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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겨울아 네 설백의 풍경도 족히 예뻤다
인제 그만 샘내고 매화 피게 두어라
2.
술이 이보다 달까 우산도 아까운 봄비다
3.
봄비 적시노라면 내 육고기의 몸구석에도
빗물만 받아먹고 살 수 있다는 풀처럼 돋아나는 게 느껴진다
맺힌 물방울이 무거운 손끝에서 발아의 속도로 기껏 나무가 움직이는 만큼 춤을 춘다
4.
봄비가 괼 줄 아는 주름의 깊이도 썩 나쁘지만은 않고 검버섯도 꽃이 될 거 같다
봄은 나이를 세는 계절이라 해마다 애틋해지는 것이다
5.
해토머리 비가 흙을 빚고 다음 날은 낮달이 걸린 하늘로부터 순풍이 잘 말렸다
일시의 마취란 걸 모르겠느냐마는 봄이 구운 세상 냄새가 시름없이 참 벅차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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