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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카엘의노래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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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17587
    작성자 : 미카엘의노래
    추천 : 2
    조회수 : 221
    IP : 1.253.***.23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12/11 18:24:38
    http://todayhumor.com/?readers_17587 모바일
    [습작] 네 살 무렵
    <div>네 살 무렵</div> <div><br></div> <div><br><br>                           - 김종래</div> <div><br><br>네 살 무렵 혼자가 된 날 </div> <div><br>거두신 우리 할머니 <br><br></div> <div><br>날 낳고 일 년도 안 돼 날</div> <div><br>버리신 우리 어머니 <br></div> <div> </div> <div><br>몇 번째인지 기억도 안날만큼 </div> <div><br>자주 바뀐 새어머니들<br><br></div> <div><br>부서진 아버지의 인생과</div> <div><br>그 파도를 고스란히 맞고 자란 </div> <div><br>내 유년시절</div> <div> </div> <div><br><br>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div> <div><br>할머니 댁에 처음 간 날 </div> <div><br> </div> <div><br>아직도 잊지 못 할 그날 밤 </div> <div><br>엄마를 찾는 내 지저귐은 </div> <div> </div> <div><br><br>꿀밤과 회초리가 되어 날아오고</div> <div><br>지쳐 잠든 날 불쌍한 눈으로 </div> <div><br>바라보시는 우리 할머니</div> <div> </div> <div><br><br>난 새벽녘 없던 몽유병으로 온 골목 </div> <div><br>돌아다니다 넘어지고 부딛혀 무릎에</div> <div><br>피가 배이고 </div> <div><br> </div> <div><br>옆집 아저씨 손에 이끌려 집에 찾아오고</div> <div><br>눈물 훔치며 꾸중하시는 할머니를 </div> <div><br>그땐 이해하지 못했죠</div> <div> </div> <div><br><br>그렇게 몇 해가 흘렀어요. </div> <div> </div> <div><br><br>어느새 난 할머니를 도와 생업에 </div> <div><br>보탬을 줄 수 있을만큼 커갔어요. </div> <div> </div> <div><br><br>그때부터가 고된 내 인생의 시작이 아니었나 </div> <div><br>싶을 정도로 많은 일들을 했어요. </div> <div> </div> <div><br><br>할머니와 함께 산나물을 뜯어 팔고 </div> <div><br>매주를 빚어 팔고 손을 베여가며 </div> <div><br>생밤을 몇 년동안 까고</div> <div><br> </div> <div><br>똥과자를 만들어 팔고 빈 병을 주워 </div> <div><br>슈퍼에서 생필품으로 바꾸고 </div> <div><br> </div> <div><br>내 유년시절은 그런 기억들로 가득해요. </div> <div> </div> <div><br><br>근데 그게 시작이었음을 </div> <div><br>그땐 절대 알지 못했죠. </div> <div> </div> <div><br><br>난 쉽게 살 팔자는 아닌가보다 </div> <div><br>지금 생각해 보면 그래요. </div> <div> </div> <div><br><br>그렇게 또 몇 해가 흘러</div> <div> </div> <div><br><br>중학교 시절 치매가 온 할머니는</div> <div><br>내게 부모님 이상의 존재인 </div> <div> </div> <div><br><br>우리 할머니는 그렇게 허무하게</div> <div><br>세상을 뜨셨어요. </div> <div><br> </div> <div><br>평생토록 일만 하다가 돌아가신</div> <div><br>우리 할머니</div> <div> </div> <div><br><br>다 큰 날 한 번 안아보지도 </div> <div><br>꿀밤을 때려 보지도 못하고 </div> <div><br>떠나신 우리 할머니</div> <div> </div> <div><br><br>볼을 깨물어 눈물을 삼켰지만</div> <div><br>영안실에서 본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에</div> <div><br>핏물과 눈물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어요. </div> <div> </div> <div><br><br>죄 짓지말라 남에게 싫은 소리 듣지 말라</div> <div><br>어디가서 맞고 다니지 말라 나보다 남을 위해 살거라 </div> <div><br> </div> <div><br>종교는 없었어도 그 어떤 종교인 보다</div> <div><br>훌륭한 성품을 지니신 우리 할머니가</div> <div><br>너무나 그립습니다. </div> <div><br> </div> <div><br>십 사년 만에 다시 찾은 고향땅</div> <div><br> </div> <div><br>네 살 무렵부터 뛰어 놀던 </div> <div><br>할머니와 함께 산나물을 뜯던</div> <div><br> </div> <div><br>이 동네가 너무도 향긋하게 </div> <div><br>다가옵니다. </div> <div> </div> <div><br><br>그때의 내음이 눈으로 느껴집니다. </div> <div><br>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아지랑이처럼...</div> <div> </div> <div> </div> <div> </div>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4/12/12 01:43:12  222.108.***.204  꽃은떨어진다  151875
    [2] 2014/12/18 01:11:00  175.223.***.232  초코비누  486678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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