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font color="#000001"><strong></strong></font> </div> <div><font color="#000001"><font size="2"><font face="바탕">청량리 황혼 / 허연<font size="1"> </font></font></font></font></div><font face="바탕">-canvas에 유채<br /></font> <div><font color="#000001"></font><font size="2" face="바탕"> </font></div><br /> <div><font color="#000001" size="2" face="바탕">이따금씩 피를 팔러 가기도 했습니다 <br />카스테라 한 봉지씩 사들고 <br />지하 주차장에 모여 노래를 부를 때면 <br />언제나 제일 먼저 울음을 터뜨리는 건 <br />지하도입구에서 구두를 닦던 <br />혼혈아 경태녀석이었습니다 <br />애써 보이려 하지 않아도 우리들의 가난과 <br />짝사랑은 속살을 비집고 나와 <br />찬 바닥에 나뒹골곤 했습니다 <br />세상이 아름답다고 믿던 열아홉 살이었습니다 <br />누가 그었는지 우리들의 기억 속엔 <br />붉은 줄이 하나둘씩 지나가 있었고 <br />시장골목에서 소주를 마시며 우리는 어느새 <br />그것들을 용서했습니다 <br />시대극장 앞 길 <br />유난히 눈길이 자주 마주치던 <br />조그만 창녀애를 구해 내는 꿈을 꾸다 잠이 깨던 <br />제기동 자취방 <br />눈이 많았던 겨울이었습니다 <br />나 혼자 용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날 <br />중국집 구석방에서 녀석들은 나를 끌어안았습니다 <br />희미한 알전구 속에서 흘러내리던 눈물 <br />우리가 미친 듯 소리를 질러대던 <br />무심한 하늘에선 <br />진눈깨비가 내렸습니다 <br />겁이 많던 경태를 <br />서울 구치소에서 면회하고 돌아오던 날 <br />우리는 문신을 새겼던 가느다란 팔목을 확인하며 <br />버리고 싶어도 땅끝까지 따라오던 날들과 <br />그 거리를 떠났습니다 <br />몇은 지원병이 되어 <br />몇은 직업 훈련원으로 <br />태어나면서부터 어깨를 누르고 있던 <br />어디에도 없는 내일로 떠나며 <br />뒤를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br />왠지 모르게 텔레비전처럼 <br />행복할 수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font></div> <div><font face="바탕"><br /></font> </div> <div><font face="바탕"></font>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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