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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36632
    작성자 : 15번지
    추천 : 1
    조회수 : 305
    IP : 121.181.***.2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2/01/05 15:10:31
    http://todayhumor.com/?readers_36632 모바일
    소설] 마왕의 목을 벤 다음날 - 12.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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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회의

     

     

     

    태오가 피 묻은 검을 닦고 망아지 위에 올랐을 때, 테오나 왕국의 수도 테누오빈에서는 갑자기 열린 회의로 분주했다. 급하게 소집된 귀족과 신하들의 모습은 태오를 등에 업고 걸음을 내딛는 망아지만큼이나 허술해 보였다.

     

    대체 무슨 일이랍니까?”

     

    한 명씩 도착할 때마다 먼저 도착해 있던 옆 사람에게 물었고, 질문을 받는 이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어깨를 으쓱해 보이는 게 전부였다.

     

    저도 잘 모르겠네요, 사냥이나 가볼까 하고 집을 나서다가 전갈을 받았네요.”

     

    하하, 저도 그렇습니다. 오전에 차 한 잔을 마시고 일어나서 화가를 찾아가려다가 전갈을 받았네요.”

     

    그들은 하나같이 권태로운 일상이었음에도 그것을 방해받아서 불쾌하다는 표현을 우회적으로 떠들어댔다.

     

    황제 폐하 납시옵니다!”

     

    소란을 잠재우는 알림과 함께 교황을 뒤에 세운 레오폴드 황제가 집무실로 들어와 왕좌에 앉았다. 라투에르 교황은 매우 느린 걸음으로 따라 들어와 주변의 도움으로 회의석 중앙에 자리 잡았다.

     

    나를 대신해 교황께서 수고해주시오.”

     

    명을 받들겠습니다.”

     

    황제의 말에 교황은 머리를 숙여 예의를 표한 후,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들 눈을 반짝였지만, 라투에르 교황의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은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하고픈 어린아이의 눈빛, 딱 그 정도였다.

     

    이미 소식을 접한 분들도 계실 것으로 봅니다. 테누항에 마물이 출현했습니다.”

     

    뭐라고요?”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길을 잃어 당황하는 망아지처럼 귀족과 대신들이 제자리에서 발을 구르며 야단법석을 떨고 있을 때쯤, 갈라반과 일행들은 말에서 내려 그늘을 찾고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누나, 너무, 무서워.”

     

    갈라반과 아리안이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자리를 비웠을 때, 태오는 플로렌시아에게 다가가 떨리는 손과 창백해진 얼굴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내보였다. 아직은 이제 겨우 두 발로 흙을 마음대로 디딜 수 있을 정도가 된 어린아이였다. 옳은 일이고, 필요에 의한 일이었다지만, 분명 태오는 직접 자신의 손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그리고 그 충격은 태오의 칼끝을 따라 손으로 타고 들어와 정신을 뒤흔들어버리고, 마음을 부수어버렸다.

     

    괜찮아, 이리 와.”

     

    플로렌시아는 말없이 벌벌 떨며 눈물 흘리는 태오를 안아주었다. 아직 뼈도 다 자라지 않은 아이의 몸을 지키기 위해 덧대어 입은 가죽 갑옷이 두 사람 사이에서 눌려 구겨졌다.

     

    네가 이렇게 무서워해서 참 다행이야. 난 오히려 네가 아무렇지도 않아 했다면, 내가 널 무서워했을 거야.”

     

    태오는 플로렌시아의 말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저 자신을 받아주는 플로렌시아의 따뜻한 품이 좋았다. 덕분에 태오는 소리 내어 울 수가 있었다.

     

    두 다리를 다친 아리안은 먼 거리까지 나갈 수는 없었다. 말에 올라탄 채 혹시나 인근에 산짐승들이 다녀간 흔적은 없는지를 살펴보며 갈라반에게 알려주는 정도가 최선이었다.

    아리안은 태오의 울음소리를 분명 들었지만, 아이에게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태오가 반드시 넘어야 할 순간이란 생각이 컸던 것도 맞지만, 사실 태오를 다독일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아리안이 태오에게로 돌아간다면, 당장 울음을 멈추라고, 사내자식이, 용사가 될 그릇이, 어째서 울보처럼 울고 있냐고. 몰아붙이듯이 다그치기만 하리라. 아리안은 먼발치에서 플로렌시아가 태오를 다독이는 모습을 확인하고서는 그대로 고개를 돌렸다. 그래도 다행이란 생각을 하면서.

    숲에서 너구리의 흔적을 발견한 갈라반도 심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너구리굴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그가 처음으로 사람을 찔렀던 날을 떠올렸다. 상황은 태오와 다를 바가 없었다. 동료를 대신해 날아오는 칼을 방패로 막아서던 중이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갈라반은 적을 향해 함부로 칼을 휘두르질 못했다. 상대방이 살아있는 인간이란 사실이 갈라반에게 주는 공포는 그야말로 무한에 가까운 무게감이었다. 감히 그 무게감과 비슷한 무게감을 지닌 걸 찾자면, 그건 당시 갈라반이 온 힘을 다해 들고 있던 방패의 무게라 할 수 있겠다. 방패를 놓치기라도 하면, 그대로 적들의 칼날에 난자당하여 생을 달리하게 된다는 공포감이 갈라반을 필사적으로 만들었다. 게다가 갈라반의 방패는 혼자만의 방패가 아니었다. 그의 방패에 의지하여 그의 등 뒤에서 창칼을 휘두르는 전우들이 있었다.

    사실 당시만 해도 갈라반이 공포감에 칼을 직접 휘두르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성기사단의 대인 전술 성격 탓도 있었다. 마물이 아닌 인간을 상대로는 되도록 살생을 피하고자 1열에서 방패로 적의 공격을 막으며 밀어붙여 적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게 기본 전술이었다. 물론, 모든 전쟁, 모든 전투가 그렇게 평화롭게 끝날 수는 없으므로, 방패 뒤에 숨어있는 2열의 병사들이 굳게 닫힌 방패 틈 사이를 이용해 공격하는 게 성기사단들의 싸움 방식이었다.

    성기사단의 대인 전투 방식은 이처럼 단조로웠기 때문에, 그들에게 저항하는 적군들 역시 그에 따른 준비가 철저했다. 가장 기본적인 대비책은 협공이었다. 저마다 바로 눈앞의 적을 상대하는 게 아니라, 지휘관이 하나의 방패를 지목하면, 인접한 거리의 모든 병사가 그 방패로 몰려들어 무차별적으로 방패를 두드리고 보는 식이다. 단순한 전술에 그만큼 단순하게 대응하는 방식이었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아주 유용한 대응책이었다. 덕분에 당시 갈라반의 방패 손잡이가 어처구니없이 떨어져 나갔으니 말이다.

    갈라반은 방패의 손잡이가 떨어져 나간 그 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본능적으로 바닥에 떨어진 방패를 두 손으로 잽싸게 주워들어 쏟아진 칼날들을 한 차례 막아섰을 땐, 이미 그의 자세가 모두 흐트러진 뒤였다. 뒤로 밀리며 쓰러진 갈라반의 머리 위로 동료들의 창칼과 적의 칼날이 뒤엉켰다. 갈라반의 위기의식이 갈라반의 본능을 깨웠다. 자신의 목숨도 목숨이지만, 자신을 믿고 있던 동료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졌다는 자각이 갈라반으로 하여금 믿기 힘들 정도의 반사신경을 선보였다.

    갈라반의 본능이 다음 순간 누구보다 빠르게 방패를 들고 일어서게 했다. 그리고 두려움도 인식하지 못하게 하였고, 방패를 드는 자세도 바꾸었다. 전면으로 단단히 고쳐잡는 게 아니라, 방패를 머리 위로 치켜들게 했다. 방패 아래쪽의 뾰족한 부분을 마치 도끼날처럼 찍어누를 수 있는 자세로 만든 것이다. 이 자세가 얼마나 유용한가에 대해서는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갈라반은 몸을 일으켜 세우자마자 눈앞의 적군을 향해 방패를 찍어눌렀다. 적의 허리춤으로 정확하게 내려꽂힌 방패는 적의 골반을 부수며 내장을 파열시켜버렸다. 물론, 급박한 그 상황에서 갈라반은 그런 세세한 것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의 손끝에 전해진 둔탁함과 부수어지는 느낌, 그의 얼굴까지 튀어 오른 혈흔으로 상대가 즉사했다는 것 정도는 바로 알 수 있었다. 그게 갈라반의 첫 살인이었다.

     

    제대로 찾아온 너구리굴 앞에서 연기를 피워올리며 갈라반은 처음으로 살인을 저지른 날과 그 이후로 이어진 끝없는 살육을 떠올렸다. 첫 살인은 본능적으로 대처한 행동이 살수가 된 격이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분명 정확한 인식, 빠른 판단으로 휘두른 칼과 몽둥이, , 화살로 이룬 결과들이었다. 채 한 달이 지나기도 전에, 이미 갈라반은 기계적으로 상황을 대처하고 있었고, 동료들 누구보다 월등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는 타고난 전사였다.

    연기가 굴 안을 가득 메우자 너구리들이 날뛰는 소리가 들렸다. 운 좋게도 한 놈만 있는 게 아니라 식구를 거느린 녀석이었다. 갈라반은 연기가 빠져나오는 입구 반대편을 찾아 그곳에서 칼을 빼 들었다. 기대대로 출구를 확인한 너구리들이 차례대로 달려 나왔다. 갈라반은 굴에서 튀어나오는 녀석들을 한 놈도 빠짐없이 모조리 기절시키거나 숨통을 끊어버렸다. 암수 두 마리 외에도 어린 새끼들이 넷이나 되었다. 갈라반은 칼을 닦아 칼집에 넣으면서 그제야 어린 새끼들까지 죽일 필요가 있었냐는 생각이 들었다.

    갈라반은 너구리들을 줄에 꿰어 들고 돌아서며 길게 한숨을 흘렸다.

     

    태오도 머지않아 나처럼 될까? 아니, 되겠지. 될 수밖에 없겠지. 전쟁의 잔혹함을 제대로 아는 건 나 같은 군인밖에 없는데, 태오는 내게 제대로 배우는 중이니까. 나처럼, 내가 걸었던 길을 걷게 될 테지. 결국 태오도 모험이란 이름으로 전쟁터를 누비게 될 테고, 두 손을 피로 물들이겠지. 그 피로 전쟁의 결과를 몸에 새기게 될 테고

     

    갈라반은 잠시 어린 짐승들과 꽃, 날아다니는 새들을 보며 밝게 웃던 태오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자 다시 한숨이 흘러나왔고, 코끝이 찡해졌다. 손에 들린 너구리들이 너무 많고, 무겁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죄송하지만, 전쟁의 무서움을 제대로 알고 있는 건 전장을 누빈 군인들밖에 없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여기 계신 분들 중 전선에서 직접 칼을 들고 적을 마주한 분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주변을 둘러보는 라투에르 교황은 찌푸린 인상을 숨기지 않았다. 마물이 나타났단 말에 호들갑은 떨면서도 정작 그 사실이 말해주고 있는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제대로 보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대략의 짐작은커녕 막연하게 나라의 군인들이 알아서 처리해 주리라 믿는 모습, 아니,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모습들이었다.

     

    그래도 우리 병력이 적은 수가 아닌데, 이렇게까지 조심하면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겁니까? 어차피 확인된 적의 수는 많지 않다면서요?”

     

    그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황궁기사단이나 성기사단이 아닌, 귀공의 병력을 사용해도 괜찮겠습니까? 귀공의 병력도 적은 수가 아니니까요.”

     

    아니, 그건.”

     

    테누아스님은 분명 모든 인간의 목숨은 가치가 있다 하셨습니다. 누구든 경험이 없는 자가 마물을 상대하면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겁니다. 그런데 그런 위험천만한 일을 우리가 우리의 군인들에게 부탁해야 하는 겁니다. 그러니 단순히 우리 병력의 수가 더 많다 같은 숫자 놀음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닙니다.”

     

    일순간 회의장 전체가 조용해졌다. 마치 찬물이라도 끼얹은 것처럼. 아니나 다를까, 모두들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다음 순간 분명 무엇이든 선택을 요구하는 말이 교황의 입에서 튀어나올 테니 말이다.

     

    다행히 신의 아이들 중에는 실제 마물과 대치해 본 유경험자들이 있습니다. 이미 현장 지휘관의 요구대로 소대 규모의 인원을 차출하여 현장으로 급파한 상태입니다.”

     

    현장 지휘관은 누구입니까? 믿을 수 있는 인재입니까?”

     

    역전의 맹장 하후현이 현장에서 전권을 위임받아 지휘 중입니다.”

     

    장내는 이내 아수라장이 되었다.

     

    아니, 근본 모를 이민족에게 그런 중요한 자리를 맡겨도 되는 겁니까?”

     

    그렇다는 건 이미 결정이 났고, 진행되고 있는 겁니까? 그럼, 대체 지금 우린 무엇을 논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겁니까?”

     

    그때까지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있던 레오폴드 황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의 얼굴은 짜증과 비아냥으로 가득하여 마치 몇 년 전 오롯이 혼자만을 챙기던 옹졸한 시절의 얼굴로 돌아간 것처럼 보였다.

     

    지금 국가가 위기에 닥쳤는데 왜 불러냈냐고 물은 게 맞소?”

     

    순간 모두가 고개를 숙였다. 그들에겐 먼발치의 마물보단 당장 눈앞의 황제가 더 무서운 적이었다. 황제의 비위가 틀어져서 그 불똥이라도 튄다면, 그거야말로 최악이었다.

     

    내가 회의를 주관하지 않고 교황에게 위임한 건 경들이 내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의견들을 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소. 결코 지금과 같은 오만방자한 발언을 함부로 내뱉으라고 뒤에서 지켜봤던 게 아니란 말이오!”

     

    레오폴드 황제는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단을 내려와 회의석 앞에 섰다. 라투에르 교황은 황제를 말리지 않고 한 발 뒤로 물러나 조용히 황제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정신들 차리시오! 마물들이 쎄라누이 산맥 인근에서 출몰한 게 아니라 바다를 건너 우리 배후에서 나타났단 말이오! 이건 마왕군이 전술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단 명백한 증거가 아니겠소? 우리 다이아라 반도의 평화가 위협받기 시작했단 말이오.”

     

    마왕군이란 말에 회의장은 다시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이제야 귀족들과 신하들의 발등에 확실히 작은 불덩이가 떨어진 것이다.

    그때 어지러운 분위기 속에서 정갈하게 턱수염을 다듬은 중년의 남성이 고개를 들고 황제를 바라보았다. 큰 눈망울과 자신 있게 뒤로 빗어넘긴 머리가 그가 나이를 먹었음에도 여전히 미남이란 걸 말해주고 있었다.

     

    폐하, 켈라오스 가문의 가주 랜돌프가 감히 아뢰옵니다.

    신들이 우매하여 적의 의중을 의심할 생각도 없이 단순히 우리 병력의 수적 우세만을 믿어서 내뱉은 말이옵니다. 거기에 어떤 다른 불순한 의도는 없었음을 여기에 모인 모두를 대신하여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가 폐하의 신하인 만큼 다들 황제 폐하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폐하가 지금이라도 허락해 주신다면, 우리 가문의 병력을 이끌고 바로 테누항으로 향하도록 하겠습니다.”

     

    레오폴드 황제는 그제야 기세를 누그러뜨리고 인상이 펴졌다. 한발 뒤에서 지켜보던 라투에르 교황은 자신이 앉아있던 자리를 황제에게 권하며 랜돌프라는 사내를 유심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럼, 자네의 부친이 애드먼드였던가?”

     

    그렇습니다. 부친이 노환으로 세상과 작별하신 후에 제가 자리를 이어받았습니다.”

     

    그래, 기억나네. 애드먼드는 항상 내게 재미난 놀이들을 알려주던 좋은 사람이었지. 오늘 자네의 발언을 들어보니 자네도 참 좋은 사람인 것 같군.

    아니, 부족한 무리들을 보호하면서 스스로의 충성심도 내게 보였으니 단순히 좋은 사람이 아니라 머리가 좋은 사람일 수도 있겠어.”

     

    과찬이십니다. 신은 진심으로 폐하를 위해 언제든 칼이 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나 역시도 진심으로 고맙네. 다만 지금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리 많은 병력이 필요하지는 않네. 그보다는 앞으로가 문제지. 그렇지 않소, 라투에르 교황?”

     

    가만히 지켜보던 라투에르 교황이 다시 앞으로 나와 황제의 옆에 나란히 섰다.

     

    맞습니다. 지금은 당장 항구로 들어온 적을 섬멸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 규모를 명확히 가늠하는 게 먼저입니다. 그들이 별동대로 내려와 소수 병력만으로 우릴 교란한 것에 그친 것인지, 아니면 인근에 주둔지를 따로 두어서 이미 추가 병력이 내려올 발판을 마련해 둔 것은 아닌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옳은 말씀이오. 경들은 당장 궁정의 병력으로 마물을 쓸어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들 했지만, 그들이 평소와 달리 먼 길을 우회하여, 그것도 바닷길까지 활용하여 우리의 배후를 노렸음에 주목해야 한단 것이오.”

     

    폐하, 그렇다면 신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합니까? 말씀만 내려주시옵소서.”

     

    다시 한번 머리를 조아리는 랜돌프를 바라보며 레오폴드 황제는 만족스럽다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다른 별도의 명령이 있기 전까지 성문을 단단히 하고 병력을 늘리시오. 혹시라도 사사로운 이권으로 전투 중이던 가문들이 있다면, 지금 당장 서로의 창칼을 거두고 각자의 영지로 돌아가시오. 내부의 적이 아닌, 외부의 적을 위해 협업할 것을 맹세하고 봉화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시오.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반도 통일의 대업을 완수하자마자 마왕군이 움직이기 시작했소. 아직은 저들의 행위가 단순 도발인지, 혹은 앞으로의 침공을 위한 탐색이었는지,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소. 그렇다고 우리가 거친 쎄라누이 산맥을 넘어 먼저 선제공격을 하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니 경들은 칼날을 북쪽으로 두고 힘을 길러주시오.”

     

    명대로 따르겠습니다.”

     

    랜돌프의 대답을 시작으로 모든 귀족과 신하들이 머리를 조아리며 답했다. 명대로 따르겠나이다. 라투에르 교황만이 황제의 등 뒤에서 그 과정을 빠짐없이 눈에 새겨넣고 있었다.

     

    왕궁에서 회의가 열리는 동안 하후현도 현장 주둔지에서 작전 회의를 하고 있었다.

     

    차출로 급파된 인원들이 모두 모였다. 해가 떨어지면, 내가 이들을 직접 지휘하여 테누항으로 들어가겠다.”

     

    차출된 인원이라고 해도 고작 소대 규모 병력입니다. 너무 위험합니다.”

     

    부관이 먼저 하후현의 적극 가담을 말렸다. 다른 장교들도 우려의 뜻을 보였다.

     

    아니, 경험이 부족한 인원은 대대 병력이 있어도 어려운 일이지만, 대치 경험이 있는 인원이라면 빠르게 합을 맞출 수 있다. 그것보단 모두가 내 신호를 기다렸다가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선봉대 진입 후 적의 궤멸이 확인되면 주민들은 바로 마을로 복귀시키면 될까요?”

     

    그건 그렇게 해야지. 그것보단 적의 궤멸이 확인되면, 출항 가능한 군함이 바로 준비되어야 한다. 날개 달린 하피라고 하지만, 저들만 여기로 왔을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 테누항을 교두보로 삼아 진격해 들어오기 위해 따로 주둔지를 두었을지도 모른다.”

     

    섬을 수색하시려는 거군요?”

     

    그렇다. 중대 병력, 그러니까 4개 소대쯤이면 될듯하다. 4척의 군함에 나누어 타고 일대를 수색할 생각이다. 차출 인원을 파견해 달라하고 따로 선봉으로 삼으려는 건 사실 수색 작전을 위해서다. 본대의 피해가 크면 클수록 그만큼 수색이 둔해진다. 그렇지만, 정작 중요한 건 확실히 수색하여 적의 주둔지 여부를 확인하는 거다. 놈들의 의중을 알아야 우리가 적극 선제방어를 할 수 있으니까.”

     

    그제야 회의장에 모인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후현이 기를 쓰고 모두를 말린 이유를 그제야 이해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적들은 이미 대대적인 침공 준비를 마쳤는지도 모른다. 거친 쎄라누이 산맥을 넘어서 진격하길 포기하고 수로를 택한 거라면, 필시 인근 섬에 몸을 숨겼을 거다. 그러니 다들 마음을 가다듬기를 바란다. 지금까지는 테누항이 최후방이었지만, 이제는 여기가 마왕군과 대치하는 최전방인 거다.”

     

    , 알겠습니다!”

     

    기합이 잔뜩 들어간 우렁찬 답변을 듣자 하후현은 얼마간 안심되었는지 모두를 해산시켰다. 막사를 나와 흙먼지 속에서 테누항을 바라보며 그의 왼쪽 눈썹 옆 흉터를 매만졌다.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자이언트 독수리보다도 더 큰 몸을 가진 괴조(怪鳥) 하피. 하피의 날카로운 발톱 덕에 평생 몸에 지니고 살아야 할 흉터를 가지게 된 하후현은 지금 전장에 감도는 긴장감보다 더욱 큰 압박감과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불이야! 테누항에 불길이 치솟았다!”

     

    경계병이 요란하게 종을 흔드는 소리 사이로 다급한 외침이 섞여 나왔다. 하후현은 조용히 막사로 들어가 투구를 챙겼다.

     

    너구리는 순조롭게 잡았지만, 음식으로 만드는 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야생에서 잡은 너구리답게 누린내가 날 게 뻔했기 때문에 아리안은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여서 손질했다. 그리고 급한 대로 향이 좋은 들풀을 뽑아 손질된 너구리 고기 위에 올려 함께 불에 구웠다. 결과적으로 특유의 누린내를 전부 잡아내진 못했지만, 다행히 모두의 식욕을 자극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역시 대단하세요. 솔직히 길에서 노숙하면서 이런 맛을 즐길 수 있을 줄은 몰랐거든요.”

     

    갈라반은 아리안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태오와 플로렌시아도 이미 자라는 동안 여러 차례 먹어온 익숙한 맛이라서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다. 둘의 손을 느리게 만든 건 특유의 누린내가 아니라 아리안의 대꾸 때문이었다.

     

    맛이야 뭐, 평생 하던 짓이니까. 그런 것보다는 짐승들 말이야. 급한 게 아니면, 다음부터는 새끼들은 잡아 오지 마.”

     

    , 제가 무감각했어요. 굴에서 뛰쳐나오는 녀석들을 보고 냅다 후려치기 바빴어요. 부끄럽네요.”

     

    괜찮아, 충분히 이해는 되니까. 날랜 짐승들을 상대로 정확히 구분해서 잡는다는 게 말이 쉬운 거지. 사실 나도 할 수 없는 일이야. 그냥, 새끼들은 놓아주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있으면 그걸로 된 거야.”

     

    음식을 만드는 데 든 시간에 비해 식사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빨리 끝나 버렸다. 일행들은 모두 든든해진 배를 이끌고 그늘에 말을 묶은 후 몸을 눕혔다.

     

    아리안, 그냥 누운 채로 들어주세요. 우릴 미행하는 녀석이 있어요.”

     

    태오와 플로렌시아는 미행이란 말에 곧장 손바닥에 땀이 흥건해졌다. 불과 하루 전에 미행이 붙었다는 말과 함께 산적들을 소탕하지 않았던가? 그때의 긴장감이 다시 둘의 몸을 휘감았다.

     

    녀석들의 동료일까?”

     

    아니요, 살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미행에 상당히 능숙한 자 같아요. 제가 알아채기까지 꽤 오래 걸렸어요.”

     

    우리가 미행당할 처지는 아닌데혹시 태오를 견제하려는 집안이나 무리가 있는 걸까?”

     

    그건 아닌 것 같고. 왕궁에서 보낸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말을 마친 갈라반은 두르고 있던 망토를 풀어 이불로 대신하였다.

     

    왕궁에 보고하는 건 자네가 이미 하고 있던 일이지 않은가? 그간 자네가 윗선에 밉보이기라도 했단 말이야?”

     

    정확히는 아직은 제가 저지른 짓을 윗선이 모릅니다. 그러니까 아직은 밉보인 적이 없습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밉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신뢰하고 있던 것도 아니라는 말이겠죠. 우리가 굳이 현자의 탑까지 가려는 의도가 궁금한 모양입니다. 분명 태오가 야영에 익숙해지게 하고 견문을 넓히고자 견학을 기획했다고 보고를 올렸건만, 윗선에서는 제 결정에 다른 뜻이 있다고 의심을 하나 봐요.”

     

    아리안은 당장 일어나서 갈라반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고 싶었지만, 어렵게 충동을 참아냈다.

     

    그러니까 자네는 분명 다른 의도를 품고 있는 게 맞고?”

     

    맞습니다. 그리고 태오가 야영에 익숙해지길 바라는 것도 맞고, 견문을 넓혔으면 하는 것도 맞습니다. 다만, 그것보다 우선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게 대체 뭔가?”

     

    갈라반은 왼편으로 돌아눕는 척을 하며 플로렌시아를 돌아보았다. 플로렌시아와 태오 모두 이미 갈라반 쪽으로 몸을 돌아누운 채였다. 갈라반은 아이들을 향해 안심하라고 눈짓을 보냈다.

     

    플로렌시아를 능력을 탑의 현자에게 보여주려고 합니다. 그가 왕궁의 도움으로 연구를 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저처럼 왕궁에 충성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오로지 진리만을 탐하는 괴짜죠. 그래서 오히려 지금은 신뢰할 수 있고요.”

     

    플로렌시아? 플로렌시아가 대체 뭘 어쨌길래?”

     

    저 역시도 그게 궁금합니다. 아직 말하기 곤란한 건 플로렌시아의 능력이 구체적으로 명확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플로렌시아가 현자의 도움으로 본인의 능력을 제대로 이해할 수만 있다면적어도 어제처럼 우리가 고생할 일은 없을 거예요. 그건 확실합니다.”

     

    아리안은 몸을 돌려 플로렌시아 쪽으로 돌아누웠다. 그는 플로렌시아를 향해 이게 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얼굴로 물었다. 플로렌시아는 그런 아리안을 향해 눈빛으로 답해주었다.

     

    그래서 저도 어서 현자의 탑에 도착했으면 해요.’

    출처 https://m.novel15.net/product/list.html?cate_no=44
    15번지의 꼬릿말입니다
    13월을 살고팠는데, 벌써 1월이네요...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22/01/05 22:33:24  112.171.***.130  윤인석  72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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