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둥글어지는 시야 너머</span></div> <div>신화 속 벌판 응시하며</div> <div>별자리 책 펼친다</div> <div><br></div> <div>마음에 든 유래 추스르고</div> <div>종이 새까맣게 칠하고서야</div> <div>따라 재단한 아이</div> <div><br></div> <div>첫 저금통 꽉 차 망원경 사서</div> <div>고대하던 하얀 신부님 맞이했죠</div> <div><br></div> <div>자정은 어제와 오늘 중 가장 아름다운 시간</div> <div>용감한 어린왕자라 해줘요</div> <div>별을 사랑하기에 어둠이 두렵지 않은걸</div> <div><br></div> <div>취침등의 스위치 꺼진 듯 기억 안 나는데</div> <div>수능처럼 사춘기가 끝나 버렸고</div> <div><br></div> <div>다락방에 둔 이삿짐같이 기억 안 나는데</div> <div>꿈과 거리가 멈췄죠</div> <div>괜히 까치발 섭니다</div> <div><br></div> <div>천문학계 소식지 정기 구독은</div> <div>어릴 적 설렘 못 잊고 붙잡는 처방일 뿐</div> <div>그 서글픈 소견엔 보험 적용도 안 돼요</div> <div><br></div> <div>먹먹한 달은 물 긷는 거울입니다</div> <div>잠결에 한 노인을 봤습니다</div> <div>조수가 차오르는 벼랑 끝 흔들의자에 앉아</div> <div>헤진 별자리 책 한 권을 무릎 위 펼쳐 둔 모습이었죠</div> <div>우는 풀벌레는 독백 엿들었어요</div> <div><br></div> <div>"왜 그리 반짝이는 걸 원했을까?"</div> <div><br></div> <div>보석처럼 가질 수도 없는데</div> <div>마치 손을 잡아줘 마지막 뻗쳐 보고</div> <div>은하수 아래서 사방위 흐릿해지자</div> <div>눈가 촉촉이 뜨였습니다</div> <div><br></div> <div>늦은 새벽 이부자리</div> <div>우두커니 있는 이곳도 별이란 걸</div> <div>나는 한시도 사랑한 것과 살았군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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