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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34048
    작성자 : 윤인석 (가입일자:2016-07-16 방문횟수:1025)
    추천 : 1
    조회수 : 302
    IP : 111.91.***.146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9/08/12 17:35:37
    http://todayhumor.com/?readers_34048 모바일
    단편3) 인류 구원 마법의 제물 (스압)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249차원부터 492차원까지 계면 반발 수치 재계산 완료! 화면에 띄울게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의 제자가 엔터를 눌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화면에 그래프와 수식들이 갱신되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그 수치들을 바라보며 마나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소수점 10번째 자리까지 세밀히 마나를 다루는 이 기예는 오직 대마법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오색의 기운이 형체를 이루다 흩어지기를 반복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때마다 화면의 수치들이 요동쳤고, 제자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정보를 처리해 반영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321년 마법 인생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 주위에 마나가 고요하게 불타올랐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허공에 반쯤 떠올라 마나를 운용하던 대마법사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103번째 마도서의 주인이 명한다. 발동!”</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번쩍!</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방안에 빛이 가득 찼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빛이 사라진 자리에 커다란 마법진이 나타났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허공에 떠오른 3차원 마법진은 안정적으로 운행하고 있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수치 안정되었어요. 최종 수식 도출. 이건....”</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진이 안정화되었다. 마도서에 임시 등록되었어. ...드디어 마법이 완성되었구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마법 개발이 성공했음을 선언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다른 모든 시도가 실패하고 인류 최후의 보루가 되어 불가능에 도전한지 한 달.</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소행성 충돌까지 불과 10시간을 남기고 인류를 구원할 새로운 마법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름답구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기하학적으로 정교하게 맞물리는 마법진을 바라보며 말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네. 정말로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울먹거리며 대답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모두 네 덕분이다. 네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어.”</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마법 개발은 절망적인 벽에 막혀 있었다. 하지만 제자의 천재적인 발상 덕에 누구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단기간 만에 이룰 수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와 제자가 감격에 겨운 눈빛을 교환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정말 고생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울먹거리는 제자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 위해 손을 올렸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윽!”</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화들짝 놀라며 피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잠시 침묵이 흘렀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조금 상처받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 아! 아니에요! 피하려던 게 아니라. 아니, 아닌 게 아닌데. 완전 좋은데. 지금 머리가 완전 떡져서. 으아아. 다, 당장 머리 감고 올게요. 이건 취소! 다, 다시 해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식음을 전폐하고 연구에 매진하느라 씻지 못한 머리를 감싸 쥐고 제자가 말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얼굴이 터질 듯이 붉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니다. 내가 미안하구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아무리 감동적인 순간이었지만 함부로 22살 여제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한 자신을 탓하며 말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으. 아닌데....”</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흠. 그보다 아직 마법 이름이 없구나. 자. 어서 이름을 지어 주려무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 스승님. 그건 스승님이 지어 주셔야지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어허. 너 아니었으면 완성되지 못했을 마법이야. 당연히 네가 이름을 지어줘야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제자에게 공을 돌렸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럼. 이차원 마법 통화 술식 ver 1.0이라고 명명할게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미간을 찡그렸다. 직관적인 이름이지만 지나치게 담백한 이름이다. 게다가 ver 1.0이라니 이것이 세대 차이인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야. 그래도 인류를 구원할 마법인데 너무 소박하지 않느냐. 네 이름도 넣어서, 세나식 초차원 심령 전달 대법 같은 건 어떠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창조한 마법에 자신의 이름을 넣곤 했다. ’덕배식 삼중 얼음 장벽’이나 ‘덕배식 충격 화살’, ‘덕배의 심장’, ‘멸살의 덕배’ 등 덕배 시리즈 마법은 삼백여 개에 달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으.... 그건 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신음을 흘렸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 명에 자기 이름을 넣는 것은 상상만 해도 낯 뜨거웠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비록 괴이할 정도의 난이도를 가진 마법이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대마법사인 스승밖에 없지만.... 아니, 그래서 더 부끄럽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니면 ‘세나의 인류 구원 마법’은 어떠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으악! 그럼 저 부끄러워서 죽어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한 달간 거의 씻지도 못해 꼬질꼬질한 와중에도 예쁜 얼굴이 울상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도저히 방금 세상을 구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허허.”</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허둥대는 제자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야. 내 말 하지 않았느냐. 세계에 존재를 새길수록 나중에 아카식 레코드 접속 시 이득이 생긴단다. 아주 조금이지만 그 조금의 차이가 매우 크단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지만 부끄러운걸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사는 실력이 전부라고.... 그래. 어차피.... 네 말대로 하자꾸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 실력 향상에 관한 문제에 엄격하던 대마법사가 웬일로 한발 물러섰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103번째 마도서의 주인이 명한다. 마법 등록. 이름 ‘이차원 마법 통화 술식 ver 1.0’.”</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다시 한번 빛이 번쩍이고 마법진이 사라졌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도서에 정식으로 마법이 등록된 것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감사합니다. 스승님. 영광이에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인류를 구원할 마법을 명명하게 되다니 다시없을 영광이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그런 제자를 보며 어쩐지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자! 소행성 충돌 예상 시간까지 10시간도 남지 않았구나. 지금도 밖은 매 순간 피가 마르고 있을 테니 얼른 인류를 구원해 보자꾸나. 시간을 끌어봤자 좋을 게 없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한발 앞으로 나섰다. 당장이라도 마법을 발동할 기세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 스승님. 저, 이 마법으로 어떻게 인류를 구원할지 듣지 못했어요. 스승님을 어떤 식으로 보좌해야 할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당황하며 말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차원 마법 통화 술식 ver 1.0’은 이차원과 연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놀라운 업적을 이뤘지만 결국 통신 마법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일단 스승의 말대로 마법 개발에 매진했지만, 이 마법으로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소행성을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어찌 된 일인지 대마법사는 계속 그 이야기를 피해왔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래. 네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으니 너도 알 권리가 있지. 잠시만 기다려라.”</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제자를 남겨두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의 손짓에 은밀히 숨겨진 마법 금고가 열렸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금고 가장 깊숙이 숨겨져 있던 마도서를 꺼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리고는 마도서 한 장을 찢어서 마법으로 불태워버렸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천금 같은 마도서를 훼손하다니!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다른 마법사가 봤다면 경악했을 정도의 금기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으윽!”</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잠시 심장을 감싸 쥐고 신음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도서가 훼손된 탓에 주인인 대마법사에게 충격이 갔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아.”</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지만 대마법사는 321년간 쌓아온 수행을 덕분에 곧 표정을 가다듬고 방에서 나올 수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너도 알다시피 소행성을 막으려던 모든 시도는 실패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제자와 마주 앉으며 말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거대 소행성을 막기 위해 인류가 힘을 합쳤지만, 과학과 마법 모든 수단은 절망만을 낳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난 현재 인류의 힘으로는 소행성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마왕의 힘을 빌리기로 했단다. 하지만 차원 너머에 있는 마왕과 접촉할 수단이 없었지. 다행히 시간 안에 마법을 완성했으니 이제 마왕과 계약을 통해 소행성을 파괴할 생각이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왕이요? 스승님. 마왕들은 필멸자들을 벌레처럼 여기고 파멸시키길 즐긴다고 하셨잖아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깜짝 놀라 말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렇지. 하지만 필멸자들과 정당한 계약을 나누며 힘을 빌려주는 존재가 단 하나 있단다. 마왕 중에는 괴짜인 셈이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마도서를 내밀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놀라서 마도서와 대마법사를 번갈아 바라보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받거라.”</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말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는 떨리는 손으로 마도서를 받았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도에 관한 지혜와 마력을 머금은 마도서는 사제 간에도 함부로 넘겨주지 않는 것이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는 떨리는 손으로 마도서를 펼쳤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 이것이 마도서.”</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방대한 지식이 제자의 머릿속에 쏟아졌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동시에 마도서의 마력과 심령이 연결되어갔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지식과 마력이 폭풍처럼 몰아치자 제자는 빛에 휩싸여 무념무상의 상태에 빠졌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미안하구나. 네가 깨어났을 때쯤이면 모든 것이 끝나 있을 것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제자를 보며 말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도서를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자격이 없는 자라면 마도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광인이 되기도 하고, 받아들인다고 해도 수 세기 동안 쌓인 지식과 마력을 받아들이는데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조차 젊은 시절 마도서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데 열흘이 걸렸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흠.”</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신음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마도서와 연결된 만큼 대마법사의 마력이 줄어들고 있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사로서 뼈아픈 일이지만 예상대로 제자가 순조롭게 마도서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럼 시작해볼까.”</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돌아섰을 때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훅!</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엇?”</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갑자기 어마어마한 기세로 마력이 깎인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후욱!</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휘청거렸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순식간에 마도서와 연결된 마력 수치가 절반까지 떨어졌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 이게 뜻하는 건….’</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제자를 돌아보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를 감쌌던 빛이 갈무리되고 있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눈을 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 죄송해요. 스승님. 생각보다 내용이 많아서.... 오래 기다리셨나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평소와 같은 어투로 말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 괜찮으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얼빠진 얼굴로 물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서울에서 남극으로 심부름 보냈는데 컵라면이 익기도 전에 펭귄을 데려온 격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것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단하다는 수준이 아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불가능 한 일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 표정이...? 아. 죄송해요. 내용이 좀 많아서 대충 훑어보기만 하고 완전히 소화는 못 했어요. 그래도 정보별로 분류해 놓았으니까.... 잠시만요. 스승님이 말씀하신 내용이....”</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니! 마도서가 주는 지식의 시련을 무슨 컴퓨터 파일 정리 했다는 듯이 말하고 있어?’</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여태까지 제자를 천재라고 생각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지만 아니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천재는 인간에게 붙는 말.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의 비교 대상을 찾으려면 인간이 아닌 슈퍼컴퓨터 중에 찾아야 할 것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망각의 마왕과 계약을 하실 생각이시군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머릿속에 들어온 지식 중에 필요한 내용을 찾아낸 제자가 말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한숨처럼 대답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조용히 끝내려 했는데 결국 피할 수 없게 되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왕은 정말 대단하군요. 이런 게 가능하다니.”</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냈는지 모르는 제자는 그저 마왕의 능력에 감탄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망각의 마왕은 계약을 통해 힘을 빌려주고 계약자가 속한 세계의 ‘개념’을 제물로 받아 간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받아들인 개념으로 무엇을 하는지는 수수께끼이지만, 결과는 알고 있다. 마왕에게 바쳐진 개념은 점차 잊혀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된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만일 딸기 우유라는 '개념'을 바친다면 즉시 딸기 우유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딸기 우유를 생산하는 사람도, 구매하는 사람도 줄어갈 것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누가 강제하지 않아도 딸기 우유에 대해 생각하는 비율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제 그런 개념은 없어졌으니까.</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개인이 애써 잡고 있어도 손에 쥔 모래처럼 빠져나간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조금씩 눈에 띄지 않게 되고 점차 자연스럽게 잊혀 전 인류적 차원에서 누구도 딸기와 우유라는 조합을 떠올리지 않을 것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만일 결혼이라는 개념을 바친다면?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자발적으로 결혼하려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런 건 촌스러운 거로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기록조차 분실, 훼손, 오역 등으로 점점 사라져 마침내 그런 사회적 제도가 있었다는 것조차 역사에서 사라지게 된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신 동거나 지금은 없는 개념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공동 육아 체재가 대유행하게 될까?</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정당한 계약을 거쳐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마왕답게 법칙과 인과마저 희롱 할 수 있는 놀라운 권능이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런데 스승님. 개념을 넘겨주려면 그 세계 지성체들의 합의가 필요하잖아요! 어, 어쩌죠? 이제 소행성 충돌까지 10시간 남짓밖에 안 남았는데요! 당장 전 지구인들에게 동의서를.... 아, 이 난리 통에 어디까지 가능할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도서의 지식 중에서 계약에 필요한 내용을 파악한 제자가 말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걱정하지 마라. 이미 계약에 필요한 권한을 받았어. UN과 각국 정부의 협조로 인류의 60%에게 동의를 받았단다. 조금 잡음이 있었지만, 행성 충돌로 다 죽게 생겼는데 어쩌겠느냐? 무조건 우리 결정에 따르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 인류의 절반 이상만 동의하면 발동되는데 문제없으니 이제 이 마도서의 주인인 우리야말로 정당한 권한을 가진 전무후무한 인류 전권 대사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제자가 모르게 마왕과의 계약을 준비해왔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 어째서 제게 비밀로....”</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 개발에 집중하도록 배려한 수준이 아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 정도의 큰일을 제자가 몰랐다는 것은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대마법사가 상당한 수고를 했다는 것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상이 모두 알고 있던 일을 정작 마법을 개발하는 제자만 모르고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리고 마도서가 불완전해요. 망각의 마왕이 어떤 개념을 요구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훼손되어 알 수가 없어요. 어째서 그 부분만! 이런 불확실한 계획을 스승님이 추진할 리 없어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조금 전 대마법사가 훼손한 부분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마도서의 시련을 받는 중에 제자의 마음이 흔들려 심마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관련 내용을 훼손 시켜 버렸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어떤 결과라도 인류 멸망보다는 낫지 않느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뇨! 제가 아는 스승님이라면 확실하지 않은 계획에 모든 것을 거셨을 리 없어요! 분명... 분명히 다른 방법을 시도하셨을 거예요. 상대는 마왕이잖아요! 조금만 생각해봐도.... 어떤 개념을 가져갈지 모르면 어차피 멸망하거나 멸망보다 못한 상황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생존 욕구’나 인체 ‘면역 반응’ 같은 걸 가져가면 어차피 멸종이에요. ‘죽음’이라는 개념을 가져가 전 인류가 좀비가 되어버린다면요? ‘영혼’이나 ‘지성’을 가져간다면요? 우리가 모르는 어떤 개념을 가져가 영겁토록 마왕의 장난감이 된다면요? 스승님! 말씀해 주세요. 제가 모르는 게 있는 거죠!”</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는 처음으로 스승에게 따지고 들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그 모습을 보다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을 제물로 바치기로 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네? 스, 스승님! 안 돼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네 재능이 꽃피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구나. 네 재능이라면 전무후무한 마법사가 될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너라면 어떤 분야에 가서라도 대성할 수 있을 거야.”</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게 아니잖아요! 마법이 사라진다면 스승님은! 스승님은 어쩌고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소리쳤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 321년을 살아왔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경지를 넘어선 마법으로 가능한 일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지금도 대마법사의 모든 생명 활동은 마법으로 이어지고 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이 사라지면 숨 한번 내쉴 시간조차 버틸 수 없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니, 단숨에 사망하는 것조차 긍정적인 전망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망각의 마왕에게 바쳐진 개념은 서서히 사라진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이 천천히 사라지면 숨 쉬는 법을 서서히 망각하는 것처럼 길고도 낯선 죽음이 다가올 것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는 그것이 어떤 고통일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그 모습을 하나뿐인 제자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제자 몰래 계약을 하고 사라질 생각이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다른 거! 다른 걸 바쳐요. 마왕에게 인간의 마법 따위가 뭐가 중요하다고!”</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래. 마왕은 마법을 원하는 게 아니야. 망각의 마왕에게 바쳐야 하는 것은 ‘인류 전권 대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개념’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 그런...,”</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의 말에 제자는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번에 개발한 ‘이차원 마법 통화 술식 ver 1.0’은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마법 중 최고 난도를 가진 대마법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것을 사용해 마왕과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대마법사뿐이고, 대마법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개념은 마법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는 마법을 바칠 수밖에 없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321년. 마법만을 바라보며 살아왔다. 내 마법이 인류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었을 거로 생각했거늘. 이 얼마나 자만이었던가. 나 때문에 인류가 마법을 잃게 된다니. 선조들을 볼 면목이 없구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너무나 마법을 사랑하고 마법에 모든 것을 바쳐왔기 때문에 인류에게서 마법을 빼앗게 된 대마법사가 탄식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지독한 모순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다른 걸 사랑하세요! 마법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스승님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바치면 된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요! 지금부터 민트 초코! 민트 초코 같은 걸 사랑하라고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외쳤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개념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전 세계 민트 초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원망하겠지만, 알게 뭔가!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의 목숨이 달린 일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필멸자 수준에서 마왕을 속일 수는 없어. 가장 소중한 것이 아닌 다른 것을 바치면 계약은 실패하고 계약 요청자는 죽는단다. 나 하나 죽는 것은 무섭지 않지만 내가 죽으면 누가 마왕과 계약을 할 수 있겠느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오로지 진실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만이 망각의 마왕을 만족시킬 수 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보다 소중한 것....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지만 300여 년이나 쌓아온 마음은 굳건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스로조차 속이지 못하는데 어찌 마왕을 속일 수 있을 것인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인류는 마법이라는 게 존재했다는 것조차 잊고 살아가게 될...</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쾅!</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런 역사도 다른 차원에서는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지만 제자가 책상을 내리치며 역사는 새로운 분기를 맞아 다른 가능성을 손에 넣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짜증 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소리쳤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평소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폭언.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지만 대마법사는 얌전한 부끄럼쟁이 제자가 화를 내는 것을 오히려 아프게 바라봤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에게 아픔을 주고 싶지 않았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저 조용히 마법과 함께 사라지려고....</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짜증 나! 짜증 나! 너 짜증 난다고!”</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니, 그래도 마지막을 앞둔 스승에게 조금 심하지 않은가?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두 번째로 조금 상처받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젠장! 스승님에게 제일 소중한 게 마법인 게 분해! 쉽게 죽으려 드는 게 짜증 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 제자야. 너 이런 캐릭터 아니었잖느냐. 조금만 진정을....”</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빌어먹을! 진정 못 해! 어차피 마지막인데 말 못 할 건 뭐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한다고! 처음부터 사랑했어! 스승님. 사랑해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쾅!</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다시 한번 제자가 책상을 내려쳤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박력이 넘치는 고백에 어지간한 대마법사조차 멍청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여기서 적절히 반응하는 것은 인류 멸망을 앞두고 있는 321년 경력의 모태 솔로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가, 갑자기 무슨 소리냐! 나이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아는 거냐? 300살 차이란 말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올리지 마요! 299살 차이거든요! 내림하면 200살 차이밖에 안 나요! 그리고 스승님! 결국 외모가 전부에요! 20대로 보이면 20대인 거예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20대 초반의 외모를 가지고 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새하얗고 굳건한 치아와 윤기가 흐르는 모발은 물론 뽀송뽀송한 피부에는 주름 하나 없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뿐인가! 대마법사는 3번에 걸친 환골탈태를 겪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 와중에 인간을 초월했는데, 초월 항목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외모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탈 인류 급 외모. 현 지구에 최고의 두뇌는 제자지만, 최고의 얼굴 천재는 단연 대마법사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 팬클럽 ‘꽃 노년 덕배’의 회원들은 대마법사의 마법보다 그 얼굴을 인류의 보물로 여기고 있을 정도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니, 내 누누이 마법사는 실력이 전부라고….”</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제자의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설교를 하려고 했지만 제자가 말을 잘랐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계약! 제가 할게요. 할 수 있어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뭐?! 네가 대마법을?”</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 손으로 수식을 만들었어요. 마도서 덕분에 마나 운영법도 알고 있고 마력도 충분해요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오만하구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외쳤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는 것과 직접 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총기를 설계한 사람이 명사수가 아닌 것과 같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운동 역학을 안다고 격투 대회에 출전하는 책상물림을 보는 격투기 선수는 어떤 심정일 것인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의 얼굴이 황당함과 모욕감으로 일그러졌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뼈를 깎는 노력이 없이 마법을 우습게 보다니. 대마법 실패의 대가를 알고는 있는 게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 수준의 마력이 들어간 마법은 실패하는 순간 마법이 역류해 사망하게 된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게다가 ‘이차원 마법 통화 술식 ver 1.0’은 인류 최초로 차원을 넘어서는 마법으로 대마법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마법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보여드릴게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당장이라도 마법을 사용할 것처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멈춰라! 쓸데없는 만용으로 목숨을 걸다니! 제자야! 내가 마지막으로 쓰는 마법이 널 향하는 것으로 만들지 마라. 부탁한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우웅!</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시동어도 없이 수십 개의 마법진이 허공에 나타났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기절, 속박, 수면, 마비, 최면....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저 중에 하나만 발동되어도 제자는 꼼짝도 할 수 없을 것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도서를 공유해 마력이 비슷해진 상황이지만 제자가 현 인류 마법의 정점에 올라서 있는 대마법사를 이길 가능성은 없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러나 마법진에 포위된 제자가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절 막으시려면... 절 죽이세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잠시만 잠들어 있거라.”</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회한에 잠긴 대마법사의 마법 발동하기 직전.</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역(逆) 덕배식 영혼 사슬! 발동!”</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의 마법이 발동되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즉석에서 개조한 마법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은빛으로 빛나는 사슬이 대마법사가 아닌 제자를 휘감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 이런.”</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당황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상대의 영혼을 속박하는 마법이 뒤집혔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의 영혼이 겉으로 드러나 마법에 연결되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지금부터 제자가 사용하는 마법을 하나라도 파훼하면 제자의 영혼도 파괴될 것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는 정말로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103번째 마도서의 주인이 명한다. ‘이차원 마법 통화 술식 ver 1.0’. 발동!”</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은빛 사슬에 뒤덮인 3차원 마법진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처럼 고요하고 정교한 운영이 아니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기름칠하지 않은 톱니가 맞물리듯 괴이한 소리가 나며 덜컹거렸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지만 분명히 작동하고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만두지 못해! 대마법도 모자라 동시에 다른 마법을 섞다니!”</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쿨럭!”</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는 피를 토하느라 대답을 할 수도 없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나가 들끓어 제자의 피부가 갈라지기 시작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폭발의 전조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지만 제자는 포기할 수 없다는 듯 눈을 빛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고얀 놈! 알았다! 내 마나에, 마도서를 걸고 맹세하마. 절대 이 마법을 방해하지 않겠다. 영혼 사슬이라도 거둬라! 이러다 정말 죽는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희미하게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와 마법진을 뒤덮던 은빛 사슬이 사라졌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13번째 고리와 7번째 고리는 3초간 역회전시켜라! 이론이 전부가 아니다. 시기적절하게 마나를 운영해야지. 3번 고리에 들어가는 마력은 0.00300031로 낮추고....”</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보다 못한 대마법사가 조언하자 무너지려던 마법진의 운행이 점차 안정되어 이윽고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허! 20대에 대마법을 성공시키다니. 정말로 괴물 같은 재능이로구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평생 듣기만 하던 감탄사를 내뱉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감사해요. 스승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말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정말이지 고얀 놈 같으니. 제자를 앞세우는 스승이 될 뻔했지 않느냐. 그런데 네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이냐? 망각의 마왕에게 무엇을 재물로 바칠 생각인 거냐? 마법사에게 마법 이외에 가장 소중하다고 할 만한 게 또 있더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만을 바라보던 오랜 세월이 쌓여 세상 모든 것을 덮어버린 대마법사에게는 마법사에게 마법보다 소중한 게 있을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지만 22살 제자의 세상에는 마법보다 아름다운 것이 있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을 배우기 전부터 마법처럼 빛나던 소중한 마음.</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 스승님이야말로 무얼 들으신 거예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씁쓸하게 웃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서, 설마! 그건 아니지? ...제자야. 아니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맞아요. 전 세상 무엇보다 스승님을 사랑해요. 다시 한번 사랑합니다. 스승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안 된다! 제자야. ‘사랑’을 바치면 안 돼! 만일 진심이 아니라면 네가 죽고. 성공하면 인류가 죽어! 차라리 마법을 바치자! 지금이라도 그만두거라.”</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기함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를 말리려 했지만 맹세의 강제력이 발동해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이 사라지면 많이 부분이 퇴보하겠지만 인류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지만 사랑이 없는 세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사랑과 321년 동안 담을 쌓아온 대마법사조차 끔찍한 미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걱정 마세요. 스승님. 인류는 무사할 거예요. 제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전 천재인걸요. 제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무엇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지 명확하게 알아요. ‘스승님에 대한 사랑’을 바칠 거에요. 선생님을 보며 첫사랑을 배우는 아이들은 사라지겠지만, 인류는 무사하겠지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할 말을 잊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을 바치는 것보다 훨씬 나은 해결책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지만 망각의 마왕 앞에서는 거짓이 통하지 않는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만일....</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평소라면 이런 것을 묻느니 차라리 마나를 역류 시켜 자살했을 대마법사지만 물을 수밖에 없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야.”</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네. 스승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망각의 마왕은 진실로 가장 소중한 것을 바치지 않는 계약자를 용서하지 않는다. 혹시 0.000001%라도 흠흠. 그, 음... 나... 보다 사랑하는 게 있다면 목숨을 잃게 된단다. 그러니 다시 한번 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상에서 가장 날 사랑하니?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22살 제자에게 이걸 물어야 하는 대마법사는 괴로움에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쿡쿡. 스승님. 귀엽고 순수한 나의 스승님. 제가 어떻게 스승님을 가장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귀, 귀엽..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는 당황하는 스승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차가운 눈이 내리던 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길거리에서 의식을 잃어가던 소녀에게 대마법사가 처음 손을 내밀었을 때 소녀는 천사가 내려온 줄 알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천사?”</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소녀의 물음에 대마법사는 ‘내 눈에는 네가 천사로 보이는구나.’라고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 순간부터 매일 조금씩 더 사랑해 왔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걱정하지 마세요. 망각의 마왕이 제 사랑을 증명해 줄 거예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마법진에 손을 뻗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우웅!</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진이 막대한 마나를 잡아먹으며 빛나기 시작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리고 아득한 차원을 넘어 거대한 존재에게 의념을 전달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으으으으윽!”</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다음 순간, 대마법사와 제자가 동시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무언가 주변을 억누르고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 승님. 뭔가 잘못된.... 으엑.”</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겨우 입을 열다가 피를 한 움큼 토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니다. 이건.... 공격이 아니야.... 그, 그냥 시선을 보낸 것뿐.... 어서 계약을 마무리해야....”</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압도적인 격의 차이가 있는 존재가 보내오는 ‘시선’만으로 영혼에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일반인이었다면 즉사했을 압박감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망각의... 마왕이시여.... 인... 류의 전... 권 대... 사 자격으... 로 제... 가장 소중한 개념. ‘스승에 대한 사랑’을 바칩... 니다. 소행성... 으로부터 인류를.... 구원.... 해 주소서.”</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힘겹게 계약을 요청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우웅!</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진이 빛나더니 연결이 끊어졌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울컥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졌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야. 괜찮으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쓰러진 제자를 안아 들고 회복마법을 펼쳤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 ...계약은 어떻게 된 거죠?”</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힘겹게 물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네가 살아있다는 건.... 아마도.”</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제자를 부축해 창가로 걸어가서 오랫동안 닫혀있던 커튼을 걷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늘을 반투명한 육각형 역장이 뒤덮고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말이라도 해주지. 그냥 사라져 버리다니. 마왕은 통화 예절을 좀 배워야겠네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회복 마법으로 조금이나마 기운을 차린 제자가 말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왕 나름대로 신경 써준 것일지도 모르지. 조금만 더 시선을 받았으면 큰일 났을 테니까.”</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왕이 제가 세상 무엇보다 스승님을 사랑하는 게 맞대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리고 그 마음을 가져가 버렸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대답 대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번엔 피하지 않았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따뜻한 손길에 제자는 점차 의식이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몸도 마음도 한계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지이이잉!</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늘에 생겨난 역장을 봤는지 연구실 모든 통신 기기들이 울려댔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온 세상이 자세한 소식을 알고 싶어 애가 달아 있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곧 기자들과 각국 정부 인사들이 들이닥칠 것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 전 더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결국 제자는 기절해 버렸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제자를 조심스레 안아 들어 소파에 눕히고 제자의 몸에 다시 회복 마법을 걸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잠시 제자의 얼굴을 바라보던 대마법사는 핸드폰을 들어 첫 번째로 보이는 연락처에 ‘성공.’ 두 글자를 보내고 바닥에 누워 버렸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심신 양면으로 너무나 지쳤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등이 바닥에 닿자마자 대마법사도 기절하듯 잠들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곧 기쁨의 함성이 온 지구를 뒤흔들었지만 두 사제는 듣지 못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br></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 *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br></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야. 제자야.”</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제자를 깨웠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으응.”</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인상을 썼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야. 일어나거라.”</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제자를 마법으로 띄워 창가로 날랐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으으. 스승님. 죽겠어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한 달간의 철야와 무리한 마법 운용, 마지막으로 마왕의 시선으로 제자의 몸은 엉망이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나마 잠든 사이에 대마법사가 여러 번 회복 마법을 걸어주어서 투정이라도 부릴 수 있지, 그렇지 않았다면 생사를 장담할 수 없었을 중태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힘들겠지만 이건 꼭 봐야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창밖에는 거리에는 온통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혼란 속에 파괴된 흔적은 여전했지만 사람들의 눈은 불안함 속에 희망을 담고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사람들은 역장이 소행성을 막아서는 순간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빽! 소리를 지르고 후다닥 창가에서 물러났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역사에 길이 남을지도 모르는 순간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한 달 동안 씻지 못한데다가 피 묻은 옷을 입고 대중 앞에 설 수는 없다. 분명히 촬영하고 있을 텐데!</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걱정 말거라. 아무도 보지 못한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은폐마법을 창문에 걸어놓고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새삼스러운 눈으로 스승을 바라보았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런 데에 통 관심이 없던 스승이 제자의 마음을 헤아리고 배려해 줬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무얼 그리 보느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의 빤한 시선에 스승이 민망해하며 고개를 돌렸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민망해하는 모습도 한 폭의 그림 같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조금은 보람을 느껴서 그래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보람?”</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 연예 세포 깨우기 10개년 계획을 세우고 실행 중이었거든요. 이제야 조금 효과가 있는 것 같아서요. 여심을 조금 아시는 걸 보니 뿌듯하네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허. 이건 그런 게 아니란다. 그저 고생한 제자가 시선 신경 안 쓰고 이 모습을 봤으면 한 거지. 네가 해낸 일이야. 앞으로 이 모습을 기억하고 마법사로서....”</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말을 돌렸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왕이 증인으로 나선, 인류 역사상 가장 거창한 사랑 고백을 받았지만 거절도 허락도 할 수 없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어차피 곧 잊혀질 이야기.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무의미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은 제가 싫으세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지만 제자는 이야기를 그만둘 생각이 없어 보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럴 리 있겠니? 넌 내 하나뿐인 소중한 제자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런 거 말고요.... 저 별로 안 예뻐요? 스승님에 비하면 누구든 오징어에 아메바 같겠지만 그래도 나름 ‘월간 마법’ 표지 모델 요청도 몇 번 왔었는데.”</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당연히 예쁘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미소 지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으. 애기 보는 듯 웃지 마요. 혹시 연상이 취향이세요? 지구에는 스승님보다 연상은 없잖아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니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 저. 이번에 스승님께 대들기도 좀 했지만, 정말 애썼어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랬지.... 마법 개발부터 마지막 계약까지. 네 덕분에 인류가 구원받았어. 장하고 고맙구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상으로 진짜 솔직히 이야기해 주세요. 어차피 잊혀질 이야기잖아요. 솔직하게요. 전 스승님에게 여자로서 가능성이 없었나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대마법사를 올려다보았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는 제자를 피할 도리가 없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래. 솔직히 말하마. 제자야. 내 나이 321세다. 나이가 두 자릿수인 아이를 여자로 보기엔 너무 늙어 버렸어.”</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 팔팔하신 거 다 알아요! 숨김 기능에 은폐 마법까지 써 놓으셨지만 새 폴더 아래에! 읍읍!”</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마법을 써서 제자의 입을 막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까도 말했었다만 너 이런 캐릭터 아니지 않았느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툭하면 얼굴을 붉히던 제자는 어디로 갔는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10개년 계획 진행 중이었다니까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대마법사의 마법을 풀어내고는 말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불과 몇 시간 전에는 불가능했던 일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가 제자의 마법 실력과 내숭에 감탄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어휴. 그래도 저도 어엿한 성인인데 아이라니....”</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법이 문제가 아니라 나이가 두 자릿수인 아이들은 내 눈에 미성년자로 보이는데 어쩌겠느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미성년자라니!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나름 여러모로 자신 있었던 제자는 충격받았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 10개년 계획으로는 어림도 없었군요. 100개년 계획은 필요했었어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투덜거렸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법사는 차마 사과하지도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느끼지 못하지만 망각은 벌써 시작되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100년이라니.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몇 년만 지나면 모두 잊게 될 것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을 사랑한다는 개념은 사라지고 무언가 다른 것이 그것을 대체할 것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와 제자 위로 그늘이 졌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두 사제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조금씩 다가오던 소행성이 일대를 그림자로 뒤덮을 정도로 가까워져 있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거대한 암석이 시시각각 커져 하늘에 가득 찼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우주적 외경을 불러일으키는 압도적인 풍경이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군중들이 각자 사랑하는 사람들을 붙잡고 몸을 떨며 웅성거렸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마침내 충돌.</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우르오로오오오롱.</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소행성이 역장과 부딪히며 괴이한 소리가 나며 소멸되어 갔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상이 걱정하던 충격파 따위는 없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해할 수 없는 원리로 소행성은 지워지듯 사라졌고, 역장은 빛의 조각으로 변해 흩날렸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와 제자에 의해 인류는 구원받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상이 빛의 조각과 환호로 가득 찼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제자가 말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 저 결심했어요! 불초 제자! 오늘부로 독립하겠습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꼭 그래야겠느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네. 꼭 그래야겠습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넌 이미 훌륭한 마법사다. 하지만 내게 조금만 더 시간을 주면 안 되겠느냐? 내 모든 것을 빠르게 전수해 주마. 네가 갈 길을 훨씬 단축해 주마. 그리고... 불편한 맘도 곧 잊혀질 것이다. 조금만 참으면....”</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래서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완강히 고개를 저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과 함께하면서 전 항상, 매일매일 스승님이 조금씩 더 사랑했어요. 지금부터는 매 순간 스승님이 조금씩 덜 사랑스워질텐데.... 그건 제가 아니에요. 그걸 어떻게 버티겠어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렇구나. 후회하고 있느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럴 리가요. 스승님이 살아계신걸요. ...그간 감사했습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가 스승에게 깊게 절을 올렸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네 앞길을 축복하마. 넌 내 자랑스러운 제자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인류가 구원받은 날.</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소행성이 사라진 날.</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와아아아아아.”</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사람들은 빛 속에서 환호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는 그 길로 대마법사의 탑을 내려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흩날리는 빛 속에서.</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사람들의 환호성 속에서.</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피지도 못하고 저무는 첫사랑이 서러워.</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주 많이 울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br></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 *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br></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에필로그</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br></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인류를 구원한 마법, ‘이차원 마법 통화 술식 ver 1.0’은 점차 개량되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ver 10에 이르러서는 통화뿐만 아니라 물자 교류가 가능해졌고, ver 25에 이르러서는 조그만 편의점에서도 사용 가능할 정도로 대중화되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인류는 지구라는 한계를 벗어나 전 차원으로 뻗어 나갔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교역로가 거의 무한대에 가깝게 증가했고 다양한 문화가 유입되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온갖 물자와 문화가 모여 용광로처럼 들끓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지구는 차원계의 중심이 되어 전례 없는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지루해.”</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런 지구를 내려다보며 대마법사 세나가 말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귀찮게 구는 사람들을 피해 달로 탑을 옮겼지만, 이제는 하루하루가 지루할 뿐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지구를 내려다보며 술잔을 기울이는 게 세나의 유일한 낙이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심심하시면 지구 나들이 한번 가시죠? 이번에 전원 엘프 혼혈로 구성된 ‘하프 하프’가 완전 천상계에요. 짠! 이번 콘서트 티켓까지 구해 놨지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때다 싶었는지 세나의 제자가 불쑥 끼어들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매일 달에서 수련에 연구에 또 수련에....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녀의 영혼은 일탈을 원하고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에휴. 귀찮아. 내가 이 나이에 그런 핏덩어리들 봐서 뭐 하게.”</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는 대마법사가 되어 20대의 외모를 하고 있었다. 보이 그룹 멤버들과 비슷한 나이로 보였지만, 어린애들을 보고 오빠! 라고 외치고 싶진 않았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정신적으로 무리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 그럼 저라도.”</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응. 안 돼. 넌 수련해야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으으.”</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가가 폭발하기 직전의 표정으로 부들거렸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러거나 말거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나뿐인 스승의 생일도 기억 못 하는 제자에게 휴가 따위는 필요 없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 노ㅊ….!</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의 제자가 뭔가 외치려던 순간.</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띠링!</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에게 메시지가 들어오면서 말이 끊겼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대로 내뱉었으면 일주일은 지옥의 수련을 겪어야 했을 테니 그야말로 ‘마왕님이 보우하사’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뭐야? 이 회선이 아직 살아 있었나? 응?”</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회선이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게다가 발신자가 세나였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과거의 세나가 보낸 예약 메시지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 생일 축하해! 네가 정말 부럽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내가 이런 메시지를.... 아, 그러고 보니 확실히 보낸 적이 있어. 그런데 왜 보냈지? 기억이 안 나다니....’</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는 오랜만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무리 오래된 일이라도 잊는 법이 없는 자신이 기억이 나지 않다니!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78년 전에 예약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은 기억나는데 왜 보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띠링!</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 좋다. 지금 바로 출발하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잉? 이 영감은 또 갑자기 무슨 소리야?”</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번엔 스승, 덕배에게서 메시지가 들어왔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런데 앞뒤 맥락이 없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뭐가 좋다는 거고 어디로 출발한다는 말인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야! 너 내 스승님한테 무슨 연락....”</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몰라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잔뜩 삐진 제자가 문을 쾅 닫고 나가 버렸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쯧쯧. 하여간 제자란 것들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가 혀를 찼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지구에 살던 시절, 자주 가던 식당 주인의 자녀가 재능이 있어 제자로 들인 아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때는 그렇게 싹싹하고 예의 발랐었는데 제자가 되고서는 저 모양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대마법사의 제자뿐만 아니라 제자라는 것들은 대게 저렇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멀쩡한 사람도 제자라는 이름을 다는 순간, 마치 군복 입은 예비역처럼 삐딱해지는 것은 현대 마법으로도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존경심을 뼈에 세기도록 더 빡세게 굴려야겠군.’</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가 다짐하고 있을 때 한쪽 공간이 열리며 깜짝 놀랄 만한 미남자가 나타났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의 스승 대마법사 덕배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어서 오세요. 근데 제가 좀 바쁜데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가 나른하게 누운 채로 말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술잔을 흔들어 보이며 음주 시간을 방해받기 싫다고 온몸으로 표현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자의 방자함을 탓해 봤자 세나도 덕배에게는 똑같이 ‘제자’ 였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무슨 말이냐? 네가 인류가 위험하다고 하지 않았느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덕배가 인상을 썼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인상 쓰는 모습도 분위기가 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는 참 쓸데없이 잘 생겼다고 생각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흐음….”</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는 남은 술을 입에 털어 넣고 기억을 더듬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덕배 스승이 장난기가 넘치는 성격도 아니고, 갑자기 저런 황당한 말을 해온다는 것은....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역시 아까 그 이상한 메시지에 뭔가 있을 것이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 이런.”</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가 이마를 짚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기억났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생일축하 메시지를 보내면서 스승에게도 예약 메시지를 보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 인류가 위험합니다. 스승님의 도움이 필요해요. 즉시 저에게 와주세요. 단, 이 프로젝트는 제가 이끌어야 해요. 스승이 아닌 제 팀원이 되어 주세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의 천재적 두뇌는 78년 전에 쓴 메시지의 내용도 기억해 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런데 이번에도 무슨 생각으로 이런 장난을 쳤는지 기억나지 않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다른 사람도 아니고 미래의 나에게 이런 장난을 쳤다니. 나 참. 왜 이런 거지? 나도 어린 시절 어지간이 또라이였군.’</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78년 후 생일을 노리고 장난을 치다니....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어쨌건 장난 메시지에 지구에서 달까지 온 스승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골치 아픈 문제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후후. 그래. 네가 말을 꺼냈어도 곤란하긴 한 모양이구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가 인상을 쓰고 있는 모습을 오해한 것인지 대마법사 덕배가 고개를 끄덕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래. 일을 시작하기 전에 확실히 하는 게 좋겠지. 일찍이 내가 마법사는 실력이 전부라고 했잖느냐. 곤란해 할 필요 없다. 위기 시에 실력자가 진두지휘하는 것은 당연한 일. 부끄럽지만 내 실력으로는 지구 멸망의 위기가 닥쳐왔다는 것을 감지조차 못하고 있었으니....”</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렇게 진지하게 나오면 장난이라고 말하기가 더 곤란해진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가 진땀을 흘렸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지금부터 날 스승이 아니라 그저 팀원이라고 여기거라. 아니지, 정식으로 인사하지. 잘 부탁드립니다. 최세나 팀장님. 함께 인류를 구해보지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급기야 덕배가 고개까지 숙여 보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네? 아.... 티, 팀장. 팀원.... 팀장.”</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갑자기 세나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김덕배 티, 팀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가 황급히 일어났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니, 갑자기 어딜 가는 거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덕배가 불렀지만 세나는 대답할 정신이 없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상에. 뭐부터 해야 하지? 어쩌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급히 자리를 피한 세나는 대마법사답지 않게 안절부절못하고 서성였다. 그때 세나의 제자가 다가왔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 제자. 부끄럽습니다! 지구 멸망의 위기가 오는지도 모르고 콘서트 볼 생각만 하다니! 이 천재 제자만 믿고 무엇이든 시켜 주세요! ‘하프 하프’ 오빠들은 제 손으로 지키겠어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어떻게 훔쳐 들었는지 제자가 사명감에 불타고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래! 결정했어. 제자야! 네가 꼭 해야 할 일이 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가 마음을 정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네! 스승님. 말씀하세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하프인지 하포인지 콘서트 가! 한동안 지구에 박혀서 달에 오지 마!”</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네! 네? 잘 못 들었습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뭐해! 빨리 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는 아예 지구행 통로까지 열며 제자의 등을 떠밀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니, 스승님 노망나셨습니까? 지구 멸망의 위기에 이 천재 제자를 빼고 뭘 하시려고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뭐래? 지금 내 팀원이 대마법사거든! 지금 넌 도움이 안 돼! 내려간 김에 푹 쉬고 실력이나 기르고 와.”</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가 허공에서 마도서 한 권을 꺼내서 제자에게 던졌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헉! 마도서!”</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 정도는 소화 할 수 있을 거야. 아! 그거 펼치면 정신 잃으니까 괜히 굶어 죽지 말고 펼치기 전에 링거 놔 줄 사람은 꼭 구하고!”</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자, 잠깐만요. 스승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는 제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제자를 밀어 넣고 통로를 닫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방해물은 해치웠고.... 으아아! 어쩜 좋아.”</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가 대마법사의 품위를 잊고 버둥거렸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제 이 넓은 달에 덕배 팀원과 단! 둘! 뿐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지고 절로 미소가 새어 나왔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덕배를 ‘스승’이 아닌 ‘팀원’이라고 인식하는 순간 심장이 뛰기 시작해서 멈추질 않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스승님이. 으웩! 갑자기 속이 메슥거려.... 스, 아니 덕배 팀원이 저렇게 잘 생겼었나? 아니, 원래 잘 생기긴 했지만 저렇게 매력적이었나? 노인네 말투까지 귀여워! 내가 왜 이러지? 으으. 어떻게 해!’</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모태 솔로로 살아온 지 100년! 처음으로 남자라고 느껴지는 사람이 나타났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게 사랑?’</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낯선 마음을 인정하고 나니 해야 할 일들이 보였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같이 밥도 먹고 연구도 하고 싶어. 까악! 조, 좋아. 일단 계속 같이 있으려면 인류 멸망 위기가 문제야. 그것 때문에 온 거니까. 뭐가 있었지? 얼마 전에 지구로 다가오던 소행성은.... 아! 스트레스 해소한다고 박살내 버렸지. 으.... 뭔가 또 있을 거야.’</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는 없으면 만들 기세로 인류 멸망의 위기를 찾기 시작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건 너무 시시하고. 이건 너무 금방 끝나.’</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만사가 귀찮았던 세나는 보통 일이 터지기 직전에나 쓱싹 해치워 버리곤 했는데 하필이면 얼마 전에 큰 문제들은 다 해결해 버린 상황.</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첫 번째 ‘대도서관’ 주인이 명한다. 세나식 달의 눈 ver 5.0. 발동!”</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결국 대마법까지 사용해서 전 차원을 뒤지기 시작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그간 마법이 급격히 발달해서 최대 세 권의 마도서를 가진 마법사도 생겨났지만 세나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경지를 개척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는 이차원에 마도서로 이루어진 대도서관을 만들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소란스러운 게 싫어서 밝히지 않았을 뿐, 마왕급이 아닌 필멸자가 이정도 경지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전 차원이 들썩거릴 만큼의 대사건이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찾았다. 와우. 많기도 하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가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는 사건들을 찾아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지구가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노리는 적도 많아졌다는 뜻이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무한히 늘어난 교역로만큼이나 무한히 많은 차원의 약탈자들이 지구를 노리고 있었다.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아득히 먼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만 필멸자 수준의 어떤 음모도 대도서관장의 눈을 벗어날 수 없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제일 큰 것은 이거네. 준비 중인 침략군이 지구랑 전력 차가 100배 이상. 이대로라면 멸망은 확정! 좋아. 좋아. 100배 이상의 전력 차를 뒤집을 마법을 만들어야겠군.’</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평소라면 전력 차가 얼마든 지구를 침략해 올 때 차원을 꼬아서 차원 미아로 만들어 조용히 처리했겠지만 그래서야 같이 연구를 할 수 없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최대한 거창하게 해결해야 한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는 덕배에게 보여줄 프로젝트를 빠르게 정리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개발할 마법 명도 정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와 덕배의 인류 구원 마법 ver 1.0.</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와 덕배.... 다음에 하트를 넣고 싶지만, 아직은 좀 그렇겠지? 후후후. 좋아. 좋아. 느긋하게 연구하면 여섯 달은 같이 있을 수 있겠어!”</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가 활짝 웃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이렇게 갑자기 좋아져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덕배가 사랑스럽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지루하고 무기력했던 게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활력이 샘솟았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덕배 팀원! 연구 시작해요!”</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100살. </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드디어 세 자릿수 나이대로 진입한 생일에.</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평화롭게 지구 침략을 준비 중이던 악의 제국을 제물로.</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세나의 두 번째 첫사랑이 피어나고 있었다.</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br></font></p> <p><font face="함초롬바탕" size="3">-끝-</font></p> <div><font size="3"><br></font></div> <p><font size="3"> </font></p> <p></p> <p><font size="3"> </font></p> <p></p> <p><font size="3"> </font></p> <p></p> <p><font size="3"> </font></p> <p></p> <p><font size="3">작가의 말</font></p> <p><font size="3"><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3</span>일 안에 써서 올리려 했는데 일주일이나 걸렸네요<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죄송합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font></p> <p><font size="3">다음 글은 더 빨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font></p> <p><font size="3"><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인류 구원 마법의 제물<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예전에 썼던 단편을 각색한 글입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font></p> <p><font size="3">조금만 손보려 했는데 쓰다 보니 살이 붙어서 분위기도 많이 달라지고 결말도 달라졌네요<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font></p> <p><font size="3">혹시 관심이 있으신 분은 구 버전의 인류 구원 마법의 제물도 한번 읽어주시길 바랍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지금 글보다 훨씬 짧고 가볍게 쓴 글입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font></p> <p><font size="3"><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구버전 <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panic_98063" target="_blank"><u><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color:#800080;">http://todayhumor.com/?panic_98063</span></u></a><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font></p> <p><font size="3">어느 쪽을 더 마음에 들어 하실지 궁금하네요<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font></p> <p><font size="3"> </font></p> <p></p> <p><font size="3">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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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8/14 01:57:40  175.223.***.229  HK.sy.HE  749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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