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강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날, <div><br></div> <div>보고 싶던 책을 찾기 위해 자료검색코너에 갔지요.</div> <div><br></div> <div>하지만 저는 자료검색코너에서 자료를 찾을 수 없었어요.</div> <div><br></div> <div>자료 검색을 위해 놓인 컴퓨터들의 화면엔</div> <div><br></div> <div>우리 학교 도서관 홈페이지 대신</div> <div><br></div> <div>앞에 앉아 계신 분들의 레포트와 논문이 띄워져 있었거든요.</div> <div><br></div> <div>10분 정도 기다려도 자리가 안 났기에 할 수 없이 사서께 자료 검색을 부탁드렸지요.</div> <div><br></div> <div>친절하게 찾아 주시더군요.</div> <div><br></div> <div>저는 그 때 미덕을 알았어요.</div> <div><br></div> <div>디지털로 찾을 때의 그 딱딱하고 형식적인 느낌과</div> <div><br></div> <div>사서께서 아날로그로 책 이름을 적어주실 때의 그 인간적인 느낌......</div> <div><br></div> <div>아마 도서관은 제게 이걸 가르쳐주고 싶었던 걸 거에요.</div> <div><br></div> <div>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어가는 지금, 사서와의 소통을 통해 잠시나마 느낄 수 있는 인간적인 향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는 개뿔 사서분도 컴퓨터로 찾아주셨지요. 꼭 논문을 그 컴퓨터로 써야 했던 건가요, 선배님???ㅠㅠ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2.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찌저찌해서 평소 보고 싶던 책을 빌렸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시간도 남았고 해서 윗층에 있는 자유열람실에 가기로 했지요.</span></div> <div><br></div> <div>제가 주로 앉던 줄에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신나는 마음으로 자리를 지정하고 열람실에 들어갔어요.</div> <div><br></div> <div>하지만 이게 웬일?</div> <div><br></div> <div>제가 지정해 놓은 자리에 짐이 올려져 있던 거에요.</div> <div><br></div> <div>심지어 다른 자리도 아닌, 스물 몇 개의 빈 자리 중에 제가 딱 고른 그 자리에요.</div> <div><br></div> <div>저는 그 때 또 한번 미덕을 느꼈지요.</div> <div><br></div> <div>세상이란 건 언제나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나는 공간이므로, </div> <div><br></div> <div>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모든 걸 대해야 한다는 그 겸허함의 미덕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는 개뿔 궁시렁대며 다른 자리 지정해서 앉았지요. 아니 열심히 공부하시면 또 모르는데 4시간이 지나도록 노트북만 올려 놓고 코빼기도 안 비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3. 어쨌든 전 자리에 앉았어요. </div> <div><br></div> <div>기쁜 마음으로 읽고 싶었던 책을 우선 한번 휘리릭 펼쳐보았지요.</div> <div><br></div> <div>그 때 저는 책 속에서 환한 빛을 보았어요.</div> <div><br></div> <div>새 생명이 세상에 고개를 내밀 때 솟아나는 싱그러운 새싹의 연두빛깔을요.</div> <div><br></div> <div>그 싱그러운 연두빛은 책 곳곳에 그 자태를 뽐내며 제게 말을 하는 듯했어요.</div> <div><br></div> <div>이 곳이 중요하단다, </div> <div><br></div> <div>여기를 잘 봐, </div> <div><br></div> <div>내 빛을 따라와봐. 하고요.</div> <div><br></div> <div>저는 그 빛을 눈으로 따라가며 책에 이 빛을 남긴 누군가를 생각했어요.</div> <div><br></div> <div>그리고 또 하나의 미덕을 느꼈지요.</div> <div><br></div> <div>책을 처음 접할지도 모르는 다른 누군가를 위해 일부러 빛을 남겨준 그 분의 친절한 마음씨를요.</div> <div><br></div> <div>그리고 또 생각했지요.</div> <div><br></div> <div>그런 사람의 인품처럼 책 속에서 밝게 빛나는 연두빛은 그 분의 친절함을 언제나 간직해줄 것이라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는 개뿔 책 혼자 봅니까? 줄 좀 긋지 마요 아 심지어 형광펜이야!!!!! 연두색!!!!!!!!! 형광연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