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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비아쩔어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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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36582
    작성자 : 15번지
    추천 : 1
    조회수 : 317
    IP : 118.41.***.194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1/12/23 00:17:51
    http://todayhumor.com/?readers_36582 모바일
    마왕의 목을 벤 다음날 - 8. 마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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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마탑

     

     

     

     

    현장 실습 및 견학을 목적으로 현자의 탑으로 이동함. 교육의 목적은 우선 야영에 익숙해지게 하는 것에 있으며, 현자의 탑에서 식견을 넓히는 데 있음.’

     

    갈라반은 마음이 급했다. 플로렌시아가 가진 능력에 관해 플로렌시아 본인도 정확히 모른다는 점이 그를 내몰았다.

     

    아이들과 함께 현자의 탑으로 견학을 다녀왔으면 합니다.”

     

    갑자기? 견학이라고 하지만, 아이들에게 너무 먼 길이 아니오? 재수 없게 도적 떼라도 만나면 감당하기 어려울 텐데 궁에서 병사들이 따로 더 와주는 겁니까?”

     

    갈라반은 가장 먼저 아리안을 찾아 그를 설득하려 했다. 아리안은 그간 갈라반이 교육과정을 늘 먼저 묻지도 않았는데 알려줬던 터라 갑작스러운 장거리 일정 통보에 당황스럽기만 했다.

     

    지원 병력 같은 건 없습니다. 전국이 사실상 통일 되어서 무장을 한 세력이라고 해봤자 말씀처럼 산적들 정도입니다. 그런 자들이 소대 이상의 규모로 모여있지도 않을 테고요. 제 생각에는 아버님만 저와 함께해 주시면 됩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아직은 너무 어리지 않소? 아직 뼈도 자리를 잡지 않은 아이란 말이요! 대체 왕궁은 무슨 속셈인 건지

     

    갈라반은 손을 뻗어 아리안의 손을 잡았다.

     

    제발, 저를 믿고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태오를, 플로렌시아를, 현자의 탑으로 데려가야만 합니다. 현자를 만나야만 합니다.”

     

    아리안은 순간적으로 뭔가 일이 잘못되었단 걸 직감할 수 있었지만,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그저 눈앞의 청년을 바라봤고, 그의 푸른 눈동자가 흔들리는 걸 묵묵히 지켜봤다.

     

    알겠소, 내가 함께하겠소. 나 역시도 그렇게 먼 길을 가본 적은 없으니 준비할 게 많을 것 같군. 출발은 언제로 생각하오?”

     

    준비만 되신다면, 내일 새벽이라도 당장.”

     

    그렇다면, 나보단 플로렌시아의 아비, 아니, 어미가 문제 되겠군.”

     

    아리안의 생각대로 플로렌시아의 어머니는 반대가 아주 거셌다. 용사로 지목된 것은 태오이지 플로렌시아가 아닌데, 왜 굳이 어린 여자아이를 험한 여행길에 동참시키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난리였다. 반면, 플로렌시아의 아버지는 노골적인 눈빛으로 갈라반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얼마간 푼돈만 쥐여 준다면, 딸아이가 몇 달이든 집을 비워도 모른 척해줄 맘이 있었다.

     

    태오가 플로렌시아에게 정서적으로 많이 의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플로렌시아도 재능이 있고요.”

     

    재능? 무슨 재능이요? 농민의 딸이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요?”

     

    명문 귀족의 자녀라고 해서 모두가 영특한 건 아닙니다. 오히려 또래 중에서 신분을 떼고 본다면, 플로렌시아가 월등한 편에 속합니다. 잘만 교육을 받는다면, 여기 산골에서 인생이 끝날 게 아니라 말단직이라도 수도에서 일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힘들게 몸으로 고생하지 않고 나랏일에 어떻게든 보탬이 될 수 있을 거란 이야기입니다.”

     

    그제야 플로렌시아의 어머니는 기세를 누그러뜨렸다. 그녀의 모진 세월만큼 가슴에 맺혀있었던 여러 감정이 눈물로 변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렸다.

     

    그 말을, 정말, 그 말을, 믿어도 될까요? 우리 아이는, 플로렌시아는, 손에 흙을 묻히지 않아도 될까요? 바느질로 허리가 굽지 않아도 될까요?”

     

    . 플로렌시아는 두 분의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한 아이입니다.”

     

    그걸로 현자의 탑을 향한 여정이 결정되었다. , 물론, 모두 중에서 가장 행복한 건 플로렌시아의 아비였다. 갈라반이 잊지 않고 그의 손에 금화 몇 닢을 쥐여 주고 문을 나섰으니까.

     

    갈라반과 일행들이 긴 여정을 준비하는 동안 레오폴드 황제는 왕비에게 생애 처음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늦은 시각에 불쑥 찾아와 미안하오.”

     

    방금은 농담이시죠?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으신 거라면, 늦은 시각이 문제가 아니라 몇 년 만에 불쑥 찾아온 것이 미안하다고 하셨겠죠.”

     

    줄리아, 미안하오.”

     

    왕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황제의 얼굴을 살폈다.

     

    무슨 일이에요? 아니, 촛불 근처로 가까이 와주세요. 정말 당신인가요?”

     

    늘 단 한마디도 그냥 져준 적이 없었던 황제였다. 부부라고는 해도 늘 황제라는 권위를 먼저 대접받아야만 만족하는 이가 바로 레오폴드였으니 왕비가 화들짝 놀란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줄리아, 내가 비록 지난 몇 년간 당신을 찾아오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했던 약속을 잊었던 건 아니라오. 난 다른 건 몰라도 당신과의 그 약속은 오늘까지 잘 지켜오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소. 오늘은 그 사실을 사죄하려고 온 것이오.”

     

    왕비의 얼굴이 달빛만큼이나 창백해지고, 어둠보다도 깊게 굳어졌다. 왕비의 눈에 비친 레오폴드는 그녀가 알던 사람이 아니었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철부지처럼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상대의 행동에 이죽거리기 바빴던 레오폴드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저 오랜 싸움에 지친 패잔병 한 명이 눈앞에 있을 뿐이었다.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누가 반역이라도 꾀했다는 말인가요? 감히 누가? 테오나 왕국의 왕좌를 넘보다니요!”

     

    황제가 왕비에게 결혼 전에 했던 약속은 오직 단 하나였다. 두 사람 모두 그리 달갑지 않았던 정략적인 결혼이었지만, 그 덕에 얻게 되는 권력만큼은 매일 떠오르는 태양처럼 절대 변하지 않을 거란 약속. 그래서 다이아라 반도의 모든 여인이 부러워할 가장 강력한 권력자의 아내로 남은 평생을 살게 해주겠다던 약속.

    매우 간결하고, 단순한 말로 이루어진 약속이었다.

     

    아직 누구도 내게 칼을 들이밀지는 않았소. 다만 여태 어리석게도 난 내가 쥐고 있던 칼이 온전히 내 것인 줄로만 알았을 뿐이오.”

     

    제발, 천천히, 알아듣기 쉽게 말해주세요.”

     

    어느새 왕비는 황제의 오른팔을 끌어안아 자신의 품으로 이끌고 있었다. 레오폴드는 어미의 손에 이끌려 가는 어린아이처럼 왕비가 이끄는 대로 순순히 발걸음을 옮겼다.

     

    라투에르 교황, 그 늙은 능구렁이가 이미 다 집어삼켰더란 말이오.”

     

    교황이오? 아니, 신을 모신다는 자가 다 늙어서 속세의 물질에 환장이라도 했답니까? 그가 반란을 꿈꾸고 있다고요?”

     

    왕비의 오뚝한 콧날 위로 달빛이 내려앉았다. 달빛이 내려앉지 않은 미간 위로는 잔뜩 일그러져 있었지만, 황제의 눈에는 당장 왕비의 콧날과 세월 속에서도 빛이 바래지 않은 입술만이 눈에 들어왔다.

     

    믿기 싫겠지만, 이미 사방이 그의 눈과 귀라오. 내가 오늘처럼 마음 편히 당신과 대화를 하기 위해 몇 년의 시간이 걸렸는지 아시오? 가신들을 티가 나지 않게 갈아치우는 데에만 우리 딸의 나이만큼이 허비되었소.

    줄리아, 당신은 그간 내가 당신이 아들을 낳아주지 않아서 낙담한 탓이라고만 생각했겠지. 하지만, 그건 절대 사실이 아니오. 난 우리 공주 이사벨라를 당신만큼이나 사랑하오. 우리의 시작이 비록 정략적이었다고 하더라도 내가 내 명줄을 쥐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서 오직 당신뿐이오.”

     

    왕비는 두 팔을 벌려 황제를 꼭 끌어안았다. 황제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밤공기는 차가웠지만, 둘의 가슴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붉은 입술을 꽉 깨문 왕비가 황제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나의 귀여운 레오, 말해보세요. 그 늙은 구렁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잊지 마세요. 아직 저의 아버지와 오빠들이 살아있습니다. 다이아라 반도가 반으로 갈리더라도, 아니, 다시 조각조각 나서 찢어지더라도 우리 집안, 반도의 남동부 지역 전체는, 당신과 함께할 겁니다.

    그러니 이제 안심하세요, ‘시메온 가문은 처음부터 당신의 칼이었으니까.”

     

    황제가 왕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곧이어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의 입술을 탐했다.

     

    레오폴드 황제는 그렇게 전쟁터를 벗어나 도망친 듯한 안도감과 여전히 언제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칼날이 날아올지 모른다는 초조한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는 기묘함을 경험했다. 그리고 그 기묘한 경험 속에서 다이아라 반도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귀족 가문의 힘도 느꼈다.

    왕비의 침대 밑으로 황제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촛불의 너울거림에 따라 춤을 추었다.

     

    어지럽고 소란스러운 밤을 건너 새벽에 이르렀을 때, 수도 테누오빈으로 향하는 길 위에는 두 마리의 말과 두 마리의 망아지, 그리고 그 위에 올라탄 갈라반의 일행들이 있었다.

     

    그럼, 현자의 탑에는 현자가 살고 있는 건가요?”

     

    항상 호기심이 넘치는 태오가 씩씩하게 앞장서며 갈라반에게 질문했다.

     

    그래, 세상 만물의 이치를 깨우친 자가 있으시지. 우린 그분을 존경의 뜻으로 현자라 부르고, 그분이 제자들과 함께하는 수업을 대학이라고 한단다.”

     

    그럼,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플로렌시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갈라반은 안개 속에서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고, 덩치 큰 아리안은 모든 걸 보고 들었지만, 모른 척 어깨를 좁히고 전방을 주시했다.

     

    태오, 너무 앞서 나가지는 마라. 항상 경각심을 가지거라. 잊지 마라, 넌 용사가 될 몸이야. 용감하게 나서는 정신은 매우 훌륭한 거지만, 네가 다치면 누구도 마왕의 목에 칼을 겨누지 못할 거야.”

     

    아리안이 앞장서서 달려 나가려는 태오를 잡아끌었다. 그 모습을 보며 플로렌시아는 순간 푸른 불꽃에 휩싸여 발버둥을 치는 마왕의 모습을 떠올렸다.

     

    아니, 어쩌면 모든 일이 그냥 쉽게 끝나버릴지도 모르지.’

     

    그리고 그런 생각은 갈라반 역시 마찬가지였다. 현자를 만나 플로렌시아가 가진 능력에 관해 얼마간 알 수 있게 된다면, 그리고 그 힘을 제대로 다루는 방법을 혹시라도 알게 된다면, 테오나 왕국의 모든 국민이 마왕이란 공포로부터 영원히 해방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선생, 해가 떠오르기 전에 말을 좀 달려둘 필요는 있을 것 같소. 뙤약볕을 피해 서늘할 때 이동하고, 오후에는 말과 몸을 쉬어주는 게 좋으니까.”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먼저 앞장서겠습니다. 애들은 가운데 두고 아버님이 후미를 맡아주시면 제가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그건 두말하면 잔소리고.”

     

    갈라반이 속력을 내서 선두에서 달렸다. 태오도 그 속도에 맞춰서 함께 달리고 싶었지만, 망아지는 그만큼의 힘이 없어 자연스럽게 뒤로 쳐지게 되었다.

     

    바보야, 그냥 불어오는 바람이나 마시고 있어. 어차피 쉼 없이 달려도 한 달은 족히 걸릴 거리야.”

     

    태오와 달리 플로렌시아는 느긋하게 망아지를 다뤘다. 그러면서 나설 때 챙긴 먹거리와 짐들을 되돌아보는 여유도 보였다.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아리안은 고개를 저었다.

     

    어쩌면 태오 녀석에겐 평생 플로렌시아가 곁에 있어 줘야 할지도 모를 일이야. 플로렌시아도 정말 아깝군. 녀석이 사내아이였다면, 분명 큰일을 해낼 텐데. 아깝군, 아까워.’

     

    머리를 식히고 마음을 차분하게 다독이라고 했지만, 태오에게는 그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었다. 다시 망아지의 배를 걷어차 갈라반의 뒤를 바짝 쫓았다.

     

    선생님, 그런데 왜 사람들은 마탑이라고 하는가요?”

     

    ? 뭐라고?”

     

    현자의 탑을 마탑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잘 모르겠지만, 마탑이라고 하니까 뭔가 말에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게 좋지 않아서요.”

     

    맞는 말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쉽게 이해하지 못할 뭔가를 보거나 믿기 어려운 걸 마주하게 되면, 곧장 악마의 소행이라거나 마녀의 마법 같은 것이라고들 한단다.”

     

    그건좀 나쁜 것 같은데요? 자기네가 잘 모른다고 사실과는 다르게 말하는 거잖아요?”

     

    맞아, 안타깝지만 인간은 그런 실수를 밥 먹듯이 한단다. 때로는 그냥 단순히 겁이 나서 그럴 때도 있고, 때로는 일부러 필요해서 그럴 때도 있고, 때로는 단순히 믿기지 않아서 그럴 때도 있지.

    중요한 건 어느 쪽이든 상대를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해서 하는 말은 아니라는 거야. 이해해보려는 감정보단 혼자만의 생각과 감정이 앞서서일 뿐이지.

    그래서 우리 인간들은 더더욱 테누야스님께 죄를 뉘우치는 마음으로 기도해야 하는 거야.”

     

    그런데 현자께서 도대체 어떻게 하시는데 사람들이 마탑이라고 부르는 거죠?”

     

    방금 말하지 않았느냐,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일만 보여준다고. 사람을 물고기처럼 물속에서 숨을 쉬게 한다거나, 새처럼 하늘에 떠 있게 한다거나, 소를 움직여서 사람처럼 곡물을 빻게도 하시지.”

     

    우와! 정말, 굉장한 분이시군요!”

     

    워워, 조심하거라! 그러다 떨어져 밟히면 용사는커녕 평생을 불구로 살아야 해!”

     

    혼쭐이 난 태오는 그제야 망아지의 속도를 다시 줄여 플로렌시아의 옆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입은 벌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태오의 머릿속은 이미 현자에 관한 상상으로 가득 차서 빈틈이 없어 보였다.

    이번에는 플로렌시아가 그런 태오로부터 멀어져 갈라반의 옆으로 바짝 다가섰다.

     

    사람들이 그런 이유로 현자의 탑을 마탑이라고 부른다면마왕은요?”

     

    그건 또 무슨 말이냐?”

     

    마왕과 마왕군 말이에요. 마물이란 존재를 아직 직접 본 적은 없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아니, 달라. 마왕과 마왕군, 그러니까 마물들은 쎄라누이 산맥 너머에 분명 존재한단다.”

     

    직접 보셨어요?”

     

    아니, 내가 아니라, 나의 대장님이 마물의 목을 베고 다니셨지. 그분을 통해 똑똑히 들었단다. 우리와 종()이 다른 존재들에 대해서.”

     

    갈라반은 고요를 깨트리는 말발굽 소리 틈에서 하후현을 떠올렸다. 괴조(怪鳥) 하피의 발톱에 뜯겨나간 살점 덕에 하후현의 왼쪽 눈썹 옆에는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남아 있었다. 어렸던 갈라반은 그 흉터가 주는 공포감에 얼어붙은 채로 파발꾼 임무를 수행했었다.

     

    대장이란 분을 굉장히 신뢰하시는군요.”

     

    그럴 수밖에. 그분이 나를 가르치셨거든. 예를 들면, 미행하는 무리를 발견했을 때 지금처럼 대응하는 법 같은 것도 말이야.”

     

    말을 마친 갈라반은 순간적으로 말머리를 반대로 돌려 가로질렀다.

    출처 http://novel.naver.com/best/list?novelId=1032652
    15번지의 꼬릿말입니다
    13월을 살고 싶습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21/12/23 19:14:57  112.171.***.130  윤인석  721556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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