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세차게 내리는 빗줄기 덕에 오늘은 무료하지 않을 전망이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간혹 있는 비소식에 설레였건만 일기예보는 빗나가기 일수였고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간 혹 내리는 비는 이슬비인데다 너무 짧게내리다 그쳐 허망하기만 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br>자정부터 내리기로 되어있던 예보를 보고 기대를 했건만 새벽 2시가 다 되도록 구름 낀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밤하늘만 두눈을 어지럽힐 뿐이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아쉬운 맘을 뒤로하고 지친 몸을 달래려 자리에 누워 잠이들기만 바라던 그 순간 처음엔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착각인줄만 알았던 창문을 두드리는 그 소리에 모든 실망과 피로가 날아가버리는 환희의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순간이 다가왔다.<br> <br>세차게 내리는 거샌 빗줄기, 실로 호우(豪雨)라 할 수 있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내리는 모양세로 보건대 쉬이 그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장담 할 수는 없는 법이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이런 상황이 오기를 고대하며 매일 준비해둔 덕에 지체하지 않을 수 있을 터.</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불빛하나 없는 어두운 방에서 요대의 버클을 단단히 채우고 짙은 우의를 위에 걸치니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어둠에 동화된 듯 만족스럽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이제 준비는 다 되었다. 이제 불혹을 넘어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인지라 한 해가 다르게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체력적으로 부담스럽고 걱정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쉬운 것 보다도 제약이 걸려서 힘든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상황일수록 목적을 달성했을때 그 쾌감이 크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두근 거리는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마음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스스로 세워둔 제약들을 잘 지켜왔기에 지금까지 실행후의 만족감으로 다음해를 기다리며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한해를 넘길 수 있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마지막으로 준비가 잘 되어있는지 점검을 해야한다. 워커의 끈은 단단하게 잘 묶여있고 갑갑하여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영 어색하지만 양손에 라텍스 장갑도 손상된 부분없이 잘 씌여있다. 더불어 몸에 밀착되는 긴팔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옷과 수영모는 혹시라도 모를 실수를 방지함이다.<br>이정도 준비라면 궂이 비를 기다리지 않아도 될터이지만 오랜 원칙과 습관이기에 그것을 깨고 싶지는 않다.<br>우의의 가슴어림 부근을 체워두었던 단추를 다시 풀고 손을넣어 장비를 손에 쥐어본다. 손에 감기는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느낌이 나쁘지않다. 손을 빼어서 동선을 점검해본다. 빠르고 능숙하게 손과 장비가 빠져나온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걸리는 것 없이 부드럽다. 마트나 시장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식도이지만 그 날카로움은</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흔하게 볼 수 없을정도로 잘 연마되어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이제 더 지체 할 것 없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Gulim;font-size:13px;"><br>세차게 내리는 빗줄기 덕에 오늘은 무료하지 않을 전망이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