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이가 방에서 뛰어놀고 있다. 아이의 눈은 맑고 깨끗하며 발걸음엔 거짓이 없고 행선지 또한 없었다. <div><br></div> <div>그 때였다. 방의 불이 꺼지고 칠흑의 어두움이 아이의 겉을 감싼다. 두려워진 아이는 방의 빈 공간을 오열로 메꾼다.</div> <div>"어두운 건 너무 무서워"</div> <div><br></div> <div>그 때 착한 인상의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이가 나타나 아이를 진정시키며, 방 한쪽의 문에 빛을 비춘다.</div> <div>"아이야 울지마렴. 나만 믿고 저기로 달려가렴. 뒤에서 너의 앞에 가는 길에 빛을 비춰줄게"</div> <div><br></div> <div>아이는 구원의 길을 발견하고 이내 다시 웃으며 길을 걷는다. 가까운줄 알았던 방문은 의외로 멀었지만 자신에게 빛을 내어준 이에게 너무도 고마워 씩씩하게 걷는다.</div> <div>"당신이 없었다면, 나는 혼자 죽었을거야!"</div> <div><br></div> <div>당당히 문을 통과한 아이는 예전처럼 다시 행선지없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방을 돌아본다. 예전보다는 작은 방인듯 하지만, 그래도 어두운 방을 생각하면 이곳이 너무도 안락하다.</div> <div><br></div> <div>그 때 또 다시 방의 불이 꺼진다. 아이는 공포스러웠다. 하지만 아까만큼은 아니다. 그에게는 든든한 인상좋은 이가 있기 때문이다. 인상 좋은 이는 또 다시 방의 다른 방향의 문을 비추며 말했다.</div> <div>"아까처럼만 씩씩하게 가면 밝은 방일거야!"</div> <div><br></div> <div>다음 방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더 길었다. 방에서는 무서운 소리도 났으며 길이 진흙투성이인 구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두렵지않다. 가야할 곳을 밝혀주는 인상 좋은 이가 너무도 고맙다. 조금은 지쳤지만 이번에도 씩씩하게 걸으며 </div> <div>"당신이 없었다면, 나는 혼자 죽었을거야!"</div> <div><br></div> <div>그 다음 방에 도착했을 때에도 밝았다. 물론 전 방보다 또 다시 공간이 줄어든 것 같았지만 빛 속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아이에겐 행복했다. 그 때쯤 아이의 뇌리에 무서운 것이 스친다.</div> <div>"설마 또 어두워지는거 아니야?"</div> <div><br></div> <div>그렇게 몇 번째 방을 찾고 어두워지고 빛을 비춰주는 과정이 지나자 아이는 너무도 힘들었다. 밝아진 상태는 곧 어두워짐을 내포한다는 것을 알고 오히려 그토록 무서워하던 어두움을 더 편하게 느끼게 되었다. 몇 번째인가 방문을 열었을 때에 인상 좋은이가 아이에게 물었다.</div> <div>"이렇게 방문을 많이 비춰주었으니, 이제 혼자서도 찾을 수 있겠지?"</div> <div><br></div> <div>아이는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div> <div>"방문을 비춰준 건 당신이고, 나는 뛰기만 했는데....? 나는 찾는 법은 모른단 말야!"</div> <div>인상 좋은이의 얼굴이 처음으로 일그러진다.</div> <div>"뭐? 그렇게 달려오는 동안 주변 한번 살핀 적 없단말야? 방문이 그렇게 많았는데도 찾지 못한 건 바보같은 네 잘못아닐까?"</div> <div><br></div> <div>아이는 눈물이났다. 태초의 큰 방에서 뛰놀다가 갑자기 불이 꺼졌을 때보다 더 크게 오열했다. 아이가 오열하는 이유는 또다시 다른 방을 어떻게 찾아야 하나 걱정이 되어서도, 지금까지의 나는 왜 딴 곳을 보지 못하고 뛰어왔는가의 억울함도 아니었다. 오열하는 이유는 인상 좋은 이에게 물어봐야할, 하지만 이미 대답을 알고 있는 질문 때문이다.</div> <div>"맨 처음의 방의 불을 끈건... 당신이지?"</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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