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게시물ID : readers_37653
    작성자 : kdakkdak
    추천 : 0
    조회수 : 409
    IP : 211.184.***.17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3/06/20 02:55:23
    http://todayhumor.com/?readers_37653 모바일
    민음사 판 롤리타 번역에 대해서 vol.2 (스포가득)(스압가득)
    <p> <br></p> <p> <br></p> <p> <br></p> <p><a target="_blank" href="https://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readers&no=18805">https://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readers&no=18805</a></p> <p> <br></p> <p> <br></p> <p> <br></p> <p>안녕하세요.</p> <p>롤리타를 다시 읽는 김에 </p> <p>롤리타 원서랑 민음사 판이랑 같이 보다가 오역이 너무 심해서 </p> <p>검색해보다 위의 링크글을 알게되서 해당글에 댓들 달려고 오유 가입했어요!</p> <p>원래는 댓글만 달려고 했는데 저도 제가 </p> <p>확인한 오역이나 아쉬운 번역을 정리해보고 싶어서 따로 글을 써봐요.</p> <p>게시글 제목을 뭘로 할지 딱히 생각이 나지 않아 </p> <p>예전에 작성된 링크글 제목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 <br></p> <p> <br></p> <p>롤리타는 읽다보면 2부에서 고비가 오는 듯 해요.</p> <p>험버트와 롤리타가 미국 전역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p> <p>여러 공간에 대한 서술이 폭포처럼 밀려들어오고,</p> <p>여행이 끝난 후에도 둘 사이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p> <p>비틀어지기 시작하면서 화자인 험버트도 한층 더 말을</p> <p>꼬아가면서 하거든요.</p> <p> <br></p> <p>민음사 판에서 1부의 번역은 사실관계가 틀렸다는 느낌이 많이 들지는</p> <p>않는데 2부의 번역은 뒤로 갈수록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p> <p>틀리게 번역한 문장이 많아집니다. </p> <p>전체적으로 소설이 진행되고 험버트가 더 많이 말을 꼬아가면서 역자가 </p> <p>힘에 부쳐한다는 인상이 느껴졌어요. </p> <p> <br></p> <p>아직 다 읽지는 않았고 2부 23장까지 읽었는데 </p> <p>지금 제 손에 문학동네 판은 없어서 두 판본의 비교는</p> <p>할 수 없지만, 제가 느끼기에 민음사 판에서</p> <p>아쉬웠던 부분을 생각나는대로 정리해보려합니다. </p> <p>대략 링크글과 겹치지 않는 부분에서 기억나는 오역이나</p> <p>아쉬웠던 번역을 살펴볼게요. </p> <p> <br></p> <p> <br></p> <p> <br></p> <p> <br></p> <h3>1.</h3> <p> <br></p> <p> <b> ......<span style="color:#cc0000;">쿨프의 처녀</span>는 </b> </p> <p> <b> 돌아서서 문고리를 잡을지도 몰라.</b> </p> <p> <b> 나는 따라가지 않을 거야. 프레스카도 그래.</b> </p> <p> <b> 저 <span style="color:#cc0000;">매춘부</span>도 안 갈 거야.</b>  p.25 </p> <p> <br></p> <p> <span style="color:#4c0099;"> </span><b><span style="color:#4c0099;">...Fräulen von Kulp</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may turn, her hand upon the door;</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I will not follow her. Nor Fresca. Nor</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that Gull.</span></b> </p> <p> <br></p> <p> <br></p> <p>주인공 험버트가 파리에 있던 시절 썼던 혼성 모방 시입니다. </p> <p>무엇에 대한 혼성 모방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T.S.앨리엇의 <b>[Gerontion]</b>이라는 </p> <p>시의 모방이었어요. </p> <p> </p> <p>앨리엇의 시에서는 황량한 집의 이미지를 통해서</p> <p>점점 어떤 위기감이 고양되는데 험버트의 시에서는 그 위기가 농담거리로 </p> <p>패러디되었다고 합니다. 아마 앨리엇의 시에서는 나머지 인물들이 쿨프의 처녀를</p> <p>따라가지 않았을까 싶네요. </p> <p> </p> <p>원문에서 쿨프의 처녀는 <b>Fräulen von Kulp</b>라고 표기되는데</p> <p>이 단어는 사람의 이름인 <b>[폰 쿨프 양]</b>이라는 번역이 적합해 보여요. </p> <p> <b>[Gerontion]</b>에 대한 정식 번역은 없는 것 같은데 매춘부로 번역된 <b>Gull</b>도  </p> <p>보통 갈매기라고 옮기는 듯 합니다. 역자가 어떤 맥락에서 갈매기 대신 매춘부라고 </p> <p>의역을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p> <p> <br></p> <p> <br></p> <p> <br></p> <h3>2.</h3> <p> </p> <p> <br></p> <p> <b> 우연히. 만일 내가 심각한 살인이라도 저지른다면... <만일>이라는 말에 유의하라...(중략)</b> </p> <p> <b> 당신이 만일 나를 죽도록 괴롭히고 싶다면 그저 나를 슬쩍 건드리기만 해도 순간적으로 </b> </p> <p> <b> 불같이 폭발해 버릴 것임을 기억하라 <span style="color:#cc0000;">(아마 이 모든 게 잘 고쳐지리라)</span>. </b> </p> <p> <b> 때로 나는 꿈 속에서 누굴 죽이려 한다.</b>  p.67 </p> <p> <br></p> <p> <br></p> <p> <span style="color:#4c0099;"> <b>  Incidentally: if I ever commit a serious murder . . . Mark the "if." (중략)</b></span> </p> <p> <span style="color:#4c0099;"><b> If and when you wish to sizzle me to death, remember that only a spell of insanity could</b></span> </p> <p> <span style="color:#4c0099;"><b> ever give me the simple energy to be a brute (all this amended, perhaps).</b></span> </p> <p> <span style="color:#4c0099;"><b> Sometimes I attempt to kill in my dreams.</b></span> </p> <p> <br></p> <p> <br></p> <p>험버트가 자신의 일기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상황을 가정하는 문장입니다. </p> <p>이 서술에는 한가지 트릭이 있는데, 현재 험버트는 살인을 저지른 죄로</p> <p>구속이 된 상태에서 본인의 기억에 의존해 잃어버린 일기를 다시 작성합니다. </p> <p>그리고 일기에서 본인이 살인을 저지르는 상황을 가정하는 부분에</p> <p>실제로 살인을 저지른 정황(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하는)을 덧붙입니다.</p> <p>게임에 비유하자면 2회차 플레이어를 위해 준비된 컨텐츠에 해당되는 문장입니다.   </p> <p>따라서 <b>[아마 이 모든 게 잘 고쳐지리라]</b>라는 문장은 <b>[아마 이 부분은 수정되었을 것이다]</b>라는</p> <p>번역이 자연스럽습니다. </p> <p> </p> <p>작가의 의도를 헤아리지 않더라도 <b>amended</b>라는 동사는 과거형이고 </p> <p>수정될 것이라는 해석보다는 수정되었다는 해석이 자연스러운데,</p> <p>심지어 같은 챕터 안에서 같은 동사를 사용한 다른 문장은 잘 번역을 해놓고</p> <p>왜 미래에 대한 가정으로 문장을 번역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p> <p> </p> <p>원문의 <b>spell of insanity</b>라는 단어도 소설에서 중요하게 반복되는 단어인데</p> <p>의역보다 직역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 문장이었습니다. </p> <p> <br></p> <p> <br></p> <h3>3.</h3> <p> <br></p> <p> </p> <p> <b> "싫어, 키스 놀이 같은 것은 생략하고 빨리 밥 먹으러 가요" </b> </p> <p> <b> 내가 화들짝 놀란 것은 바로 그때 였다.  (중략)</b> </p> <p> <b> </b> </p> <p> <b> "왜 그러시나요, 아가씨?" 나는 그녀의 머리카락 속에다 웅얼거린다(나도 모르게 흘러나온다).</b> </p> <p> <b> "그걸 알아야 한다면, 아빤 길을 잘못 접어든 거예요"</b> </p> <p> <b> "그럼 옳은 걸 가르쳐주세요"</b> </p> <p> <b> "조금 있다가 전부" 꼬마 난봉꾼이 말했다. </b> </p> <p> <b> 그대가 기어오른다. 그대의 가슴이 쿵쾅거린다. 격정에 휩싸여 나의 남성을 불태운다. </b> </p> <p> <b> 엘리베이터가 덜컹거리는 소리. 멈춤. 다시 덜컹거리는 소리. 복도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b> </p> <p> <b> 죽음 외에는 어느 누구도 그대를 앗아가지 못하리. 여리디여린 소녀여, 오! 그대, 생각할수록</b> </p> <p> <b> 사랑스럽구나. 그 어느 것도 그대를 앗아가지 못하리.</b>  p.166 </p> <p> <br></p> <p> <br></p> <p> <b><span style="color:#4c0099;"> She said: "Look, let's cut out the kissing game and get something to eat." </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It was then that I sprang my surprise.   (중략)</span></b> </p> <p> <b><br></b> </p> <p> <b><span style="color:#4c0099;"> "What's the katter with misses?" I muttered (word-control gone) into her hair.</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If you must know," she said, "you do it the wrong way."</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Show, wight ray."</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All in good time," responded the spoonerette.</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Seva ascendes, pulsata, brulans, kitzelans, dementissima. Elevator</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clatterans, pausa, clatterans, populus in corridoro. Hanc nisi mors mihi</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adimet nemo! Juncea puellula, jo pensavo fondissime, nobserva nihil</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quidquam</span></b> </p> <p> <br></p> <p> <br></p> <p>일단 아쉬운 번역으로 가져왔지만 이 부분은 번역하기 굉장히 어려운 문장이긴 합니다. </p> <p>원문에서 마지막 구절은 영어가 아니라 라틴어처럼 보이지만,</p> <p>순수한 라틴어가 아니라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의 어휘를 라틴어 뉘앙스의 발음이 </p> <p>나도록 변형한 단어들이 섞여있습니다. </p> <p> </p> <p>지금이야 이런 문장을 쉽게 검색해 볼 수 있지만, 번역 작업을 할 당시에는 이런</p> <p>기상천외한 문장에 대한 정보를 찾기 어려웠을 듯 합니다. </p> <p>그래서인지 민음사 판에서도 번역된 문장 바로 옆에 원문을 실어놨습니다. </p> <p>저도 검색으로 찾은 해당 문장에 대해 토론을 하는 스레드를 읽고 내용을 유추하게 되었어요.</p> <p> </p> <p>토론에서 다른 부분들의 의미는 비교적 쉽게 정리되었는데 <b>Seva</b>라는 단어의 해석은</p> <p>쉽게 결론이 나지 않다가 프랑스어에서 활력이나 포도주의 향을 의미하는<b> sève</b>의 </p> <p>변형 같다는 의견이 제시되었고 저는 이 의견이 제일 그럴 듯 해 보였습니다.</p> <p> <br></p> <p>토론의 내용을 참고해서 제 임의대로 해석해보자면,</p> <p> </p> <p> <b> </b> </p> <p> <b>도취된 향기가 솟구친다, 맥동한다, 불타오른다, 간지럽힌다, 혼을 빼놓는다. </b> </p> <p> <b>엘리베이터가 딸깍거림, 멈춤, 딸깍거림, 복도에 모여있는 군중들.</b> </p> <p> <b>죽음 외에는 그 누구도 그대를 앗아가지 못하리!</b> </p> <p> <b>작고 여린 소녀여, 나는 깊은 생각에 잠긴채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b> </p> <p> </p> <p> </p> <p>분명 번역이 어려운 문장이긴 하지만, 마지막 <b>[nobserva nihil quidquam]</b>은</p> <p>변형된 단어가 없는 라틴어인데 <b>[그 어느 것도 그대를 앗아가지 못하리]</b>로 </p> <p>기본적인 의미에서 너무 많이 벗어나도록 의역한 것 같아 아쉬운 느낌입니다. </p> <p> <br></p> <p>또한 원문을 살펴보면 중략 이후의 내용에서 험버트는 단어의 앞글자를 바꿔서 말합니다. </p> <p>이는 깜짝 놀란 험버트가 말의 '형식'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진 듯 보입니다. </p> <p>따라서 원문의 <b>[word-control gone]</b>에 대한 번역은 </p> <p> <b>[나도 모르게 흘러나온다]</b>라는 해석보다 <b>[통제할 수 없는 말이 흘러나온다]</b>라는 </p> <p>해석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합니다. </p> <p> <br></p> <p> <br></p> <p> <br></p> <h3>3.5 </h3> <p> <b>이 부분에 대한 사족 </b> </p> <p>    </p> <p> <b>(번역에 대한 내용은 아니니까 읽기 번거로우시면 그냥 넘어가세요)</b> </p> <p> <br></p> <p> </p> <p> </p> <p>험버트의 통제할 수 없는 말은 굉장히 정교하게 진행됩니다. </p> <p>처음에는 <b>[키스하는데 무슨 문제 있어?]</b>라는 의미의 <b>matter with kisses</b>를</p> <p> <b>katter with misses</b>라고 잘못 말합니다. 여기서는 원래의 의미가  </p> <p>잘못된 의미보다 더 우세해 보여요. </p> <p> <br></p> <p>그 다음에 험버트가 잘못 말하는 <b>["Show, wight ray."]</b>의 원래 의미는</p> <p> <b>[옳은 방법을 알려줘]</b>이지만, 이 말은 <b>[Show, white ray]</b> </p> <p>즉, <b>[밝은 빛을 내려줘]</b>라고도 읽히는 듯 합니다. </p> <p>작가인 나보코프가 교묘하게 두 문장이 동시에 성립하도록 </p> <p> <b>Let me know</b> 대신 <b>Show</b>라는 동사를  </p> <p>사용한 점에 주목해 보세요. </p> <p>여기서는 원래의 의미와 잘못된 의미가 서로 비등해 보입니다. </p> <p> <br></p> <p>그리고 이제 통제할 수 없는 말이 본격적으로 나옵니다. </p> <p>험버트는 더이상 영어로 말 할 수 없습니다. </p> <p>여기서는 전도된 형식이 더 우세해집니다. </p> <p>이 구절의 마지막 문장은 </p> <p> <b>[작고 여린 소녀여, 나는 깊은 생각에 잠긴채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b>라고 </p> <p>해석되는데 어째서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할까요?</p> <p>그가 바로 직전에 밝은 빛을 요구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p> <p>어둠 속에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는 결론이 </p> <p>나옵니다.  </p> <p> <br></p> <p>험버트가 잘못 내뱉은 말은 단순히 의미없는 말이 아니며</p> <p>원래 했어야 할 말에 종속된 말도 아닙니다. </p> <p>그 말들은 완전히 독립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p> <p>그걸 보여주는 나보코프의 세련된 방식, </p> <p>그저 선형적으로 양을 늘려가는 방식이 아니라 <b>[아무것도 보지 못한다]</b>라는</p> <p>마지막 문장을 통해 <b>[빛을 내려줘]</b>라는 이전의 문장을 단순한 우연으로 볼 수 없게 만드는,</p> <p>이 세련된 방식이 정말로 감탄스러워요. </p> <p> </p> <p> </p> <p>저에게 나보코프의 글은 '짙은 은유'로 다가오는데</p> <p>이 구절들에서 그 질감이 특히 압축되어 있다고 느껴집니다. </p> <p>저는 사람들이 현실과 현실이 아닌 것 혹은 현실과 소설을 구분하는 방식이 '직유'와</p> <p>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원관념과 거길 향해 다가가는 보조관념의</p> <p>명확한 관계가 있다고 여기는 방식이지요.</p> <p> </p> <p>하지만 이 구절에서는 잘못된 의미와 참된 의미의 관계,</p> <p>원관념과 보조 관념 사이의 관계가 사라집니다. </p> <p>둘은 모두 고유한 현실을 갖고 있고 무엇이 원관념이고</p> <p>보조 관념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됩니다. </p> <p>이는 상대적으로 '은유'에 가까운 방식이고 </p> <p>비유적으로 말하면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알 수</p> <p>없는 호접몽과 같지요. </p> <p> </p> <p>소설 후반부에 나오는 험버트와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퀼티의 관계도</p> <p>유사한 질감을 전달합니다. </p> <p>개인적인 의견과 취향이지만 민음사 판의 역자는 번역의 질 뿐 아니라,</p> <p>사실주의와 반사실주의를 명확히 갈라놓는 입장에서 </p> <p>번역을 한 것 같아 아쉽기도 했습니다.   </p> <p> <br></p> <p> <br></p> <p> <br></p> <p> <br></p> <p> <br></p> <p> <br></p> <p> <br></p> <h4>일단 1부에서 생각나는 건 이 정도입니다. <br>링크글에도 1부의 번역에 대한 지적이 있긴 한데<br>2부만큼 오역이 막 쏟아지지는 않아서<br>책을 읽을 때 크게 유의하면서 읽지 않아 기억에 덜 남은 것 같아요. <br>아래부터는 2부에 있는 내용입니다. </h4> <p> <br></p> <p> <br></p> <p> <br></p> <p> <br></p> <p> <br></p> <p> <br></p> <h3>4.</h3> <p> <br></p> <p> <br></p> <p> <b>그때는 그녀도 나도 뇌물이라는 돈의 위력이 나중에 나의 신경과 그녀의 도덕을 </b></p> <p> <b> 얼마나 황폐화시킬지 미처 생각지 못했다.</b>  p.202 </p> <p> <br></p> <p> <br></p> <p> <b><span style="color:#4c0099;"> In those days, neither she nor I had thought up yet the system of</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monetary bribes which was to work such havoc with my nerves and her morals</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somewhat later.</span></b> </p> <p> </p> <p> </p> <p>번역본에서는 험버트가 롤리타에게 '뇌물'과 같은 용돈을 이미 주고있으며,</p> <p>그 파급효과를 예상하지 못한 듯이 서술합니다. </p> <p> <b>원문은 험버트가 롤리타를 쉽게 다루기 위해 '뇌물'을 주는 방식을 아직 </b> </p> <p> <b>고안하지 못했다고 쓰여있습니다. </b> </p> <p> </p> <p>이 다음에 이어지는 문장들은 아직 뇌물을 생각해내지 못한 험버트가 </p> <p>롤리타를 다루기 위해 사용하는 세 가지 비열한 방식을 보여줍니다. </p> <p>1부의 도취된 사냥꾼 여관에서 롤리타가 비어있는 자신의 지갑을 </p> <p>보여주자 험버트는 '그걸 채우는건 시간 문제야'라고 농담으로 답하는 </p> <p>장면에서 나중에 지급하게 될 뇌물의 존재가 처음 암시됩니다. </p> <p> <br></p> <p> <br></p> <p> <br></p> <p> <br></p> <h3>5. </h3> <p> <br></p> <p> <br></p> <p> <b>로는 경치를 보는 눈이 없을 뿐 아니라 내가 여기저기 황홀한 곳들을 지적하면</b></p> <p> <b> 굉장히 화를 냈다. 우리들의 별 가치 없는 행로의 주변에 늘 존재했던 그 섬세한</b> </p> <p> <b> 아름다움에 꽤 오랬동안 노출되고 난 후에야 비로소 나는 경치에 대한 그녀의 </b> </p> <p> <b> 이런 반응들을 인식할 수 있었다.</b>  p.207 </p> <p> <br></p> <p> </p> <p> <b><span style="color:#4c0099;">Not only had Lo no eye for scenery but she furiously resented my</span></b></p> <p> <b><span style="color:#4c0099;"> calling her attention to this or that enchanting detail of landscape; which</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I myself learned to discern only after being exposed for quite a time to the</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delicate beauty ever present in the margin of our undeserving journey. </span></b> </p> <p> </p> <p> </p> <p>번역본에서 험버트가 오랜 시간이 걸려 인식한 것은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로의 분노지만, </p> <p>원문에서 그가 오랜 시간이 걸려 인식한 것은 로의 분노가 아니라 풍경이 지닌 <b>[별 가치 없는 행로의 주변에 늘</b></p> <p> <b>존재했던 그 섬세한 아름다움]</b>입니다.  </p> <p> </p> <p>1부에서 있었던 아쉬운 번역은 말그대로 아쉬운 번역이 많았는데 </p> <p>2부가 시작되면서 아쉬운 번역이 아닌 오역이 점차 등장합니다. </p> <p> <br></p> <p> <br></p> <p> <br></p> <p> <br></p> <h3>6. </h3> <p> <br></p> <p> <br></p> <p> <b>그림과 같은 <span style="color:#cc0000;">경치</span>가 보여주는 역설이랄까. </b> p.207</p> <p> <br></p> <p> </p> <p> <b><span style="color:#4c0099;"> paradox of pictorial thought,</span></b> </p> <p> </p> <p> </p> <p>바로 다음 문장입니다. <b>역설의 주체</b>는 그림과 같은 '경치'가 아니라,</p> <p> <b>이미지로 떠오르는 그림과 같은 '생각'</b>입니다.  </p> <p> </p> <p>이 다음 문장에서 험버트가 어린 시절 유럽의 세면실에서 </p> <p>미국의 풍경을 그린 오일 클로스 그림을 보았고 </p> <p>처음에는 미국에서 보게된 풍경을 그 그림의 복제로 보았지만</p> <p>점차 그보다 더 생생한 아름다움을 지닌 대상으로 보게되었다는</p> <p>서술이 이어집니다.</p> <p> </p> <p>결국 오일 클로스 그림에 대한 기억이 역설을 일으켰다는 점에서</p> <p>그림과 같은 생각이라는 해석이 더 자연스럽습니다.</p> <p> </p> <p>맥락을 따질 것도 없이 <b>[thought]</b>라는 명확한 단어를 왜 의역했는지 모르겠습니다. </p> <p>개인적으로 이 부분들은 롤리타라는 소설 속에 있는 프루스트적인</p> <p>순간들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p> <p> <br></p> <p> <br></p> <p> <br></p> <h3>7.</h3> <p> <br></p> <p> <br></p> <p> <b>띄엄띄엄 죽 서 있는 나무들의 그름자가 지평선 앞에 드리워져 있고</b></p> <p> <b> 클로버가 깔린 들판 위에는 아직도 따가운 정오의 햇살이 내리쬔다.</b> </p> <p> <b> 그리고 클로드 로렌 풍의 구름은 점점 사라지는 배경과 대조되어 </b> </p> <p> <b> 뽀얗게 푸르른 창공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아니 그건 다시 비를</b> </p> <p> <b> 잔뜩 머금은 엄한 엘 그레코 풍의 수평선이 된다. 그리고 흘끗 보이는 </b> </p> <p> <b> 목이 검게 탄 농부, 졸졸 흐르는 물과 거친 초록색 옥수수밭이 교차되어 </b> </p> <p> <b> 캔자스의 어떤 곳은 꼭 부챗살이 펼쳐지듯 줄지어 돌아갔다. </b> p.208 </p> <p> </p> <p> </p> <p>원문에서 나보코프는 하나의 풍경이 여러가지 인상을 가졌거나,</p> <p>혹은 여러 풍경에 대한 인상이 하나의 풍경으로 합쳐지는 듯한 뉘앙스의 문장을 </p> <p>구사합니다. 번역본의 문장은 오역은 아니지만 나보코프의 의도를 잘 살리지</p> <p>못한 채 개별 풍경에 대한 묘사처럼 읽힙니다. </p> <p> <br></p> <p>원문을 가져오는 대신 원문을 임의대로 해석하자면,</p> <p> </p> <p> </p> <p> <b>지평선을 배경으로 한 줄로 늘어선 나무들의 실루엣과</b></p> <p> <b> 클로버로 뒤덮인 들판 위에 떠있는 여전히 뜨거운 정오의 햇살과</b> </p> <p> <b> 점점 사라지는 배경과 대비되어 겹겹이 쌓인 구름이 안개처럼 자욱한 푸른 하늘에</b> </p> <p> <b> 선명하게 새겨진 클로드 로렌 풍의 구름이 있었던 것 같다. </b> </p> <p> <b> 아니 그건 다시 잉크 같은 비를 잔뜩 머금은 엄격한 엘 그레코 풍의 지평선이었거나,</b> </p> <p> <b> 미라처럼 검게 탄 농부의 목이 스쳐 지나가는 모습이거나, </b> </p> <p> <b> 캔자스의 어딘가에서 은빛으로 졸졸 흐르는 물과 거친 초록색 옥수수밭이</b> </p> <p> <b> 교차되어 나타나는 줄무늬가 부채꼴 안에 배열된 모습이었던 것 같다.  </b> </p> <p> </p> <p> </p> <p> <b>[아니 그건 다시]</b>를 기준으로 각각 3개의 풍경이 위아래로 놓여있고 </p> <p>위아래의 문장이 서로 대응하도록 문단이 구성되어있습니다. </p> <p> <br></p> <p>원문에서는 위아래의 문장에 동일하게 <b>horizon</b>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p> <p>번역본에서 그걸 각기 지평선과 수평선이라고 떨어뜨려 번역하여 </p> <p>나보코프의 의도와는 다르게 완전히 별개의 풍경처럼 느껴집니다.</p> <p> </p> <p>또한 역자가 외래어 사용을 지나치게 경계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합니다.</p> <p>실루엣을 그림자라고 번역해서 해당 내용이 땅에 지는 그림자를 말하는지,</p> <p>어떤 물체가 빛을 등져서 검은 덩어리로 보이는 현상을 말하는지 </p> <p>혼란을 야기합니다. </p> <p> <br></p> <p> <br></p> <p> <br></p> <h3>8. </h3> <p> <br></p> <p> <br></p> <p> <b> 밤에는 큰 트럭들이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색색가지 불을 켜고</b> </p> <p> <b> 어둠 속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뒤에 온 작은 세단에 밀려나곤 했다.</b>  p.208 </p> <p> <br></p> <p> </p> <p> <b><span style="color:#4c0099;"> At night, tall trucks studded with colored lights, like dreadful giant</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Christmas trees, loomed in the darkness and thundered by the belated little</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sedan.</span></b> </p> <p> </p> <p> </p> <p>번역본은 트럭 뒤에 세단이 붙은 상황을 보여주지만, </p> <p>원문에서 '뒤에서 나타났었다'라는 의미의 <b>[loomed]</b>라는 동사의 주어는 트럭입니다. </p> <p>따라서 원문은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거대한 트럭이 세단의 뒤에 따라붙는 상황을 보여줍니다.</p> <p>상황을 정반대로 그려놓으니 (트럭이 세단을 향해) '천둥 같은 경적을 울리다'라는 의미로 사용된</p> <p> <b>[thundered]</b>에 대한 해석이 번역본에서는 쏙 빠져버리고  </p> <p>뒤에서 나타난 세단에게 어째서 트럭이 얌전히 '밀려나서' 길을 비켜주는지 </p> <p>의구심이 들게 합니다. </p> <p> <br></p> <p> <br></p> <p> <br></p> <h3>9. </h3> <p> <br></p> <p> <br></p> <p> <b> <span style="color:#cc0000;">독립</span>, 미주리, 옛 오리건 산길의 출발점.</b>  p.213 </p> <p> <br></p> <p>오리건 트레일이 시작되는 도시 인디펜던스를 고유명사로 </p> <p>해석하지 않고 독립이라고 번역했습니다. </p> <p> <br></p> <p> <br></p> <p> <br></p> <h3>10.</h3> <p> <br></p> <p> <br></p> <p> <b>위층에는 스튜디오가 있는데 그는 <span style="color:#cc0000;">그 낡은 가짜를 조금 페인트칠했다.</span> </b> p.247</p> <p> <br></p> <p> </p> <p> <b><span style="color:#4c0099;">Upstairs he had a studio--he painted a little, the old fraud.</span></b></p> <p> </p> <p> </p> <p>이 번역은 특히 황당합니다. 문장이 꼬여있지 않은 데도 </p> <p> <b>[그림을 그렸다]</b>라는 동사를 <b>[페인트칠했다]</b>라고 번역합니다.  </p> <p> </p> <p>이 문장은 비어즐리에 정착한 험버트의 이웃 게스톤 고딘과 </p> <p>그의 집을 묘사하는 부분 중 일부입니다. </p> <p>원문을 해석하자면, </p> <p> <b>[그는 위층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오래된 사기꾼에 관한 그림 몇 점을 그렸다]</b> </p> <p>가 될 듯합니다. </p> <p> </p> <p>게스톤은 험버트가 평가절하하는 인물인 동시에 여러모로</p> <p>험버트와 겹쳐지는 인물입니다. </p> <p>여기서 언급되는 게스톤의 스튜디오에는 동성애 성향을 지녔던 여러 작가들의</p> <p>그림이 장식되어 있고 이는 그가 동성애자라는 암시 중 하나 입니다. </p> <p> </p> <p>다음 문단에서 험버트는 그의 집보다 자기 집에서 그와 체스를 두는 편을 선호하는</p> <p>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동성애에 대한 험버트의</p> <p>태도를 드러냅니다. </p> <p> </p> <p>공교롭게도 1부의 램즈데일에서 샬롯은 험버트가 이층의 방에서 하숙하기 전에</p> <p>그 방을 <b>[세미 스튜디오]</b>라고 불렀습니다.  </p> <p> <br></p> <p> <br></p> <p> <br></p> <h3>11.</h3> <p> <br></p> <p> <br></p> <p> <b>쌍쌍이 음악회를 즐긴다. 대리석처럼 고요한 얼굴의 <span style="color:#cc0000;">프랑스인 둘이 나란히 </span></b></p> <p> <b><span style="color:#cc0000;"> 앉았고, </span>험버트 씨의 음악 좋아하는 어린 딸은 아버지의 오른쪽에, 그리고</b> </p> <p> <b> W 교수의 음악 좋아하는 어린 소년은 G.G 씨의 왼편에 앉았다. </b> p.257 </p> <p> <br></p> <p> <br></p> <p> <b><span style="color:#4c0099;"> Enjoying, in duplicate, a concert: two marble-faced,</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becalmed Frenchmen sitting side by side, with Monsieur H. H.'s musical</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little girl on her father's right, and the musical little boy of Professor W.</span></b> </p> <p> <br></p> <p> <br></p> <p>원문에서 프랑스인의 곁에 나란히 앉은 대상은 다른 프랑스인이 아닌</p> <p>험버트의 딸과 W 교수의 아들입니다. 즉 대칭을 이루고 앉아있는</p> <p>두 명의 대리석 얼굴의 프랑스인은 각각 험버트와 게스톤 고딘(G.G)입니다. </p> <p> </p> <p>번역본에서는 두 프랑스인이 나란히 앉았다고 서술하기 때문에 </p> <p>그들 사이에 각각 소녀와 소년을 끼고 앉은 험버트, 게스톤과 </p> <p>두 프랑스인이 다른 인물로 비쳐지도록 서술되었습니다. </p> <p> <br></p> <p> <br></p> <p> <br></p> <h3>12.</h3> <p> <br></p> <p> <br></p> <p> <b> 이바 로즌은 <span style="color:#cc0000;">프랑스에서 온</span> 귀여운 아이였는데, 뛰어나게 아름답지는 </b> </p> <p> <b> 않았지만 완벽한 사춘기의 모습이라든가 방황하는 눈빛, 튀어나온 </b> </p> <p> <b> 광대뼈등이 통찰력 있는 아마추어에게는 그런 대로 매력이 있었다. (중략)</b> </p> <p> <b> <span style="color:#cc0000;">다른 민족과 피가 섞인 위대한 붉은 머리 종족이었다.</span></b>  p.258 </p> <p> <br></p> <p> <br></p> <p> <b><span style="color:#4c0099;"> Eva Rosen, a displaced little person from France, was on the other hand</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a good example of a not strikingly beautiful child revealing to the</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perspicacious amateur some of the basic elements of nymphet charm, such as a</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perfect pubescent figure and lingering eyes and high cheekbones. (중략)</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her likes--the great clan of intra-racial redheads;</span></b> </p> <p> </p> <p> </p> <p>이바 로즌이 프랑스 출신이라는 점을 설명할 때 원문에서 <b>[displaced]</b>라는 </p> <p>형용사를 사용하고 이는 단순한 이민보다 망명의 의미로 해석되는 표현입니다. </p> <p>험버트가 비어즐리에 정착한 1948년의 상황을 감안하면</p> <p>그녀는 2차 대전 시기 프랑스에서 망명온 유대인으로 보여집니다.</p> <p> </p> <p>중략 이후의 나머지 부분에서 그녀의 붉은 머리에 대한 </p> <p>험버트의 인종적 시선이 드러납니다.</p> <p> <b>[intra-racial redheads]</b>를 직역하자면, <b>[내부의 - 인종적인 붉은 머리들]</b>인데 </p> <p>전체 문장을 의역하자면, </p> <p> <b>[그녀의 동족들은 근친상간에 가깝게 교배하여 </b> </p> <p> <b>그들의 인종적 특징인 붉은 머리를 유지하는 대단한 족속들이다] </b> </p> <p>라는 의미로 보여집니다. </p> <p> </p> <p>분명 번역이 어려운 문장이기는 하지만</p> <p>어떻게 <b>[intra]</b>라는 단어를 다른 민족과 피가 섞이다라고</p> <p>번역했을까요..?</p> <p> </p> <p>여기서 등장한 붉은 머리의 이미지는 롤리타가 참여하는 연극</p> <p> <b>[도취된 사냥꾼들]</b>에서 여섯 명의 사냥꾼들이 쓰는 붉은 모자에서  </p> <p>반복됩니다. </p> <p> <br></p> <p> <br></p> <p> <br></p> <h3>13.</h3> <p> <br></p> <p> <br></p> <p> <b>모나의 어머니가 받았다. <span style="color:#cc0000;">"예, 집에 있어요"</span> 그러고는</b></p> <p> <b> 어머니 특유의 정중한 즐거움에서 뜻없이 웃으며 소리친다.</b> </p> <p> <b> "로이한테서 전화 왔다!"</b>  p.276 </p> <p> <br></p> <p> <br></p> <p> <b><span style="color:#4c0099;"> Mona's mother answered: "Oh yes, she's in" </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and retreated with a mother's neutral laugh of polite pleasure </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to shout off stage "Roy calling!"</span></b> </p> <p> </p> <p> </p> <p>이 장면은 연극을 배우기 시작한 롤리타가 점차 자신을 </p> <p>속이려한다는 인상을 받은 험버트가 그녀의 거짓말을 </p> <p>파헤치기 위해 롤리타의 친구 모나에게 전화하는 장면입니다. </p> <p> </p> <p>모나의 어머니는 험버트를 로이(모나와 썸을 타는 남자 아이)로</p> <p>착각하고 로이에게 전화가 왔다고 모나에게 알립니다. </p> <p>그런데 번역본에서는 험버트를 로이로 착각한 모나의 어머니가 </p> <p>뜬금없이 자식 또래의 남자 아이에게 존댓말을 사용합니다. </p> <p> </p> <p>영어는 존댓말이 없기에 문제가 없지만 한국어의 특성을 </p> <p>고려하지 않은채 직역한 문장으로 보입니다. </p> <p> </p> <p>덕분에 모나의 어머니가 험버트의 전화를</p> <p>일부러 로이라고 소개하는 상황인지,</p> <p>단순히 험버트를 로이라고 착각한 상황인지 알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p> <p> </p> <p>처음 읽었을 때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었는데</p> <p>오역이 많다는 점을 염두해 두고 다시 읽어보니 </p> <p>그제야 이 장면이 이해가 되네요.  </p> <p> <br></p> <p> <br></p> <p> <br></p> <h3>14.</h3> <p> <br></p> <p> <br></p> <p> <b> 한 열 발자국쯤 떨어진<span style="color:#cc0000;">(신은 잘 보이지 않지만 아직 우리와 함께 있다)</span></b> </p> <p> <b> 전화 부스의 유리 속에서 그녀는 줄을 오그려쥐고 수화기에 바싹 밀착하고 있다가</b> </p> <p> <b> 나를 곁눈으로 보고 얼른 몸을 돌리더니 급히 수화기를 놓는다. </b> p.280 </p> <p> <br></p> <p> <br></p> <p> <b><span style="color:#4c0099;"> some ten paces away Lolita, though the glass</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of a telephone booth (membranous god still with us), cupping the tube,</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confidentially hunched over it, slit her eyes at me, turned away with her</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treasure, hurriedly hung up, and walked out with a flourish.</span></b> </p> <p> </p> <p> </p> <p>험버트와 크게 싸운 롤리타가 집 밖으로 뛰쳐나가고</p> <p>험버트가 그 뒤를 쫓다가 공중 전화 부스 속의 롤리타를 발견하는 장면입니다. </p> <p>여기서 원문의 괄호 속에 있는 <b>[membranous god]</b>을 직역하면 </p> <p> <b>막(횡경막 같은 생물의)의 신</b>이고 이를 다듬으면 <b>[장막의 신]</b> 정도로  </p> <p>해석할 수 있습니다. </p> <p> </p> <p>따라서 해당 문장은 미친 듯이 롤리타를 뒤쫓아온 험버트의 앞에</p> <p>여전히 공중 전화 부스의 유리가 놓여있는 상황을 </p> <p> <b>[여전히 우리 사이에는 장막의 신이 놓여 있었다]</b>라고 표현하는 동시에 </p> <p>그들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p> <p> </p> <p>다음 문장에서 롤리타는 180도 태도를 바꿔 험버트에게 </p> <p>살갑게 다가가는데  여기서 언급되는 장막의 신으로 인해</p> <p>그녀의 태도가 모종의 음모를 숨긴 거짓된 태도라는 인상이</p> <p>짙어집니다. </p> <p> </p> <p>번역본은 글쎄요... 의역을 하려면 </p> <p>기본적으로 앞 뒤 문맥을 파악했어야하지 않았을까요?</p> <p> <br></p> <p> <br></p> <h3> <br>15. </h3> <p> <br></p> <p> <br></p> <p> <b> 집을 향해 가고 있는 <span style="color:#cc0000;">어린 순례자</span>가 다시 밤나무 성으로 가는 </b> </p> <p> <b> 구불구불한 길에 나타났을 때는 적어도 약 한 시간 반 정도가</b> </p> <p> <b> 흐른 뒤였다</b>.  p.289 </p> <p> <br></p> <p> <b><span style="color:#4c0099;"> At least an hour and a half must have elapsed when this homeward-bound little</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pilgrim appeared on the winding road leading to Chestnut Castle.</span></b> </p> <p> </p> <p> </p> <p>롤리타와 다시 떠난 여행에서 험버트는 캐스빔이라는 마을에 들렀습니다. </p> <p>그는 마을을 향해 걸어가는 길에서 이 마을과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p> <p>순례자들이 등장하는 옛 그림에 비유합니다.</p> <p> </p> <p>그리고 이 문장은 볼일을 마치고 숙소를 향해 돌아가는 </p> <p>험버트를 그림 속의 순례자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으므로 어린 순례자보다</p> <p>작은 순례자라는 표현이 적절해 보입니다. </p> <p> <br></p> <p> <br></p> <p> <br></p> <h3>16. </h3> <p> <br></p> <p> <br></p> <p> <b>예상했듯이 불쌍한 시인은 제3장, 그 불어로 말하는 부분에서</b></p> <p> <b> 실수를 하고 말았단다. 기억나? [너의 애인 시멘에게 말하는 것을</b> </p> <p> <b> 잊지 마라. 호수가 아름다워 너를 그곳으로 안내하겠다.] 아름다운 행운이여!</b> </p> <p> <b> [너를 그곳에] - 혀가 꼬이는 것 같아!</b>  p.303 </p> <p> <br></p> <p> <br></p> <p> <b><span style="color:#4c0099;"> "As expected, poor Poet stumbled in Scene III when arriving at the bit</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of French nonsense. Remember? Ne manque pas de dire þ ton amant, Chimõne,</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comme le lac est beau car il faut qu'il t'y mène. Lucky beau! Qu'il t'y</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What a tongue-twister! </span></b> </p> <p> <br></p> <p> <br></p> <p>여행을 떠난 롤리타에게 모나가 보낸 편지의 내용입니다. </p> <p>험버트는 이 편지에 무언가 감춰져 있다고 느끼지만 심신이 지친 상태여서</p> <p>깊게 파고들기를 포기합니다. </p> <p> </p> <p>이 편지에서 모나는 연극에서 자신이 맡았던 시인을 연기하면서</p> <p>프랑스어로 된 대사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p> <p>모나가 두 번 반복해서 언급하는 프랑스어 <b>[너를 그곳에]</b>는 </p> <p>험버트를 쫓아오는 퀼티에 대한</p> <p>중요한 단서입니다. </p> <p> </p> <p>이 부분은 번역을 하더라도 </p> <p>원문의 단어를 주석으로 달아주었다면 어땠을까하네요.  </p> <p> <br></p> <p> <br></p> <p> <br></p> <h3>17.</h3> <p> <br></p> <p> <br></p> <p> <b> 로가 익살스레 차를 굴리는 게 보였다. 그리고 엔진도 분명히 움직인다.</b> </p> <p> <b> 내 기억엔 엔진도 끄고 <span style="color:#cc0000;">비상 브레이크도 걸어두었는데</span>,</b>  p.311 </p> <p> <br></p> <p> <br></p> <p> <b><span style="color:#4c0099;"> I could make out Lo ludicrously at the wheel, and the</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engine was certainly running--though I remembered </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I had cut it but had not applied the emergency brake;</span></b> </p> <p> </p> <p> </p> <p>타이어가 펑크난 상황에서 험버트가 자신을 쫓아오던 퀼티에게</p> <p>다가가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로가 차를 움직이는 상황입니다. </p> <p>원문에서 험버트는 비상 브레이크는 걸어두지 않았다고 기억하네요.</p> <p> <br></p> <p> <br></p> <p> <br></p> <h3>18.</h3> <p> <br></p> <p> <br></p> <p> <b>그 상자의 권총을 주머니 속에 넣어두라구 - 그래야 때가 되면 정신 이상으로</b></p> <p> <b> 저질렀다고 <span style="color:#cc0000;">변명할 수 있잖아.</span> </b> p.312 </p> <p> <br></p> <p> <br></p> <p> <b><span style="color:#4c0099;"> -to transfer the weapon from box to pocket</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so as to be ready to take advantage of the spell of</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insanity when it does come.</span></b> </p> <p> <br></p> <p> <br></p> <p>퀼티의 추적에 점점 미쳐가는 험버트가 총을 꺼내기 쉬운 위치로</p> <p>옮겨야겠다고 결심하는 장면입니다. </p> <p>앞서 언급했던 <b>[spell of insanity]</b>라는 표현이 반복된 문장입니다. </p> <p>또한, 이득을 취하다라는 의미의 <b>[take advantage]</b>라는 표현도</p> <p>소설에서 중요하게 반복됩니다. </p> <p> </p> <p>소설 내내 누군가가 다른 이의 약점을 이용하는 장면에서 등장하며</p> <p>이후에 험버트가 퀼티에게 읽도록 시키는 자신의 시에서 중요하게 반복되는 표현입니다. </p> <p>해당 표현들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런 단어들의 뉘앙스를 살릴 수 있는</p> <p>번역이 되었다면 어땠을까 아쉽습니다. </p> <p> </p> <p>의역된 문장의 내용도 문맥에 잘 맞지는 않습니다. </p> <p>번역본은 살인 이후 변명거리를 만들어야한다는 내용이지만</p> <p>원문은<b> '자신이 미쳤을 때 상대에게 쉽게 총을 쏠 수 있도록'</b>이라는 </p> <p>내용으로 읽힙니다. </p> <p> <br></p> <p> <br></p> <h3> <br>19. </h3> <p> <br></p> <p> <br></p> <p> <b>어떤 신비스런 의식의 수행자나,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그녀가</b></p> <p> <b> <span style="color:#cc0000;">어른의 행동을 천연스레 흉내내는 동안</span>, 나는 그녀를 어떤 </b> </p> <p> <b> 전략적인 지점에서 지켜보곤 했다. 어둠 속에서 신음소리를 듣는</b> </p> <p> <b> 것처럼 흉내내는 행동, 젊은 새엄마를 처음 대할 때 표정,</b> </p> <p> <b> 푸릇푸릇한 과수원에서 짓밟힌 풀 냄새를 맡을 때, 그녀의 </b> </p> <p> <b> 교묘하고 가늘고 아기 같은 손으로 [없는] 사물을 잡는 흉내를 </b> </p> <p> <b> 낼 때 등.</b>  p.312 </p> <p> <br></p> <p> <br></p> <p> <b><span style="color:#4c0099;"> when I would observe her from some strategic point while she, like a</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hypnotic subject of a performer in a mystic rite, produced sophisticated</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version of infantile make-believe by going through the mimetic actions of</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hearing a moan in the dark, seeing for the first time a brand new young</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stepmother, tasting something she hated, such as buttermilk, smelling</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crushed grass in a lush orchard, or touching mirages of objects with her</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sly, slender, girl-child hands.</span></b> </p> <p> <br></p> <p> <br></p> <p>험버트가 롤리타가 연극을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장면을 </p> <p>회상하는 문장입니다. </p> <p>번역본에서 연습의 일환으로 롤리타가 어른의 행동을 흉내냈다고 쓰여있지만,</p> <p>원문에서 그녀는</p> <p> <b>[sophisticated version of infantile make-believe] - [어린 아이들이 하는 행동의 그럴듯 하고 정교한 여러 양상들]</b>을 </p> <p> <b>[produced] - 연출</b>합니다.  </p> <p> </p> <p>번역문에 포함된 롤리타가 연습하는 행동에 대한 구체적 예시들을 읽어보면</p> <p>그녀가 어른보다 아이의 행동을 연습한다는 점이 더욱 분명해집니다. </p> <p> <br></p> <p> <br></p> <h3> <br>19.5 </h3> <p> <b>다시 한 번 사족</b> </p> <p> </p> <p> </p> <p>저는 이 문장에 대한 번역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며 </p> <p>그 이유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p> <p>이 번역된 문장은 명백히 목적어를 잘못 해석 했을 뿐 아니라 그 외의 뉘앙스에 대해서도 </p> <p>역자가 지나치게 많이 개입했습니다. </p> <p> </p> <p>나보코프는 롤리타가 어린 아이의 행동을 정교하게 연출했다고 서술했을 뿐,</p> <p>흉내내었다고 서술하지 않았습니다.</p> <p>롤리타의 연기가 흉내라면 이는 주어진 기준(흉내의 원본)에 의해 얼마나 잘했고 못했는지에 대한</p> <p>정량적 평가의 대상으로 환원됩니다. </p> <p> </p> <p>롤리타의 연기와 롤리타가 지닌 아름다움은 어떤 원본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p> <p>미국의 풍경이 오일 클로스 그림의 복제에서 벗어나듯이 </p> <p>험버트에게 롤리타는 에너벨의 복제에서 벗어납니다. </p> <p>험버트에게 롤리타란 그 자체로 날개를 갖고 날아가버리는 존재입니다. </p> <p> </p> <p>이 점에 있어서 롤리타라는 소설은 분명히 프루스트의 취향을 계승하고 있으며</p> <p>정신 분석에 대한 부정적 뉘앙스의 패러디를 담고있습니다. </p> <p> <br></p> <p> <br></p> <p> <br></p> <h3>20.</h3> <p> <br></p> <p> <br></p> <p> <b> 그녀의 테니스는 젊은이가 꾸며낼 수 있던 최고의 연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b> </p> <p> <b> 그녀에게 있어서는 이런 흉내내기가 현실을 재는 척도였을 테지만 말이다. </b> p.314 </p> <p> <br></p> <p> <br></p> <p> <span style="color:#4c0099;"><b> Her tennis was the highest point to which I can imagine a young</b></span> </p> <p> <span style="color:#4c0099;"><b> creature bringing the art of make-believe, although I daresay, for her it</b></span> </p> <p> <span style="color:#4c0099;"><b> was the very geometry of basic reality.</b></span> </p> <p> <br></p> <p> <br></p> <p>번역본에는 흉내내기라는 여전히 미묘한 뉘앙스가 깔려있습니다. </p> <p> <b>[최고의 연기]</b>라는 표현보다 <b>[믿음직한 예술] - [the art of make-believe]</b>이라는 표현은 어떨까요? </p> <p> </p> <p>험버트에게 롤리타의 테니스와 롤리타의 연기는 분명히 다른 대상입니다. </p> <p>그녀의 테니스가 좀 더 순수한 아름다움을 지닌 램즈데일에 있던 시절의 롤리타와 이어진다면,</p> <p>그녀의 연기는 배신의 음모를 감추고 있는 절망적인 아름다움으로서 </p> <p>비어즐리에서 험버트를 배신하는 방법을 배우는 롤리타와 이어집니다. </p> <p> </p> <p>이 문장이 포함된 챕터 내내 롤리타가 테니스 치는 모습에는 속임수가 없다는 표현이 반복됩니다. </p> <p> <b>(롤리타가 테니스를 치는 와중에 어두운 비어즐리 생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밝은 미소를 험버트를 향해 지어주는</b> </p> <p> <b>대목을 한 번 상상해 보세요)</b> </p> <p> </p> <p>번역된 문장의 두번째 부분에 적합한 해석은</p> <p> <b>[감히 말하건데, 그녀에게 있어서는 이런 믿음직한 예술이 현실을 이루는 척도였을 테지만 말이다]</b> </p> <p>라고 보여집니다. </p> <p>두번째 문장 또한 특정한 의도를 갖고 이루어지는 연기와 구분되는 테니스의 속성을  드러냅니다. </p> <p> <br></p> <p> <br></p> <p> <br></p> <h3>21.</h3> <p> <br></p> <p> <br></p> <p> <b>그녀는 일상에서 그토록 잔인하고 교묘했지만 공을 다룰 때는 순진하고</b></p> <p> <b> 솔직하고 친절했다. <span style="color:#cc0000;">그래서 아무리 투박하고 불완전해도, 승리를 향해</span></b> </p> <p> <b><span style="color:#cc0000;"> 찌르고 미는, 이류지만 단호한 선수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span> </b> p.316 </p> <p> <br></p> <p> <br></p> <p> <b><span style="color:#4c0099;"> She who was so cruel and crafty in everyday life, revealed an</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innocence, a frankness, a kindness of ball-placing, that permitted a</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second-rate but determined player, no matter how uncouth and incompetent, to</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poke and cut his way to victory.</span></b> </p> <p> <br></p> <p> <br></p> <p>두 문장이 <b>[그래서</b>]라는 접속사를 통해 형식적으로는 인과관계로 묶여있지만 </p> <p>내용을 살펴보면 긴밀히 연결되지 않습니다. </p> <p>그녀가 순진하고 솔직한 것과 그녀가 불굴의 의지를 지닌 이류 선수가 되는 것에 </p> <p>대체 무슨 인과관계가 있나요? </p> <p> </p> <p>두 번째 문장을 원문에 맞춰 해석하면,</p> <p> <b>[그래서 그녀를 이겨먹기로 마음먹은 이류 선수가 아무리 무례하고 무능하더라도 </b> </p> <p> <b>쉽게 승리를 허용하고 말았다]</b> </p> <p>정도로 해석됩니다. </p> <p> </p> <p>번역된 문장에서는 <b>[permitted] - '허용했다'</b>라는 동사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번역 되었습니다. </p> <p> <br></p> <p> <br></p> <p> <br></p> <h3>22.</h3> <p> <br></p> <p> <br></p> <p> <b>그들은 로가 순진하게 나를 돕고 받쳐주는 약 오십 번의 연속 강타를 감탄하며 지켜보았다.</b></p> <p> <b><span style="color:#cc0000;"> 공이 그녀 머리 위로 날아 코트 밖으로 나가서</span> 그녀를 헐떡거리게 했던 연타가 중단될 때까지.</b> </p> <p> <b> <span style="color:#cc0000;">그러자 나의 소중한 연인은 승리의 기쁨에 들뜬다.</span> </b> p.318 </p> <p> <br></p> <p> <br></p> <p> <b><span style="color:#4c0099;">they fell to admiring very vocally a rally of some fifty exchanges that Lo </span></b></p> <p> <b><span style="color:#4c0099;"> innocently helped me to foster and uphold--until there occurred a syncope </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in the series causing her to gasp as her overhead smash went out of court, </span></b> </p> <p> <b><span style="color:#4c0099;"> whereupon she melted into winsome merriment, my golden pet.</span></b> </p> <p> </p> <p> </p> <p>우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역자가 지나치게 외래어 사용을 경계합니다. </p> <p>이 문장이 포함된 챕터 내내 백핸드, 포핸드, 드라이브, 발리, 스매시, 랠리 등등 테니스에서</p> <p>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들을 굳이 한국어로 풀어써서 읽을 때 직관적이지 않은 문장들이 반복됩니다. </p> <p>분명 이전 챕터에서 롤리타가 테니스를 배우는 장면에서 역자가 백핸드라는 </p> <p>단어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p> <p> <br></p> <p>둘째로 원문에서 롤리타가 날린 스매쉬가 라인을 벗어나서</p> <p>포인트를 잃은 상황이 롤리타를 향해 오는 공이 코트 밖으로 나가</p> <p>포인트를 얻은 상황으로 뒤바뀌어 있습니다. </p> <p> </p> <p>롤리타가 승리의 기쁨에 들뜬다는 무리한 의역은 인심 좋은 덤처럼 보입니다. </p> <p> <br></p> <p> <br></p> <p> <br></p> <h3>23.</h3> <p> <br></p> <p> <br></p> <p> <b>화장실을 다녀온 뒤 나는 바에서 독한 술을 한 잔 마시고, <span style="color:#cc0000;">보복전</span>을 시작한다.</b>  p.320</p> <p> <br></p> <p> <b><span style="color:#4c0099;">After a visit to the purling men's room and a stiff drink at the bar,</span></b></p> <p> <b><span style="color:#4c0099;"> I started on my return march.</span></b> </p> <p> </p> <p> </p> <p>테니스를 치던 험버트가 전화를 받으러 호텔 로비에 왔다가 테니스 장으로 돌아가는 장면입니다.</p> <p>원문에서는 <b>[return match] - '재시합'</b>이라는 단어를 비틀어서</p> <p> <b>[return march] - '다시 돌아가는 행진'</b>이라고 재치있게 표현합니다.  </p> <p> </p> <p>역자가 충분히 의역을 할 수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p> <p>선택된 단어의 뉘앙스가 너무 자극적입니다. </p> <p>재시합 대신 보복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읽는 입장에서</p> <p>보복이라는 단어의 뉘앙스에 지나치게 집중하게 됩니다.</p> <p> <br></p> <p> <br></p> <p> <br></p> <h3>24.</h3> <p> <br></p> <p> <br></p> <p> <b> "나한테 으르렁거릴 필요 없어" 그는 <span style="color:#cc0000;">이상스럽게 기가 죽어</span> 불평을 한다.</b>  p.404 </p> <p> <br></p> <p> <b><span style="color:#4c0099;">"You need not roar at me," he complained in his strange feminine manner.</span></b></p> <p> <br></p> <p> <br></p> <p>퀼티와 복수를 위해 찾아간 험버트가 대치하는 장면입니다.  </p> <p>여기서 기가 죽었다는 표현에 해당하는 원문은 <b>[feminine manner]</b>입니다. </p> <p>원문의 표현대로 문장을 해석하자면,</p> <p> <b>[그는 이상스레 여성적인 태도로 불평을 한다]</b>  </p> <p>입니다. </p> <p> </p> <p>언뜻 보면 충분히 의역을 할 수 있는 문장으로 보이지만, </p> <p>이 문장은 조금 뒤 총을 놓고 두 사람이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p> <p>표현과 대응합니다. </p> <p> <b> </b> </p> <p> <b>[ 그리고 갑자기 그는 거센 힘으로 나를 덮쳤다. 권총이 옷장 아래로 떨어졌다. </b> </p> <p> <b>다행히 그는 정력적이라기보다 성급했고.... (중략)]</b> </p> <p> <b> </b> </p> <p>퀼티는 이상스레 여성적인 동시에 정력적이라기보다 성급한 태도를 지닌 성적으로</p> <p>모호한 존재이며 이는 앞에서 나왔던 여러 장면들과 이어지는 중요한 테마 입니다. </p> <p> </p> <p> </p> <p>이를 나열해 보자면,</p> <p> <b><br></b> </p> <p> <b>1)</b>험버트가 프랑스에 있던 시절 님펫인 줄 알고 관찰했던 실루엣이 중년 남성의 실루엣으로 </p> <p>드러나는 장면</p> <p> </p> <p> <b>2)</b>캠프에 있는 롤리타를 데려가기 전날 밤 험버트가 꾸는 괴상한 양성애자와 관계를 맺는 꿈 </p> <p> </p> <p> <b>3)</b>공중화장실에 대한 험버트의 이상한 거부감은 기본적으로 롤리타를 감시할 수 없는 </p> <p>공간에 대한 불안감으로 보이지만 남성과 여성이 동시에 그려진 표지판</p> <p> <b>(남자-여자, 존-제인, 재크-질, 그리고 숫사슴-암사슴까지)</b>에 대한 거부감으로도 읽힙니다.  </p> <p> </p> <p> <b>4)</b>게스톤 고딘에 대한 험버트의 평가와 두 인물 사이의 유사성 </p> <p> </p> <p> <b>5)</b>험버트에게 퀼티를 여성이라고 소개하는 롤리타의 말 </p> <p> </p> <p> <b>6)</b>자신을 성적으로 무능력하다고 밝히는 퀼티 </p> <p> </p> <p> </p> <p>이 테마에 대한 글은 따로 글 한 편을 써도 꽤 길어질 듯 합니다. </p> <p>어쨋든 소설에 대한 중요한 단서 중 하나를 평범한 느낌이 들도록</p> <p>의역한 점은 아쉽습니다. </p> <p> <br></p> <p> <br></p> <p> <br></p> <p> <br></p> <p> <br></p> <p> <br></p> <p> <br></p> <p>일단 생각나는 건 이정도입니다. </p> <p>쓰다보니 길어졌습니다...</p> <p> </p> <p>원래는 명백하게 사실관계를 잘못 번역한 문장을 정리하려 했는데</p> <p>쓰다보니 욕심이 생겨 개인적인 취향에서 아쉬웠던 </p> <p>문장까지 두서없이 적어버렸네요.</p> <p> </p> <p>번역된 책과 원서를 비교하며 읽어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생각보다</p> <p>아쉬웠던 점이 많아서 놀랐어요.</p> <p> </p> <p> </p> <p>찾아보니 민음사 판과 문학동네 판의 번역을 비교한 글이 많던데</p> <p>어느 번역이 더 낫냐는 점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p> <p>애초에 이런 시적인 문장에 대한 번역은 정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p> <p> </p> <p>그 문장들을 완벽히 번역할 수는 없다는 점은 역자의 능력과는</p> <p>별개의 사실인 것 같아요. </p> <p>원문을 읽을 때 도움이 되도록 기본적인 내용들을 전달한다면</p> <p>어떤 번역이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p> <p> <br></p> <p>다만, 민음사 판의 번역은 원문의 기본적인 내용을 잘못 번역한 </p> <p>점이 너무 많았던 것 같아요. 오탈자나 고유명사가 통일되지 않는</p> <p>문제는 독자가 잘못된 편집이라는 걸 감안하고 알아서</p> <p>책을 읽을 수 있는데, </p> <p>민음사 판 롤리타는 원서를 읽지 않는 독자는 판단할 수 없는 지점에서 </p> <p>번역이 덜 다듬어진 느낌이었어요. </p> <p> </p> <p> </p> <p>나보코프는 번역에 민감한 작가였습니다. 천재들이 쓴 완벽한 문장에</p> <p>완벽한 번역을 해야한다는 입장이었지요. </p> <p> </p> <p>그와 대비해서 흥미로웠던 입장은 보르헤스의 입장이었어요.</p> <p>천일야화에 대한 강의에서 자신이 읽었던 여러 판본들을 언급하면서</p> <p>진정 완벽한 글은 시간의 우발적인 작용에서도 살아남는 글이라고</p> <p>말하거든요. </p> <p> </p> <p>롤리타라는 신뢰할 수 없는 저자를 둔 소설을 쓴 나보코프가 </p> <p>누구보다도 작가의 존재를 긍정한다는 점은 사뭇 신기합니다. </p> <p>번역의 문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두 작가가 했던 강의를 비교해보는 것도</p> <p>흥미로울 듯 싶어요. </p> <p> </p> <p> </p> <p>어쨌든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p> <p>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p> <p>저도 생각을 정리해볼 글을 쓰도록</p> <p>글을 작성하셨던 링크글 작성자 분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p> <p> <br></p> <p> </p>
    kdakkdak의 꼬릿말입니다
    문학은 관념의 패턴이 아니라, 형상의 패턴입니다. - 블리디미르 나보코프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7691
    [가능하면 1일 1시] 매미 울음7 창작글 †촘갸늠† 23/07/17 09:10 307 1
    37690
    [가능하면 1일 1시] 폭우에게 창작글 †촘갸늠† 23/07/16 09:38 341 0
    37689
    [가능하면 1일 1시] 비 새 무궁화2 창작글 †촘갸늠† 23/07/15 09:13 346 0
    37688
    [가능하면 1일 1시] 달팽이2 창작글 †촘갸늠† 23/07/14 09:15 270 0
    37687
    [가능하면 1일 1시] 매미 울음6 창작글 †촘갸늠† 23/07/13 09:15 317 0
    37686
    [가능하면 1일 1시] 점등2 창작글 †촘갸늠† 23/07/12 09:18 310 0
    37685
    [가능하면 1일 1시] 빈 몸 창작글 †촘갸늠† 23/07/11 09:17 315 0
    37684
    [가능하면 1일 1시] 아픈 손가락 창작글 †촘갸늠† 23/07/10 09:18 317 0
    37683
    고해 창작글 nailah 23/07/09 11:21 337 1
    37682
    평균 창작글 nailah 23/07/09 11:18 297 1
    37681
    빌딩 창작글 nailah 23/07/09 11:16 311 1
    37680
    [가능하면 1일 1시] 내내 보고 싶은 사람 창작글 †촘갸늠† 23/07/09 09:17 358 0
    37679
    [가능하면 1일 1시] 하루 걸러 하루 창작글 †촘갸늠† 23/07/08 09:15 313 1
    37678
    [가능하면 1일 1시] 눈 고양이 창작글 †촘갸늠† 23/07/07 10:49 227 0
    37677
    [가능하면 1일 1시] 땡땡이들 창작글 †촘갸늠† 23/07/06 09:17 233 0
    37675
    [가능하면 1일 1시] 길었던 비 창작글 †촘갸늠† 23/07/05 09:13 271 0
    37674
    [가능하면 1일 1시] 양산과 우산 창작글 †촘갸늠† 23/07/04 09:11 285 0
    37673
    [가능하면 1일 1시] 배롱2 창작글 †촘갸늠† 23/07/03 09:10 265 0
    37672
    [가능하면 1일 1시] 불면8 창작글 †촘갸늠† 23/07/02 09:19 308 0
    37671
    남자 작가가 쓴 장편소설 추천해주실래요? [1] 에이오스 23/07/01 14:16 377 0
    37670
    [가능하면 1일 1시] 옥수수의 키 창작글 †촘갸늠† 23/07/01 09:28 290 0
    37669
    [가능하면 1일 1시] 마음의 계절2 창작글 †촘갸늠† 23/06/30 09:07 271 0
    37668
    [가능하면 1일 1시] 밥, 상 창작글 †촘갸늠† 23/06/29 09:12 274 0
    37667
    [가능하면 1일 1시] 젖은 창밖 창작글 †촘갸늠† 23/06/28 09:11 260 0
    37666
    [가능하면 1일 1시] 작은 우산 창작글 †촘갸늠† 23/06/27 09:15 292 1
    37664
    더 선호되는 소설가는? [2] 에이오스 23/06/26 10:33 433 1
    37663
    [가능하면 1일 1시] 굵은 장마 창작글 †촘갸늠† 23/06/26 09:13 782 0
    37662
    [가능하면 1일 1시] 매일 묻는 말 창작글 †촘갸늠† 23/06/25 09:14 310 0
    37661
    더 호감이 가는 작가는 누군가요? [3] 에이오스 23/06/24 14:48 390 1
    37660
    [가능하면 1일 1시] 울음소리 창작글 †촘갸늠† 23/06/24 09:02 304 0
    [◀이전10개]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10개▶]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