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책게 홍보글이라니... ㅎㅎ</div> <div><br></div> <div>아마 저처럼 책게에 딱히 들어오지 않았던 사람도 키보드를 두드리게 하는 것이 병신백일장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div> <div><br></div> <div>이걸 계기로 해서 저도 그렇고 앞으로 책게에 자주와서 놀아여! ㅎㅎ</div> <div><br></div> <div>더이상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너무 오바해서 하는것도 아닌것 같아서 이만 줄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비가 개고 한풀 꺾인 날씨의 종로 탑골공원</span></div> <div>노인들은 바둑을 두고, 잡상인 할아버지들은 호객을 한다.</div> <div><br></div> <div>최씨</div> <div><br></div> <div>-김영감 또왔네? 오늘 소개해줄 물건은 말이지 휴대용 노래방 반주기계일세 안에 노래방반주 300개가 들어있어, </div> <div>이거 하나면 탑골을 지배하는 자가 될 수 있지</div> <div><br></div> <div>김영감</div> <div><br></div> <div>-어디서 약을 파나 최씨? 저번에 준 물약으로 안경 닦으면 녹내장도 없어진다고 해서 샀더니만, 얼마전에 나 눈나빠져서 병원갔다온거 몰러? 만든데가 코스닥 상장사라며! 진진실업? 우리 손주가 듣고 코웃음치더라<br></div> <div><br></div> <div>최씨</div> <div><br></div> <div>-그거는 내가 같이 파는 진진실업 삼단접이 돋보기 안경과 세트로 써야지만 세트효과로 발동되는 것인데... 어찌 그리 무식하누! 그래서 내말 못믿는겨?</div> <div><br></div> <div>김영감</div> <div><br></div> <div>-"아니 근데 이새끼가 사람을 호구로 보나. 시방 그게 말이돼? 옳지, 늙은사람들이 뭘알겠어. 저기 저 젊은이들에게 물어보세."</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게 웬일인가, 노인들 사이에, </span>젖꼭지에 난 두가닥의 털처럼 단연 돋보이는 두명의 젊은이가 있었다.</div> <div><br></div> <div>김영감</div> <div><br></div> <div>-거기 두청년 말좀 물어봄세</div> <div><br></div> <div>이군 & 민군</div> <div><br></div> <div>-네?</div> <div><br></div> <div>자초지종을 들은 이군은 픽 웃더니 바로 대답한다.</div> <div><br></div> <div>-세상에 그런물건이 어딨겠어요? 그런게 있다면 노벨상 받았어야죠 ㅎㅎㅎ</div> <div><br></div> <div>김영감</div> <div><br></div> <div>-거봐 이 최가놈아 오늘 너죽고 나죽자 내가 가스통앞에서 땀 뻘뻘 흘려가며 산 물약이 가짜라니 이 사기꾼놈아 너죽고나죽자!</div> <div><br></div> <div>민군</div> <div><br></div> <div>-잠깐만요 어쩌면 일리가 있을수도 있습니다.<br></div> <div><br></div> <div>이군</div> <div><br></div> <div>-뭐?</div> <div><br></div> <div>민군</div> <div><br></div> <div>-녹내장의 발병원인은 혈류가 원인이라는 설과 안압이 높아서라는 설로 나뉩니다. 저는 그 물약이 안압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조건 사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물체가 보이지 않게되면 사람은 피사체를 더 가까이 대던지 스스로가 가까이가서 물체를 인식하려하죠. 만약 두번째의 경우, 허리가 굽은 노인분들은 허리를 더 굽히게 되고, 그에따른 안압이 높아져서 녹내장을 야기할 수 있죠. 만약 그 물약이 안경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 확실하다면 의외로 획기적인 상품일수도 있어요!</div> <div><br></div> <div>이군</div> <div><br></div> <div>-그건 논리적 비약이야, 첫째로 안압이 높은것이 녹내장의 원인이라는 것이 확실한것도 아닌데다가, 가까이보려고 고개를 숙이는것이 안압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 같지도 않아. 넌 지금 있을수도 있는 상황을 가정해서 일반화시키고 있어</div> <div><br></div> <div>민군</div> <div><br></div> <div>-과연 그럴까? 니가 만약 녹내장을 예방하고자 하면 어떤 행동을 할거야? 안구의 혈류량과 안압을 조절하기 위해서 말이지.</div> <div><br></div> <div>이군</div> <div><br></div> <div>-그건...</div> <div><br></div> <div>민군</div> <div><br></div> <div>-1000명중의 1명이라도 그런경우로 인해서 녹내장 발병이 예방됐다면 저 제품은 효과가 있는거야. 만약 니 논리대로라면 후쿠시마 사태는 고민할필요가 없지 뭐. 암이 걸릴수도 있는 확률이 생겻을 뿐인데 모두가 겁먹어할 필요는 없잖아?</div> <div><br></div> <div>이군</div> <div><br></div> <div>-그건 암이잖아! 죽는다고!</div> <div><br></div> <div>민군</div> <div><br></div> <div>-몸이 10냥이면 눈은 9냥. 몰라? 그 속담대로라면 지금 녹내장은 후쿠시마의 0.9만큼 위험한 질병이라는 말이야. 그걸 일부나마 예방할수 있다니.... 정말 획기적인 상품이 분명해요!</div> <div><br></div> <div>김영감</div> <div><br></div> <div>-허허 청년 말 막하네 그려... 난 이거쓰고 눈이 오히려 나빠졌다니까? 그러니까 저 사기꾼이 뭐라는줄알어? 삼단돋보기 안경과 같이써야만 효과가 있다는거야. 장난하는것도 아니고</div> <div><br></div> <div>민군</div> <div><br></div> <div>-거기 물건파는 할아버지. 혹시 삼단안경이라는거 볼 수 있어요?</div> <div><br></div> <div>당황한 최씨</div> <div><br></div> <div>-여...여기있네</div> <div><br></div> <div>민군</div> <div><br></div> <div>-흠... 역시 이 안경이라면...</div> <div><br></div> <div>이군</div> <div><br></div> <div>-또 무슨 말도안되는 궤변을 늘어놓으려는거야!</div> <div><br></div> <div>민군</div> <div><br></div> <div>-궤변이 아니야. 이건 물약과 세트효과를 일으키는게 확실해</div> <div><br></div> <div>이군</div> <div><br></div> <div>-설득력없는 말을 한다면 가만두지 않겠어. 이건 그냥 장난으로 넘길일이 아니야. 지금 우리주위에 모여있는 노인들을 보라고!</div> <div><br></div> <div>민군</div> <div><br></div> <div>-내 얘기를 잘 들어봐. 노인들은 대부분 시력이 원시(遠視)상태이기 때문에 가까운 것이 안보이지.</div> <div><br></div> <div>이군</div> <div><br></div> <div>-으..응</div> <div><br></div> <div>민군</div> <div><br></div> <div>-이 안경을 봐 일반안경에 비해서 엄청 작지? 그래야 휴대가 편하니까 말이야. 바로 여기에 비밀이 있었던거야.</div> <div><br></div> <div>민군의 이야기에 모인 할아버지들이 웅성대며 동요했다.</div> <div><br></div> <div>이군</div> <div><br></div> <div>-말해봐</div> <div><br></div> <div>민군</div> <div><br></div> <div>-혹시 다초점렌즈라고 알아? 그건 윗부분, 중간, 아랫부분의 도수를 다르게 해서 시력교정에 도움을 주지. 노인들은 오목렌즈가 필요없어. 이미 멀리잇는건 잘 보이거든, 가까이 있는 것을 볼때 돋보기가 필요한거야. 그런데 이 돋보기는 크기가 워낙 작아서 코에 걸쳐쓰면 자동적으로 노인들은 다초점렌즈의 효과를 보이게 만드는거지. 거기에 물약으로 깨끗하게까지 하면 더더욱 뚜렷해지고 말이야!</div> <div><br></div> <div>동요하던 군중들은 최씨를 포위하며 물건을 사재끼끼 시작한다. 평화롭던 탑골공원은 금새 좋은 시력을 향한 욕망으로 출렁였고, 탑골공원에 모여있던 노인들의 노령연금은 최씨에게 모두 흘러가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자리를 빠져나온 이군은 이해할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민군에게 한마디한다.</div> <div><br></div> <div>이군</div> <div><br></div> <div>-후우...도대체 이렇게까지 이 아저씨를 감싸려는 이유가 뭐야?</div> <div><br></div> <div>민군</div> <div><br></div> <div>-아니 내가 말한것중에 이치에 어긋난것이 있기라도 했어?</div> <div><br></div> <div>이군</div> <div><br></div> <div>-그건 아니지만...</div> <div><br></div> <div>민군</div> <div><br></div> <div>-그럼 가자 자기야!</div> <div><br></div> <div>작열하는 태양아래 환한 미소를 띄운 그들은 어두운 골목으로 향했다.</div> <div><br></div> <div>그가 떠난 자리에 떨어진 명함하나가 그들을 대신했다.</div> <div>-진진실업 대표 민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