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상적인 놈은 아닌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거 같아. <div>이런 방식으로 기도라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거 같아.<br /> <div>밤에 잠이 오질 않아서 이틀을 샜어.</div> <div>근데 밖에 나와서 담배 한 대 피려고 봤더니 새벽 네 시인데도 원룸들에 불들이 다 밝더라.</div> <div>따지고 보면 지금 나처럼 너희랑은 아무런 연관도 없는 사람들인데 온통 걱정 때문에 잠들을 못 자는 거겠지.</div> <div>그래, 동네 특성상 젊은 친구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니까 그러려니 했어.</div> <div>나도 얼마 전까지는 나랑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것들 가지고 걱정도 많이 하고 분노도 많이 하고, 사실 지금도 그러고 있으니까.</div> <div>근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div> <div>아니 왜 하필 너희들이냐.</div> <div>이렇게나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 나름 OECD 국가라면서 잘난 사람들 많다는데 왜 자꾸 상황이 힘들어지는 거냐.</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지금도 참을 수 없이 화가 나긴 하는데, 그래도 애써 침착하려고 해.</span></div> <div>왜냐하면 아직 진짜로 좋은 사람들도 많이 있거든.</div> <div>자기는 당선되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든 약속 지키려고 하는 아저씨.</div> <div>자기랑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면서 학생이 먼저라면서 고귀한 젊음 내던진 아름다운 아가씨.</div> <div>최대한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상황 정리해주려고 애쓰는 방송국 아저씨.</div> <div>차갑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닷물에 몸을 던지는 잠수부 아저씨들.</div> <div>땅 위에서라도 힘이 되어야 한다면서 자기가 도울 일이 없을까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들.</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우리한텐 아직 저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근데 그거 알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물론 저 사람들도 중요한 건 맞는데, 사실 이 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너희들이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이땅에서 가장 큰 희망이 자라고 있는데 그러니까 나도 더 침착해야겠지.</span></div> <div>얼마 전부터 사람들이 그런 얘기들을 해.</div> <div>이게 뭐냐, 발전도 없고 옛날에 벌어졌던 일 그대로다, 대한민국 답 없다,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뒤집어엎고 싶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아니길 바라지만, 그리고 아직은 어린 너희들한테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거의 사실인 거 같아.</span></div> <div>게다가 우리가 프랑스 혁명 정도까지 일으키면서 바꾸는 것도 무리가 있는 것도 맞고.</div> <div>근데 결국 바꿔야 하지 않겠냐.</div> <div>먼저 튄 선장새끼나 쓰레기 언론들이나 너희들이 나와서 처벌도 하고 바꿔가야지.</div> <div>왜 이렇게 늦었냐고 너희가 직접 어른들한테 한소리 해야지.</div> <div>그래, 진짜로 너희가 없으면 안 돼.</div> <div>저런 좋은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너희 같은 어린 희망이 없으면 아무 의미 없다고.</div> <div>그러니까 힘들더라도 더 버텨주라.</div> <div>내가 이런 글 싸지른다고 해서 너희가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div> <div>내가 걱정한다고 해서 하등 도움되는 것도 없을지 모르지만.</div> <div>그래도 나도 헛된 희망은 아니라고 믿고 있어.</div> <div>그것만 알아줘.</div> <div>곧 일하러 갈 준비해야 하는데, 오늘도 일이 손에 잡힐지는 모르겠어.</div> <div>근데 뭐, 그래도 해야겠지?</div> <div>희망 운운했던 놈이 지 일도 못하면 그것도 말이 안되잖아?</div> <div>그래, 일 하다가 생각날 때마다 기도할게.</div> <div>솔직히 종교는 없는데 교회나 절 다니는 친구들 심정이 지금은 좀 이해가 가네.</div> <div>그러니까 만약에 내 기도나, 너희 부모님, 친구들 목소리가 들린다면 힘 좀 더 내주라.</div> <div>우리 지금은 많이 힘든 게 맞지만, 앞으로 올 미래가 100% 밝지만은 않겠지만, 그래도 희망한다.</div></div> <div>얼른 나가서 따신 밥 먹고,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게임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거 해야지, 이런 좋은 생각들 많이 하자.</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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