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margin:0px 0px 6px;color:#141823;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font-size:14px;line-height:19.32px;"><span style="line-height:19.32px;">4.16 세월호 잊지 않겠습니다.</span></p> <p style="margin:0px 0px 6px;color:#141823;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font-size:14px;line-height:19.32px;">슬픈 고백<br>-이해인</p> <p style="margin:6px 0px;color:#141823;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font-size:14px;line-height:19.32px;">진정 어떻게 말해야 할지<span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br>어떻게 울어야 할지<br>어떻게 기도해야 할지<br>내내 궁리만 하다 1년을 보냈어요</span></p> <div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color:#141823;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font-size:14px;line-height:19.32px;"> <p style="margin:0px 0px 6px;">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아도<br>기도의 향불을 피워 올려도<br>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있어도<br>2014년 4월16일 그날<br>세월호에서 일어났던 비극은 <br>갈수록 큰 배로 떠올라<br>우리 가슴 속 깊은 바다에 가라앉질 못했네요</p> <p style="margin:6px 0px;">함께 울겠다고 약속해 놓고도<br>함께 울지 못하고<br>잊지 않겠다 약속하고도 시시로 잊어버리는<br>우리의 무심한 건망증을 보며<br>아프게 슬프게 억울하게 떠난 이들은<br>노여운 눈빛으로 우리를 원망하는 것이 아닐까요<br>문득 부끄럽고 부끄러워 <br>세월호 기사가 나오면 슬그머니 밀쳐두기도 했죠</p> <p style="margin:6px 0px;">오늘도 저 푸른 하늘은 말이 없고<br>여기 남아 있는 지상의 우리들은 <br>각자의 일에 빠져 젖고<br>적당히 무디어지는데...</p> <p style="margin:6px 0px;">일주기가 된 오늘 하루만이라도 실컷 울어야 하지 않을까요<br>우리의 죄와 잘못을 참회해야 하지 않을까요<br>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이기심과 무책임으로<br>죄없이 희생된 세월호의 어린 학생들과<br>교사들 승무원들과 일반 가족들<br>구조하러 들어가 목숨을 잃은 잠수부들<br>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면서<br>더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하지 않을까요</p> <p style="margin:6px 0px;">미안하다 미안하다<br>잘못했다 잘못했다<br>두 주먹으로 가슴을 쳐야 하지 않을까요</p> <p style="margin:6px 0px;">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br>끝나지 않는 슬픔이 그래도<br>의미 있는 옷을 입으려면<br>여기 남은 우리가 <br>더 정직해지는 것<br>더 겸손하고 성실해지는 것<br>살아있는 우리 모두 더 정신 차리고<br>다른 이를 먼저 배려하는 사랑을 <br>배우고 또 실천하는것<br>공동선을 지향하는 노력으로<br>신뢰가 빛나는 나라를 만드는 것<br>나비를 닮은 노란 리본보다<br>더 환하고 오래 가는 기도의 등불 하나<br>가슴 깊이 심어놓는 것이 아닐까요</p> <p style="margin:6px 0px;">아아 오늘은 4월16일<br>진달래와 개나리<br>벚꽃과 제비꽃은<br>저마다의 자리에서 곱게 꽃문을 여는데<br>그들은 우리와 같이 봄꽃을 볼 수가 없네요<br>바다는 오늘도 푸르게 출렁이는데<br>물속에 가라앉은 님들은<br>더 이상 웃을 수가 없고<br>더 이상 아름다운 수평선을<br>우리와 함께 바라볼 수가 없네요</p> <p style="margin:6px 0px;">죽어서도 살아오는 수백명의 얼굴들<br>우리 대신 희생된 가여운 넋들이여<br>부르면 부를수록<br>4월의 슬픈 꽃잎으로 부활하려는 혼들이여<br>사계절 내내 파도처럼 달려오는<br>푸른빛 그리움, 하얀빛 슬픔을 기도로 봉헌하며<br>이렇게 슬픈 고백의 넋두리만 가득한<br>어리석은 추모를 용서하십시오, 앞으로도!</p> <p style="margin:6px 0px;">2015년 4월 16일 이해인수녀</p></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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