 말했다. </div> <div><br></div> <div>감동보다는 쓸쓸함이 밀려왔다. </div> <div><br></div> <div>당시 북미관계는 최악이었다. 2000년 즈음만해도 클린턴 행정부 말기, 북미는 평화협정과 수교 얘기까지 나오는 분위기였지만, </div> <div><br></div> <div>1차적으로 공화당 의회에 의해 일이 좀 틀어졌고, 그나마 앨 고어가 됐다면 달랐겠지만 그냥 공화당도 아닌 네오콘 공화당은 지금까지 우리가</div> <div><br></div> <div>본적도 없는 강경한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이념적 공세주의적 집단이었다. </div> <div><br></div> <div>상황은 꼬여갔다. 북한과 미국은 서로 뒤통수를 때리기 시작했다. (김정은이 승계하고 나서는 김정은이 훨씬 많이 뒤통수 친것도 사실이다.)</div> <div><br></div> <div>그때도 '00월 한반도 전쟁 위기설'은 끝없이 나돌았다. 뭐 작년과 같은 분위기가 약간 약하게 길게 지속됐다고 보면 된다. </div> <div><br></div> <div>한반도에 드리운 전운. 민족이란 단어가 오그라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이땅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하자. 우리들의 운명이 바람 앞 촛불같던 그 상황.</div> <div><br></div> <div>노통은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어떻게든 평화의 빛을 꺼뜨리지 않으려고 그 조롱과 비난 속에서도 그 길을 갔다. </div> <div><br></div> <div>필사적이었다. 쓸쓸했다. 어깨가 무거워 보였다. 힘들어보였다. 그건 역사의 무게였고, 한 나라와 국민의 생명과 안정을 건 무게였다. </div> <div><br></div> <div>이미 대선승리가 확정돼 들떠있던 가짜 보수들이 비웃을 그런 것이 아니었다. </div> <div><br></div> <div>그날 그의 어깨가 내 눈에 다시 비쳤다. 심지어 2000년 정상회담의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악수장면은 이번 정상회담에 비교되며</div> <div><br></div> <div>오버랩 되는 영상이 여기저기 흘러나왔지만, 그 어려운 상황에서 최악의 지지율과 조롱 속에서도 문제를 돌파해내고자 했던 그의 노력은</div> <div><br></div> <div>상대적으로 거의 조명되지 않았다. </div> <div><br></div> <div>내가 뽑은 자랑스러운 문프가 해낸 일에 가슴 벅차면서도, 그래서 너무 좋아서 맥주를 마시기 시작한 나는 생각이 이쯤에 이르자 주종을 바꿨다.</div> <div><br></div> <div>소주를 시켜 잔에 따른 뒤, 아직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그분을 위해 잔을 들었다.</div> <div><br></div> <div>고맙습니다. 노짱!</div> <div><br></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