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 보통날이었다. 아무것도 다를것이 없는 날. 아무것도 다를게 없던 날. 아니, 아무것도 다른것이 없다고 생각했던날이였을까. 하여튼</p> <p>그런 날이었다. 어제 끓이고 다 먹지 못한 김치찌개를 저녁으로 먹었다. 거기에 참치라는 어류가 들어가있던가, 어류가 아닌것이 들</p> <p>어가있던가, 그것도 아니면 다른 무엇이 들어가있었던가. 보통은 돼지고기를 집어넣으니 돼지고기가 들어가있었겠지. 그날은 보통날</p> <p>이었다고 기억하고 있으니까.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개를 먹으면서 생각한 것은 내 이번행위가 다음행위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p> <p>고, 내 지금의 행위는 전에 내가 했던 어떤 무언가의 행위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게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하지 못한다고</p> <p>해도 말이다. 그게 무엇이든지.</p> <p> </p> <p> 요리를 하는것과 그 요리를 먹는것과 그 요리를 먹고 남은 것을 치우는것과 그 요리를 먹고 남은것을 치우고 남은 것들을 정리하는 </p> <p>것들과 그 앞의 모든것들을 정리하기 귀찮아서 내비두는 것과 그 외 저녁을 먹는 데 쓰여질, 쓸 수 있는 모든 이야기들. 식사를 함에 </p> <p>있어서 모든 행위는 하나하나가 서로에게 얽혀있는 순환구조이다. 선순환 구조인지, 악순환 구조인지는 매일 다르다. 어제 남긴</p> <p>것이 오늘의 반찬이 된다면 선순환구조이지만 어제 남긴 것이 삼일 째 방치되고 있다면 선순환구조에서 악순환구조로 넘어가고 있</p> <p>다는 뜻이니까. </p> <p> </p> <p> 그런것들이 뭐가 중요하랴. 나는 어제 남은 김치찌개를 그때 먹고 있었고, 그것은 악순환구조로 넘어가기전에 구조에 성공했다는 뜻</p> <p>인건대. 그리고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어쨌든 그 날은 그저 저녁으로 김치찌개를 먹는 그런 평범한 날이었다는 것이다.특별한 날에</p> <p>는 보통 김치찌개따위를 먹지는 않으니까. 보통의 집에서 보통의 저녁으로 보통의 사람이 어제 보통의 방식으로 끓이고 남은 김치찌개를 </p> <p>보통의 방식으로 먹은 후 그 보통의 김치찌개를 먹고 남은 것을 치우는것과 보통 정도의 남은 것들을 보통 이제는 뭐가 도통 보통인</p> <p>지 모르겠고, 찌개가 보통인건지 치우는 방법이 보통인건지 내가 보통이란건지 그 날의 기온이 보통이었던지. 그것도 아니었다면 그 </p> <p>날 내가 감명깊게 읽은게 알랭드 보통의 책이었는지, 알랭드 보통도 김치찌개를 먹었는지 그런게 걱정되기도 하면서 뭐 그런 생각</p> <p>이 쉴새 없이 지나가는 그런 평범한 보통의 날이었던것이다. 그 날은. </p> <p> </p> <p> 그런 보통의 날에 저녁을 먹은 후에 나는 보통사람이라면 보통 생각하지않을 나의 보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남의 </p> <p>고통을 보면 참지못하는 나의 성격이 나의 보통을 보고도 참지 못하게 되버린건지. 왜 이렇게 보통처럼 살아갈까하는. 더 이상 이렇</p> <p>게 보통하게 살아갈 순 없다는 그런 문제의식이 들면서 나는 왜 하필 오늘 저녁을 보통날처럼 어제 끓인 김치찌개를 먹어버린 것일까</p> <p>하고는. 왜 나는 김치찌개따위를 먹고 그 먹은것을 보통 치우는 방식대로 치워버린것일까. 하고는. 더 이상 보통적으로 살아갈 순 없</p> <p>다고 생각이 들기시작하면서 부터는. 그러고는. 내일부터는 김치찌개에 참치나 돼지고기가 아닌 스팸을 넣어봐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p> <p>것이었다. 내일은 나에게 특별한 날이 되겠지. 김치찌개에 스팸을 넣은 첫 날이니까. 하고는. </p> <p><br></p> <p><br></p>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