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반전(反轉), 한번씩 감당해야 하는 감정이다.<br>당연히, 의례히 그래야 할것이 그렇치 못할경우,<br>누구나 느끼는 당혹감, 그리고 또다른 조그만 反轉.<br>마음 한구석에서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즐거움.</div> <div> </div> <div>1989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조그만 反轉이 일어났었다.<br>처음으로 상이 만들어진 뉴에이지 부문,<br>누구나, 당연히, 의례히,<br>그들중에서 수상자가 나올줄 알았다.<br>죠지윈스턴? 쟝 미셀자르? <br>저 윈드햄의 만능엔터테이너도, 유럽 최고의 신세사이즈 주자도, NO</div> <div> </div> <div>너무나 생소한 안드레아스 발렌바이드 Andreas Vollenweider,<br>이 이국적인 스위스의 신사가, 일렉트릭 하프로 그래미를 안은 것이었다.</div> <div> </div> <div>反轉, 살아가면서 한번씩, 아니 여러번씩 감당해야 하는것.<br>아니, 아니 매일 매일이 反轉의 연속일지도.<br>나는 反轉이 두렵다.<br>그리고, 이율배반적으로 反轉을 바라고 있다.</div> <div> </div> <div>매일 아침 이 조그만 어둠의 사각공간을 바라보며,<br>알지 못할 反轉을 꿈꾸며,<br>나역시, <br>다른이에게 조그만 反轉을 주려 초라한 글 한줄을 쓴다.</div> <div> </div> <div>저 독선과 아집의 그래미에 신선한 느낌을 부어다 준,<br>안드레아스 발렌바이드가 누구도 알지못하는,<br>동양의 한 청년에게 기습적인 反轉의 쾌감을 안긴것 처럼.    (다뎀벼)<br>---------------------------------------------------------------------<br></div> <div>죽은 구름   - 기형도 -</div> <div> </div> <div> </div> <div>구름으로 가득찬 더러운 창문 밑에 <br>한 사내가 쓰러져 있다, 마룻바닥 위에 <br>그의 손은 장난감처럼 뒤집혀져 있다. </div> <div> </div> <div>이런 기회가 오기를 기다려온 것처럼 <br>비닐백의 입구같이 입을 벌린 저 죽음 <br>감정이 없는 저 몇 가지 음식들도 <br>마지막까지 사내의 혀를 괴롭혔을 것이다. </div> <div> </div> <div>이제는 힘과 털이 빠진 개 한 마리가 접시를 노린다. <br>죽은 사내가 살았을 때, 나는 그를 몇 번인가 본 적이 있다. </div> <div> </div> <div>그를 사람들은 미치광이라고 했다, 술과 침이 가득 묻은 저 <br>엎어진 망토를 향해, 백동전을 던진 적도 있다. </div> <div> </div> <div>아무도 모른다, 오직 자신만이 홀로 즐겼을 생각 <br>끝끝내 들키지 않았을 은밀한 성욕과 슬픔 <br>어느 한때 분명 쓸모가 있었을 저 어깨의 근육 <br>그러나 우울하고 추악한 맨발 따위는 <br>동정심 많은 부인들을 위한 선물이었으리 <br>어쨌든 구름들이란 매우 조심스럽게 관찰해야 한다. </div> <div><br>미치광이, 이젠 빗방울조차 두려워 않을 죽은 사내 <br>자신감을 얻은 늙은 개는 접시를 엎지르고 <br>마루 위엔 사람의 손을 닮은 흉칙한 얼룩이 생기는 동안 <br>두 명이 경관이 들어와 느릿느릿 대화를 나눈다. </div> <div> </div> <div>어느 고장이건 한두 개쯤 이런 빈집이 있더군, <br>이따위 미치광이들이 어떻게 알고 찾아와 죽어갈까 <br>더 이상의 흥미를 갖지 않는 늙은 개도 측은하지만 <br>아무도 모른다, 저 홀로 없어진 구름은 <br>처음부터 창문의 것이 아니었으니 <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