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누구세요?"</div> <div><br></div> <div>초인종 소리에 문을 열었는데, 아뿔싸! 열지 말았어야 했다. 정장 입은 두 여성이 환하게 웃는다.</div> <div><br></div> <div>"좋은 말씀 전하러 왔습니다."</div> <div><br></div> <div>여성B가 대뜸 다리를 문틈에 끼워넣었다. 그 틈을 비집고 여성A가 다짜고짜 밀고 들어왔다.</div> <div><br></div> <div>"혹시 양자역학을 아세요?"</div> <div><br></div> <div>여기서 말리면 귀찮다. 나는 그녀들이 더는 들어올 수 없도록 몸으로 막아서며 고개를 끄덕였다.</div> <div><br></div> <div>"알아요, 알아. 그러니 안 들어오셔도 돼요."</div> <div><br></div> <div>그러자 여성A의 얼굴이 더욱 환해졌다. </div> <div><br></div> <div>"그래요? 참 잘됐네에. 어디 해석을 따르시는데요?"</div> <div>"그 뭐더라. 코펜하겐. 그래요 코펜하겐 해석이요."</div> <div><br></div> <div>갑자기 A와 B의 표정이 딱딱해진다.</div> <div><br></div> <div>"거긴 이단입니다. 다세계 해석만이 유일한 해석이라고요. 여기 이거 읽어 보시고요. 우리 세미나도 열리니까 참가해 보시고요."</div> <div><br></div> <div>A가 건넨 팜플렛을 손에 든 채,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뭔가 대단한, 상상을 초월하는, 그런 한 방. 나는 입을 열고 떠오른 대사를 내뱉었다.</div> <div><br></div> <div>"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은……."</div> <div><br></div> <div>"꺄악!"</div> <div>"도망쳣!"</div> <div><br></div> <div>A가 기함하며 뒷걸음질쳤다. B는 새파랗게 질린 채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댔다. 효과가 지나치게 좋은데? 나는 짐짓 한 걸음 내딛는 시늉을 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div> <div><br></div> <div>"미싱 링크의 확인이……."</div> <div><br></div> <div>"악악!"</div> <div><br></div> <div>A와 B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지도 못하고 비상계단으로 쫓기듯 뛰어내려갔다. 드디어 평화와 고요가 찾아왔고.</div> <div>자, 돌아가자. pause 상태의 <strike>시라이시 마리나</strike>아이리 스즈무라가 기다린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 =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대상이 달라도 패턴은 늘 같았다. 과게에서 일어났던 난들은.</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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