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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32610
    작성자 : 발땅눈꿈
    추천 : 2
    조회수 : 212
    IP : 118.34.***.249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8/11/13 17:36:23
    http://todayhumor.com/?readers_32610 모바일
    [자작]광대와 곰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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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음...눈팅만 하다가~

    그냥 혼자 생각나면 이런 저런 글을 쓰는 직딩인데요~

    문학 이런건 배운 적이 없어서...ㅋㅋㅋ그냥 느낌대로 쓰다 보니까

    친구나 지인들 한테는 쑥스러워서 못보여주겠고ㅋㅋㅋ

    그래도 누군가 읽어보고 어떤지 이야기는 듣고 싶어서 글 남깁니다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 뭐든지 간에 이야기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광대와 곰


    광대는 훌쩍훌쩍 거리며 할 수 있는 최대한 소리 내지 않으려고 애쓰며 울고 있었다.

    절친한 곰이 다가와 물었다.

    “왜 울어?”

    “그 아이는 나 말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데.”

    “슬퍼서 우는거니?”

    “아니”

    “그러면 왜 울어?”

    “내 단짝이 아닌걸 아는데도 그 아이가

    짜증내고 슬퍼하고 배고파하고 추워하면 챙겨주게 되. 늘 걱정되구.“

    “그럼 억울해서 우는 구나?”

    “아니”

    “그러면...넌 초라한 광대라서, 부유한 왕자님이 아니라서 우니?”

    “아니야 그것도 아니야”

    “그러면 왜 우는거야?”

    “옆에서 늘 챙겨주고 웃겨주면서도

    ‘이 아이는 내 단짝이 아니다’ 라고 늘 명심해야 하는 게 너무 슬퍼서”

    “큰일 났다. 도려내는게 좋겠어”

    곰은 커다란 발톱 하나를 뽑아 광대에게 건냈다.

    “넌 내 소중한 친구니까, 나는 네가 울음을 그치길 바래,

    자, 이걸로 마음을 도려내, 그러면 더 이상 슬프지 않을거야.“

    광대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발톱을 받아 들고 마음을 도려내기 시작했다.

    “이것 봐 곰아! 다 도려냈어! 근데 너무 아프다”

    곰은 도려낸 광대의 가슴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이런, 아직 남은 부분이 있어, 깔끔하게 도려내야 하는데.”

    광대는 해맑게 웃고 있다가 다시 표정이 굳어지더니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곰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직 완벽하게 도려내지 못하겠구나?”

    광대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리고 고개를 들며 말했다.

    “아프긴 아픈데...즐거운, 좋은 기억들도 있거든...나 한심하지 곰아?”

    “아니”

    “아니라구?”

    곰은 또 한번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인간적이야.”

    그 한마디에 광대는 또 다시 고개를 푹 숙이고 어깨를 들석였다.

    “마음씨 착한 광대야, 너무 아프고 힘들면 그냥 놔둬,

    상처가 아물 때쯤, 남은 부분도 도려내던지, 조금 남은 부분 위에 새 살이 나게 놔두던지 하면 돼.

    이런 적이 처음이니까, 너도 처음 해보는 일이니까, 그래서 당황했던 거야. 괜찮아.

    그 상처가 아물 때엔, 너는 마음씨 착하면서도 마음씨 강한 광대가 될 거야.

    한심하고 바보 같았던 그 시간들, 행동들도 모두 너야.

    마음씨가 착해서, 그래서 너무 약해서 모두에게 사랑받으려고 하지 마,

    난 네가 광대가 아니어도 괜찮아.“

    곰은 가만히 광대의 어깨를 감싸 주었고, 광대는 한참을 더 울었다.

    이윽고 광대는 눈물을 멈추고 눈물을 닦던 오른팔을, 스스로의 머리를 때리던 왼팔을 가만히 내려놓았다.

    그리고 쓰고 있던 가면을 천천히 벗었다.

    “고마워, 곰아.”

    눈물이 범벅이 되어 화장이 온통 번졌지만 환하게 웃는 광대를 보며

    곰도 미소를 띄고 있었다.

    광대는 가면을 벗은 채로 다시 익살스런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며,

    익살스러운 발걸음으로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곰이 그동안 봤던 광대의 노래와 춤 중에 가장 즐겁고 유쾌한 모습으로.

    광대의 도려낸 가슴에서는 피가 계속 뿜어져 나왔다.

    그래도 아랑곳 않고 계속 노래하고 춤췄다.

    사람들은 처음엔 가면을 벗은 광대를 알아보지 못하다가

    광대의 노래를, 춤을 보고 금방 그를 알아보고 모여들었다.

    모두 광대의 가슴은 보지 못하고 노래와 춤을 보며 큰 웃음과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광대도 가슴의 상처는 아랑곳 하지 않고 목청껏 노래하고 온 몸을 써서 더 열심히 춤췄다.

    절정을 지나 마지막 마무리 동작과 함께 양 손을 하늘로 크게 뻗으며 꼿꼿이 몸을 편 광대에게 사람들도 박수갈채와 환호를 보냈다.

    행복하게 웃는 광대의 도려낸 가슴에서는 피가 멈추고 있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8/11/13 18:06:16  121.147.***.206  윤인석  721556
    [2] 2018/11/13 18:21:18  121.176.***.94  레콜이  87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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