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class="text_exposed_root text_exposed">나른한 수요일 오후에.<br></div> <div class="text_exposed_root text_exposed">학교에서 세월호 관련 서명운동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div> <div class="text_exposed_root text_exposed">서명 대신에 그 곁에 앉아서 내가 왜 여기에 이름을 적지 못하고 있나를 곰곰히 생각해봅니다.</div> <div class="text_exposed_root text_exposed">생각도 마음도 그와 같은데 왜 나는 움직이지 못하나.</div> <div class="text_exposed_root text_exposed"><span class="text_exposed_hide">...</span></div> <div class="text_exposed_root text_exposed"><span class="text_exposed_hide"></span> </div> <div class="text_exposed_show"> <div>작년 어느 날에.<br></div> <div>친구에게 하던 말이 기억이 납니다.</div> <div>저는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이에요. 아무리 잘못된 것을 알아도, 아무리 부당한 것을 알아도. 저는 소시민이기때문이에요. 움직이지 않는 것인지 움직이</div> <div>지 못하는 것인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엄청난 소시민이에요.</div> <div> </div> <div>나른한 수요일 오후에.</div> <div> </div> <div>서명을 받던 친구에게 떠듭니다. </div> <div>나는 소시민이야. 아무리 정치와 거리가 먼 사건이라도 이미 정치색을 띄어버린 이상 나는 그 앞에서 무기력해지는 소시민이야. 정치판으로 이 사건을 </div> <div>끌고 간 그 사람들은 참 똑똑하구나.</div> <div>결국 한줄 이름을 쓰고 일어납니다.</div> <div> </div> <div>추운 목요일 저녁에.<br></div> <div>취재차 광화문을 찾았습니다. 집회를 하는 모습이 13년 전에 처음 참석한 데모 현장을 떠올리게 합니다. 마음이 한결 무거워집니다. 사고 1년만에 처음</div> <div>으로 관련 행사에 참석했는데 너무나도 제 약점을 후벼 파는 모습이라 씁쓸합니다. </div> <div> </div> <div>더 추워진 목요일 밤에.<br></div> <div>늘어선 경찰버스를 바라보며 함께 간 기자님이 입을 엽니다. 답답하네요. 저도 대답합니다. 제 무기력한 모습을 더 명백하게 만드는 것 같아 가슴이 아</div> <div>프네요. </div> <div>추모행렬의 슬픔도, 분노도. 막아선 경찰들의 대응도, 아픔도. 모두 제 마음을 짓뭉갭니다. </div> <div> </div> <div>다 한낱 핑계일 뿐입니다. 저는 어찌 이리 무기력한 소시민일까요.</div> <div> </div> <div>- 처음으로 자식 잃은 부모의 얼굴을 마주한 날 밤에 그 얼굴을 다시 떠올리며</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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