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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28233
    작성자 : 피즈치자
    추천 : 6
    조회수 : 465
    IP : 114.29.***.83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7/04/18 14:48:07
    http://todayhumor.com/?readers_28233 모바일
    컴퓨터를 정리하다가 발견한 타임캡슐
    학부생 때 문예창작과 관련된 수업을 좀 들었는데 그 때 쓴 시 중 하나입니다. <div>오리지널도 썼었는데 이건 기존에 있는 시를 정해서 자기 식으로 써보는? 과제로 썼던 거예요^^</div> <div>패러디여야만 한다 라거나.. 어떤 제한은 없었던 것 같네요. 잘 기억이ㅎㅎ;</div> <div>14년도 봄 글이네요. 아련해라*-.-*</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부끄럽지만 추억이기도 하고 해서 올려봐요^^;</span></div> <div>그 때 만났던 다라이와(대야가 맞지만 왠지 다라이 라고 쓰고싶었어요...) 새들, 공기, 색깔, 냄새같은 것들이</div> <div><span style="font-size:9pt;">다시 느껴진다는 게 신기하고 좋으네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그럼 원작 시부터...</div> <div><span style="font-size:9pt;">----------------------------------</span></div> <div><br></div> <div><p>제목 : 폐타이어</p> <p style="text-align:center;">김종현</p> <p>   </p><p></p> <p><span style="font-size:9pt;">아파트 공터 한 귀퉁이</span></p> <p><span style="font-size:9pt;">속도를 잊은 폐타이어</span></p> <p><span style="font-size:9pt;">땅속에 반쯤 묻힌 깊은 침묵 속</span></p> <p><span style="font-size:9pt;">햇빛을 둥글게 가두어 놓고</span></p> <p><span style="font-size:9pt;">동그랗게 누워 있다</span></p> <p>   </p><p></p> <p><span style="font-size:9pt;">그가 그냥 바퀴였을 때는 단지</span></p> <p><span style="font-size:9pt;">속도를 섬기는 한 마리 검은 노예일 뿐이었다</span></p> <p><span style="font-size:9pt;">날마다 속도에 사육되고</span></p> <p><span style="font-size:9pt;">길들어 갔다</span></p> <p><span style="font-size:9pt;">다른 속도가 그를 앞질러 갈 때</span></p> <p><span style="font-size:9pt;">그는 바르르 떨며</span></p> <p><span style="font-size:9pt;">가속 결의를 다져야 했다</span></p> <p><span style="font-size:9pt;">자주 바뀌는 공중의 표정 앞에서는</span></p> <p><span style="font-size:9pt;">잽싸게 꼬리를 사려야 했다</span></p> <p><span style="font-size:9pt;">검고 딱딱한 세계 위에서 세월을 소모하며</span></p> <p><span style="font-size:9pt;">제한된 영역만 누려야 했다</span></p> <p>   </p><p></p> <p><span style="font-size:9pt;">지금 저 동그라미는 자신의 일생이</span></p> <p><span style="font-size:9pt;">얼마나 속도에 짓눌려 왔는지 기억하고 있을까</span></p> <p>   </p><p></p> <p><span style="font-size:9pt;">튕겨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했으리라</span></p> <p><span style="font-size:9pt;">예약된 모든 속도들 다 빠져나가고</span></p> <p><span style="font-size:9pt;">속도는 한 줌 모래처럼 눈부신 한계였을 뿐</span></p> <p><span style="font-size:9pt;">얼마나 어지러웠을까</span></p> <p><span style="font-size:9pt;">속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속도에 매달린 세월</span></p> <p>   </p><p></p> <p><span style="font-size:9pt;">그가 속도의 덫에서 풀려나던 날</span></p> <p><span style="font-size:9pt;">온몸이 닳도록 달려온 일생을 위로하듯</span></p> <p><span style="font-size:9pt;">바람은 그의 몸을 부드럽게 핥아주었다</span></p> <p><span style="font-size:9pt;">잠시 뒤의 어떤 바람은 풀씨랑 꽃씨를</span></p> <p><span style="font-size:9pt;">데리고 와서 놀아주었다</span></p> <p><span style="font-size:9pt;">벌레들의 따뜻한 집이 되었다</span></p> <p><span style="font-size:9pt;">잃어버린 속도의 기억 한가운데</span></p> <p><span style="font-size:9pt;">초록의 꿈들이 자란다</span></p> <p><span style="font-size:9pt;">노란 달맞이꽃은 왕관처럼 환히 피어 있다</span></p> <p>   </p><p></p> <p><br></p> <p><br></p> <p><br></p> <p>----------------------------------</p> <p><br></p> <p>제목: 고무다라이 </p> <p style="text-align:center;">박유진</p> <p style="text-align:center;"><br></p> <p style="text-align:center;"><br></p> <p><span style="font-size:9pt;">철길과 도로 사이</span></p> <p><span style="font-size:9pt;">우주 같은 공터에 고무다라이</span></p> <p><span style="font-size:9pt;">머리에 이슬같은 봄비를 잔뜩 이고</span></p> <p><span style="font-size:9pt;">느리게 유영한다</span></p> <p>   </p><p></p> <p><span style="font-size:9pt;">그녀는 원래 라면봉지였다</span></p> <p><span style="font-size:9pt;">빗자루였다</span></p> <p><span style="font-size:9pt;">비닐하우스였다</span></p> <p>   </p><p></p> <p><span style="font-size:9pt;">버려지고 부러지고 찢긴 후 고열에 녹아</span></p> <p><span style="font-size:9pt;">공업용 색소에 버무려져 쪄내진 그녀는</span></p> <p><span style="font-size:9pt;">깍두기를 무치고</span></p> <p><span style="font-size:9pt;">가슴에 아이를 목욕시켰으며</span></p> <p><span style="font-size:9pt;">자궁에 금붕어를 키웠다</span></p> <p>   </p><p></p> <p><span style="font-size:9pt;">금붕어는 아가미를 닫지 못하다가 비스듬히 죽었다</span></p> <p>   </p><p></p> <p><span style="font-size:9pt;">다르게 태어나고 싶었다는 생각은 수도 없었으리라</span></p> <p><span style="font-size:9pt;">그녀 안에 흐르는 독이 모두 빠져나가기를 원했다</span></p> <p><span style="font-size:9pt;">자신의 독으로 죽어가는 걸 원치 않았다</span></p> <p><span style="font-size:9pt;">얼마나 구역질났을까</span></p> <p><span style="font-size:9pt;">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을 내뿜던 세월</span></p> <p>   </p><p></p> <p><span style="font-size:9pt;">그녀가 우려지고 부닥치고 깨져 </span></p> <p><span style="font-size:9pt;">기어코 버려지던 날</span></p> <p><span style="font-size:9pt;">보드라운 봄비가 내려와 </span></p> <p><span style="font-size:9pt;">그녀의 몸을 따뜻하게 적셔주었다</span></p> <p><span style="font-size:9pt;">바람이 비둘기와 참새들을 데려다 주었다</span></p> <p><span style="font-size:9pt;">그녀는 조용히 아이들에게 젖을 물렸다</span></p> <p><span style="font-size:9pt;">고무다라이에는 더 이상 독이 없었다</span></p></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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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4/18 16:03:55  49.161.***.131  shinejade  454173
    [2] 2017/04/18 19:04:01  122.43.***.29  petrichor  540299
    [3] 2017/04/18 19:18:22  113.30.***.249  라이샌더  563703
    [4] 2017/04/19 00:13:42  211.105.***.199  빨간냄비  306738
    [5] 2017/04/19 17:29:45  112.171.***.105  무연히  729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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