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오유인페이지
    개인차단 상태
    조폭너구리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3-07-25
    방문 : 56회
    닉네임변경 이력
    회원차단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readers_14516
    작성자 : 조폭너구리
    추천 : 13
    조회수 : 1558
    IP : 115.95.***.74
    댓글 : 33개
    등록시간 : 2014/08/11 00:06:04
    http://todayhumor.com/?readers_14516 모바일
    [병신백일장] 서른 네 살 모태솔로.
    옵션
    • 본인삭제금지
    <div>책 게시판 홍보.</div> <div>- 커플들은 오지 마라. 진득한 남자의 향기가 풍겨오는 </div> <div>아름다운 책게시판. -</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br></div> <div>1. 2014년</div> <div><br></div> <div>하.....</div> <div>나는 1981년생 닭띠다. 올해로 서른 네 살이다. 그리고 솔로다. </div> <div>지금까지 솔로를 탈출하기 위해 발버둥쳐 왔던 작은 기록을 쓰고 싶다.</div> <div>그리고 인생 후배님들은 나처럼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div> <div>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은 몇 살이신지?</div> <div>25세인데 모태솔로라고? 금방 서른 넷 온다.</div> <div>30세인데 모태솔로라고? 코 앞이면 서른 넷이다.</div> <div>35세인데 모태솔로라고? 연락주세요. 같이 술 한 잔 하십시다.</div> <div><br></div> <div>혹시 이런 의문을 가지신 분도 계실지 모르겠다.</div> <div>아주 어렸을 적, 그러니까 네가 기억하지 못하는 아주 어린 시절에는 네가 솔로가</div> <div>아니었을 수도 있다고.</div> <div><br></div> <div>아니다. 내 기억에는 그 아주 어렸던 시절부터 나는 솔로였다. </div> <div>그래 맞다. 유치원도 아니라 정확히 '유아원' 시절부터 난 솔로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2. 유아기 (1985)</div> <div><br></div> <div>정확히 몇년도였던가.</div> <div>7살에 유치원을 들어갔으니까 1985년 내지 1986년에 유아원을 다녔던 것 같다.</div> <div>충청북도 ㅇㅇ지역에 있는 새ㅇㅇ유아원이었다.</div> <div>그곳에는 아주 이상한 관습(내지는 풍습)이 있었는데</div> <div>그 달에 생일을 맞이한 어린이들을 앞에 주욱 늘어놓고는</div> <div>다른 어린이들이 축하 꽃다발과 선물을 가져다 주는 것이었다.</div> <div>이상하게도 남자원생에게는 여자원생이, 여자원생에게는</div> <div>남자원생이 선물을 가져다 주는 행사가 있었다.</div> <div><br></div> <div>짧지만 아주 정확한, 한 가지 기억이 난다.</div> <div>나는 울고 있었다.</div> <div>그 때, 그 유아원에서 나만 꽃다발을 받지 못하고 있었기때문에.</div> <div>한 여자아이가 있었다.</div> <div>그 여자아이는 선생님이 억지스럽게 쥐어준 꽃다발과 선물꾸러미를 들고</div> <div>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div> <div>그리곤 이내 울음을 터트리면서 주저 앉았다.</div> <div>그래 그게 내 역사의 시작이었다. 5살때부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3. 학창시절- 중학생(1994~1996), 고등학생(1997~1999)</div> <div><br></div> <div>국민학생, 중학생 때도 누군가를 끊임없이 좋아했었다.</div> <div>지금 기억나는 것들을 대충 갈무리 해 보자면</div> <div>국민학교 5학년 때 우리반 반장이었던 혜림이.</div> <div>중학교 1학년 때 같은 학원을 다녔던 선희.</div> <div>중학교 3학년 때 같은 입시 학원에 다녔던 구미에서 전학 온 영미 등등.</div> <div>끊임없이 누군가를 짝사랑했던 풋풋했던 어린 시절이었다.</div> <div><br></div> <div>고등학생 시절에는 같은 지역의 여고 학생들과 반팔을 주로 했었다.</div> <div>반팔이란 일종의 집단펜팔이었는데 예를 들면, </div> <div>남자 고등학교의 1학년 3반과 이웃 여자 고등학교의 1학년 4반이 </div> <div>집단으로 펜팔을 하는 시스템이었다.</div> <div><br></div> <div>나는 우락부락한 외모와는 다르게 글재주가 조금 있었고, </div> <div>악필이었으나 시쓰기를 좋아하고 팝송 가사 등을 적어보냈던 감수성 덕분에</div> <div>꽤 오랜 기간 여학생들과 편지를 나누곤 했다. </div> <div>으레 그렇듯, 좋은 분위기가 진행되다 보면 </div> <div>방학 시즌에는 집단 미팅(반팅)으로 이어지곤 하였는데 </div> <div>덕분에 나는 방학이 끝나면 항상 펜팔 상대가 바뀌곤 하였다.</div> <div><br></div> <div>당시에 우리 지역같은 촌동네에서 고등학생이 연애를 한다는 것은</div> <div>통념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만, 반에 꼭 두 세명은 연애를 하곤 하였는데,</div> <div>그 친구들이 항상 들고 다니던 물건이 삐삐였다</div> <div>그 때 내 소원은 펜팔하던 여학생과 사귀어서 삐삐를 사는 것이었다.</div> <div>꼭 삐삐를 사서 '012486'(영원히 사랑해), '1010235'(열열히 사모) </div> <div>같은 숫자들을 쳐보고 싶었는데 고등학교 3년 내내 삐삐를 살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그래도 이때는 절망하지 않았다.</div> <div>나도 대학만 가면 잘 될 줄 알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4. 대학교 1학년 (2000)</div> <div><br></div> <div>처음이었다.</div> <div>그래, 태어나서 처음이었던 것 같다.</div> <div>나에게 생물학적인 여성이 사적인 목적으로 대화를 걸어왔던 것은 </div> <div>20살, 2000년 3월이 처음이었다. ("지우개 좀 주워줄래" 같은 것 말고.)</div> <div>그래봤자 같은 동아리 동기가 "안녕? 너도 여기 가입하러 왔니?" </div> <div>라며 말을 걸어온 것 뿐이었지만.</div> <div>그리고 우연치 않게도 동기녀인 사슴이와 나는 같은 교양수업을 듣게 되었고</div> <div>동아리 동기라는 이유로 매 주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div> <div>마치 하늘이 주신 것만 같은 이런 운명에 나는 치명적인 사랑에 빠져들었다.</div> <div><br></div> <div>20살이었던 나는 '연애(戀愛)인'이 되기 위한 자격이 많이 부족했다. </div> <div>외모적으로도 나 자신을 꾸미는 방법을 몰랐고, </div> <div>그녀가 나의 내면을 바라봐 주기를 원했다.</div> <div>그러나 당시의 나는 내면도 썩 좋지 못했다.</div> <div>그녀를 좋아하는 감정을 무기로 나의 감정을 마구 휘두르며 발산하였고,</div> <div>그것은 20살의 여자아이에게는 매우 부담되는 일이었다.</div> <div><br></div> <div>나는 어떻게 그녀에게 접근해야 하는지, </div> <div>어떤 식으로 나의 장점을 그녀에게 보여줘야 하는지 몰랐다.</div> <div>문자 답장 하나에 일희일비 하였고 그녀의 눈짓 한 번, 손짓 한 번에</div> <div>무한한 시나리오를 쓰곤 했다.</div> <div>그리고 그러한 답답한 마음을 최악의 방식인 '술주정'으로 풀어내곤 했고</div> <div>좋은 성적으로 입학한 학교에서 모든 수업을 펑크내고</div> <div>일 주일, 이 주일, 한 달, 두 달에 걸쳐 매일 술만 마시는 내 모습에 </div> <div>안 좋은 소문이 퍼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div> <div>이내 동아리에도 내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소문은 돌기 시작했고 </div> <div>부담감을 느꼈던 그녀는 정말 고맙게도 단칼에 나를 쳐내주었다. </div> <div><br></div> <div>"혹시라도 나 좋아하니?. 나 좋아하지 마" 라고.</div> <div><br></div> <div>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고마운, 깔끔한 거절이었다. </div> <div>고백도 하기 전에 먼저 거절해 준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접을 수 있었다.</div> <div>하지만 석 달 후, 한 번 더 술김에 고백했다가 차였던 것을 보면</div> <div>나는 참 어리석은 놈이었다.</div> <div><br></div> <div>'짝사랑을 하는 놈이 병신같이 동네방네 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면</div> <div>결과적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div> <div>는 것을 배웠던 것만이 소득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5. 대학교 2학년 (2001)</div> <div><br></div> <div>이 때도 처음이었다.</div> <div>남자가 아닌 여성과 1:1로 밥을 먹고, 밤늦게까지 이야기하고, 술을 마시고.</div> <div>난 이런 행동은 연인사이에서만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했고 </div> <div>곰순이랑 내가 당연히 사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div> <div>현실은 전혀 아니었지만.</div> <div><br></div> <div>내 1년 후배였던 곰순이에게는 세 살 위의 남자친구가 있었다.</div> <div>그 남자친구는 생기기도 잘 생겼고 키도 훤칠했는데</div> <div>그에 비해 그녀를 별로 챙겨주지 않았다.</div> <div>곰순이는 나와 매일 밥을 먹고 매일 전화를 하고 가끔 술을 마시면서</div> <div>남자친구와는 일주일에 한 번 밥을 먹고 가끔 전화를 하곤 했다.</div> <div>남자친구의 냉대가 힘들었던 그녀는 나에게 이런 저런 고민을 털어놓았고</div> <div>나는 그것이 너무 고마워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div> <div><br></div> <div> <div>그러던 즈음 여름이 다 되어서였다.</div> <div>그녀가 드디어 그 선배놈이랑 헤어졌다고 했다.</div> <div>나는 그 때 집에서 제사 지내고 남은 닭백숙을 뜯으면서 MSN 메신저를 하고 있었다.</div> <div>왼손으로 닭다리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독수리 타법으로 답변을 하다가 </div> <div>헤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모르게 닭다리를 내팽겨치고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나 전부터 너를 좋아했었어"</div> <div><br></div> <div>헤어졌다는 여자 앞에서 대뜸 한 답변이 저 답변이었다.</div> <div>그녀에게 온 답변은 13년 전의 일이지만 어제의 일 같이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div> <div><br></div> <div>"미안. 뜻밖이네. 몰랐었어. 너는 나보다 더 좋은 여자 만날거야"</div> <div><br></div> <div>어렸던 당시의 나는 막 따졌던 기억이 난다</div> <div><br></div> <div>"몰랐다고? 거짓말 하지마. 다들 그런 소리 하더라. 지겹다 이제 그런 말."</div> <div><br></div> <div>그랬더니 시크한 그녀가 한 말 던졌다. </div> <div><br></div> <div>"진짜 몰랐어. 그럼 뭐라고 하니? 그냥 저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div> <div><br></div> <div>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후배 모태솔로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div> <div>'오빠는 좋은 사람이에요' '오빠는 더 좋은 사람이에요' 라는 말에 희망 갖지 마라.</div> <div>그냥 할 말이 저 것 밖에는 없는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6. 대학교 3학년 (2002)</div> <div><br></div> <div>곰순이에게 한 번 더 고백했다가 또 차였다.</div> <div>그녀는 이후 학업을 위해 이 나라를 떴다.</div> <div>그러고 보니 사슴이도 이 나라에 없다.</div> <div>곰순이도 없고.</div> <div><br></div> <div>설마 나 때문은 아닐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7. 복학 (2006)</div> <div><br></div> <div>2003년부터 2006년까지는 기억이 없다.</div> <div>군복무 문제로 휴학을 겹쳐해서는 골방에서 마비노기만 했다.</div> <div>2006년에 복학해서는 같은 전공 수업을 들은 여성분에게 한 번 고백했었다.</div> <div>수업시간마다 음료수, 과자 등을 사주며 나름 호감도를 높였다고 생각하고,</div> <div>중간고사 끝난 이후 바로 고백하였지만 남자친구가 있다며 바로 차였다.</div> <div><br></div> <div>생각해 보니 나는 그녀와 어떤 사적인 대화를 나눈 적도 없었다.</div> <div>그녀가 누구인지, 그녀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녀의 성격은 어떤지</div> <div>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었음에도 그냥 좋아했다.</div> <div>막무가내로 근처에 앉아서 초콜릿, 과자 같은 것을 내밀었을 뿐,</div> <div>그 어떠한 유대감도 쌓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날 갑자기 붙잡고 </div> <div>"차나 한 잔 할래요" 라고 물었다. 결과는 뭐.</div> <div><br></div> <div>그렇게 차인 이후에 머리를 빡빡 밀고 </div> <div>"나에겐 오로지 공부 밖에 없어"</div> <div>같은 헛소리나 빽빽 지껄이면서 캠퍼스를 활보했던 기억이 난다.</div> <div>아... 창피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8. 대학교 4학년 (2007)</div> <div><br></div> <div>가장 쓰고 싶었으면서도 쓰고 싶지 않은 부분이다.</div> <div>내 평생 가장 좋아했던 사람인 분홍이.</div> <div>그러나 27살의 나는 너무 찌질했고, 그녀를 차지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div> <div>이 글을 쓰며 2년 간 연락이 끊겼던 분홍이를 찾아보았다.</div> <div>분홍이는 그녀가 그렇게 바라마지 않던 시험에 합격해 공직자가 되었고 </div> <div>이제는 결혼해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었다.</div> <div>딸 사진이 참 예쁘더라. 얼굴도 변함없이 예쁘고. </div> <div>남편이 참 부럽다. 행복해라</div> <div><br></div> <div>그녀는 나보다 세 살이 어렸다.</div> <div>동아리 아는 후배로 만나 같이 수업을 듣다 보니 좋아하게 되었다.</div> <div>내 매력을 제대로 어필하지도 못하고 금사빠스럽게 한 달 만에 고백했다 차였고,</div> <div>다시 선후배 관계로 돌아가 1년을 짝사랑했다.</div> <div>그 1년 동안에 그녀와 참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div> <div>그녀의 환한 웃음과 유별난 리액션을 난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우연치 않게 괜찮은 회사에 취직하게 된 나는 취업 합격 발표가 난 날,</div> <div>그 용기로 그녀에게 사귀자고 고백을 했고, 1주일 후에 거절당했다.</div> <div>슬펐다. </div> <div>너무 슬펐다.</div> <div>그녀를 너무 사랑했기에 그 동안 그녀에게 보였던 나의 찌질함을 용서할 수 없었고</div> <div>나 자신이 너무 싫고 미웠다.</div> <div>그녀를 정말 사랑했다면 보이지 말았어야 할 모습들을 너무 많이 보인 나를</div> <div>용서하기 힘들었다.</div> <div>나는 그렇게 가장 소중했던 사람을 보냈고 동아리의 모든 지인들과 연락을 끊고</div> <div>도망치듯 지방으로 내려가 사회속으로 숨어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9. 하반신 마비 (2010)</div> <div><br></div> <div>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회사에 치여 살면서 여자를 모르고 지냈다.</div> <div>정확히는 07년의 분홍이를, 그리고 그 때의 실패를 잊지 못했다.</div> <div>그렇게 '내 인생에 여자는 없어'를 외치며 살고 있을 때였다.</div> <div><br></div> <div>사고를 당했다.</div> <div>그냥 계단에서 굴렀던 것 뿐인데.</div> <div>14시간에 걸쳐 수술을 했다.</div> <div>결과는 하반신 마비.</div> <div>다행히 감각신경은 살아있었고 아직 젊었기 때문에, </div> <div>그리고 완전히 신경이 절단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일말의 희망은 있었다.</div> <div>그리고 1년 반에 걸친 재활훈련.</div> <div>1년 반의 재활 끝에 다시 정상인처럼 걸을 수 있었다.</div> <div>(물론 지금도 자세히 보면 구부정하니 약간 어색하다)</div> <div><br></div> <div>걷고 나서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은 연애였다.</div> <div>정말 연애가 하고 싶었다.</div> <div>진짜 연애가 하고 싶었다.</div> <div>아플 때 "연애도 못해보고 x 같네 진짜" 라고 침대에서 매일 중얼거렸다.</div> <div><br></div> <div>아프니까 정말 분홍이가 보고 싶었다.</div> <div>그래서 수술장 들어가기 바로 전에 어머니 핸드폰을 빌려</div> <div>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div> <div>그녀는 해외출장 중이라 전화를 받은 다음에 바로 끊어버렸고</div> <div>난 그렇게 수술을 받으러 혼자 들어갔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중환자실에서 나온 날. 3년만에 분홍이와 연락이 닿았고</div> <div>그녀는 병문안을 왔다.</div> <div>중환자실에서 나온지 겨우 사흘 째 되는 날이었다.</div> <div>온갖 기구가 주렁주렁 매달린 상태에서 그녀를 보았다.</div> <div>정말 창피했지만, 그래도 꼭 보고 싶었다.</div> <div><br></div> <div>'정말 보고 싶었다고. 나 수술방 들어가기 전에 너를 꼭 한 번 보고 싶었다고.</div> <div>정말 사랑했다고.'</div> <div>말하고 싶었는데 말 할 수 없었다.</div> <div>아무런 말도 못하고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지껄이다 그녀를 보냈다.</div> <div>그리고 그날 밤 많이 울었다.</div> <div>정말 많이 울었다. 나는 다리 병신인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10. 재활 후 (2012)</div> <div><br></div> <div>지겨웠던 재활이 끝났다.</div> <div>재활이 끝나고 나는 다시 직장을 구해야만 했다.</div> <div>그리고 분홍이를 만났다.</div> <div><br></div> <div>이미 우리 둘은 나이를 먹을 대로 먹었고, </div> <div>나는 그녀에게 마음이 있음에도 고백할 수 없었다.</div> <div>나이 서른 둘 먹은 백수가 무슨 고백인가.</div> <div>직장부터 다시 잡아야지.</div> <div>몇 번 식사를 하고 차를 마셨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겉돌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나는 그녀 앞에서는 언제나 철없는 놈이 된다.</div> <div>시시껄렁한 이야기만 지껄이는 그런 철없는 놈.</div></div> <div><br></div> <div> <div>"네가 나한테 그런 말 한 적이 있지?</div> <div>내 생애 오빠만큼 나한테 잘 해준 남자는 없었다고.</div> <div>나도 그렇다. 내 생애 너만큼 좋아했던 여자는 없었어.</div> <div>지금 내가 이렇게 별볼일 없지만, 나 다시 일어섰다.</div> <div>의사도 못 걸을 거라고 했고, 기적이라고 그랬어.</div> <div>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 줘."</div> <div>라고 고백글을 써놓고 늘 그렇듯 시시껄렁한 이야기만 하다 헤어지곤 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우리의 연락은 다시 끊겼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11. 도사님 (2012)</div> <div><br></div> <div>그렇게 이리저리 방황하던 중에 친한 후배가 소개팅을 한 건 해주었다.</div> <div>회사에 다니고 있던 여성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너무 분위기가 좋았다.</div> <div>태어나서 처음 애프터도 성공해보고 좋은 분위기로 여러 차례 만났다.</div> <div><br></div> <div>드디어 나에게도 광명이 찾아오는구나 싶었다.</div> <div>외모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 피눈물 나는 다이어트를 했고,</div> <div>이용원을 끊어내고 강남의 헤어샵을 다니기 시작했으며,</div> <div>카드를 들고 생애 처음으로 백화점에 가서 점원추천으로 셋트로</div> <div>옷을 구매했다.</div> <div><br></div> <div>매일매일이 설렜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진짜 모르겠더라. 그 여성분이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은 없는데,</div> <div>그냥 내가 많이 좋아하니까 만나는 것 같기도 하고.</div> <div>그래도 호감은 있으니까 나를 만나겠거니 싶은 마음으로 편하게 만나려고 했는데</div> <div>날이 갈수록 마음속의 의구심은 깊어만 가고, 초조하고 </div> <div>구직을 위한 공부도 잘 되지 않았다.</div> <div> </div> <div>그러던 와중에 친한 남자 후배인 상옥이와 술 한 잔을 하게 되었다</div> <div>상옥이는 전라도 광주에서 토익학원을 다니며 취업준비 중이었는데,</div> <div>자기가 아는 용한 도사형님이 있다고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div> <div>부모님 따라 점을 가서 봤는데 정말 용해서, 그 후에 친구들도 다 데리고 갔었고,</div> <div>학생이라는 이유로 복채도 안받고 친구들과 함께 술까지 사줬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갑자기 그 도사형님이 매우 보고 싶었다.</div> <div>만나서 공부하는 것은 어떻게 될지 좀 물어보고 싶기도 했고</div> <div>그 당시 만났던 여성분이랑 잘 될지 한 번 물어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div> <div>또 내가 하반신 마비까지 갔었던 관계로 건강은 앞으로 이상 없는지</div> <div>부모님 건강은 어떠신지, 물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div> <div><br></div> <div>아무튼 미친척하고 그 도사형님이 계신다는 전라북도 ㅇㅇ까지 </div> <div>3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내려갔다.</div> <div>사실 절박한 마음이라기 보다는 바람쐬러 가는 마음이 컸다.</div> <div>ㅇㅇ읍성도 구경하고 시간남으면 ㅇㅇ산도 가고, 유명하다는 풍천장어도 먹고.</div> <div> </div> <div>점집이 한갓진 곳에 있어서 물어물어 찾아가 보니 </div> <div>도사형님은 손님들과 열심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div> <div>그 내용은 평범했던 것 같다. 뭐 사업을 하네 마네 그런 이야기들.</div> <div><br></div> <div>기다렸다가 도사형님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div> <div>그런데 그 이야기의 90%는 본인 자랑이었다.</div> <div>내가 한때 100억 넘게 벌었다. </div> <div>국회의원 아무개, 법무부 장관 아무개가 다 왔다갔다</div> <div>해외 사는 사람들도 다 왔다간다 등등...</div> <div><br></div> <div>'근데 여긴 왜 이렇게 허름하지?'</div> <div>라는 의문이 순간 들었으나 그러려니 했다.</div> <div>본인이 본인 직업의 프라이드를 갖는 건 좋은 일이니까.</div> <div>또 유명인사들의 이름을 거론하니까 은근 믿음도 가고 그렇더라.</div> <div> </div> <div>아무튼 그렇게 쓰잘데기 없는 자기 자랑을 한 한시간씩이나 늘어놓다가</div> <div>본격적으로 神 점을 치기 시작했다.</div> <div>쭝얼쭝얼 거리며 일단 신을 불러 온 다음에 점을 보기 시작했다.</div> <div>그러면서 딱 내 모습을 보더니 </div> <div><br></div> <div>"독서실이나 학원 같은 곳에서 공부하는 모습이 보인다!!" </div> <div><br></div> <div>하는 것이었다</div> <div>속으로 '흠칫' 놀랐으나...</div> <div>평일 낮 2시 쯤에 서른 둘 쳐먹은 남자가 청바지에 잠바쪼가리 입고 나타난 거면</div> <div>적어도 직장인은 아닐테고, 서울말투 쓰는 외지인이 혼자서 나타난 거면</div> <div>뭔가 심각한 고민이 있는 건데... </div> <div>때려 맞춰도 내 나이 대의 고민은 거의 100% 취업 고민.</div> <div>거기에 뭐 학교 배낭 매고 나타났으니 </div> <div>내가 맞춰도 대충 시험준비하는 구나 정도는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div> <div><br></div> <div>그런데 그런 내색은 안하고 </div> <div><br></div> <div>"오 대단하시다" </div> <div><br></div> <div>하고 그냥 넘어갔다.</div> <div>그래도 대충 잘 맞추는구나 하는 생각은 들어서 본격적인 나의 고민을 털어놓았다.</div> <div><br></div> <div>"요새 여성분 한 분을 만나고 있는데 그 분이 자꾸 생각이 나서 공부가 잘 안된다"</div> <div><br></div> <div>고 말씀을 드렸다.</div> <div><br></div> <div>그러니 대뜸</div> <div><br></div> <div>"너는 色에 미친 놈이야!" </div> <div><br></div> <div>라고 나에게 일갈을 했다.</div> <div>깜짝 놀랐다!!</div> <div>'色'이라니...</div> <div>모태솔로한테? 왠 色?</div> <div>무언가 착각을 한 것은 아닐까?</div> <div>그러더니 내게 </div> <div><br></div> <div>"여자 때문에 책이 손에 안 잡히지?</div> <div> 책 들고 있어도 글이 안 읽히지?" </div> <div><br></div> <div>라고 계속 넘겨 짚었다.</div> <div>그러더니 대뜸...</div> <div><br></div> <div>"네 고추에 귀신이 들렸어!</div> <div>아주 지독한 귀신이네 그거</div> <div>왜 고추에 귀신이 들렸냐?"</div> <div><br></div> <div>라고 나에게 말했다.</div> <div>틀림없이 나에게 귀신이 들렸다고 했다.</div> <div>왜 하필 거기에...</div> <div>그리고 그곳에 들린 귀신은 작고 귀여운 여자아이의 형상이라고 했다.</div> <div>그러면서 </div> <div><br></div> <div>"너 작고 귀여운 타입 좋아하지?"</div> <div><br></div> <div>라고 했다.</div> <div>그 때 '흠칫'하는 내 모습을 보며 도사 형님은 의기양양해 하셨다.</div> <div>실제로 내가 좀 그런 타입을 좋아한다.</div> <div>160 cm 전, 후의 여성을 매우 사랑한다.</div> <div><br></div> <div>그러더니 내 소중이를 가리키며 </div> <div><br></div> <div>"크지?" "실하지?" </div> <div><br></div> <div>하시며 막 물어보기 시작했다.</div> <div>부끄럽지만, 난 그냥 대한민국 표준 Size다. </div> <div>그래서 그냥 </div> <div><br></div> <div>"아 그냥 작은 편인데요" </div> <div><br></div> <div>라고 하니</div> <div><br></div> <div>"거봐 작지? 맞아! 크진 않잖아" </div> <div><br></div> <div>하며 말을 뒤집었다.</div> <div>화가 난다. </div> <div>고추에 귀신이 들리다니.</div> <div>빙의된 것도 억울한데 고추라니.</div> <div>그렇게 빙의될 거면 나한테 그 모습이라도 좀 보여주지.</div> <div>그렇게 심통이 나서 투덜거렸다.</div> <div><br></div> <div>"아니 그렇게 제가 色에 미쳐있고 싶어도 뭐가 있어야 미치죠"</div> <div>"여자 때문에 공부가 안되는 게 아니라 여자가 아예 없어서 안되는 건데요"</div> <div><br></div> <div>라고 사실 관계를 좀 명확히 해드렸더니 흠칫하며 놀라셨다.</div> <div>그러니까</div> <div><br></div> <div>"거봐 네가 그렇게 말짱히 생겼는데 여자가 없는 건 다 그 고추에 붙어있는</div> <div>귀신이 훼방놔서 그러는 거야"</div> <div><br></div> <div>라고 나에게 일갈을 하셨다.</div> <div>말짱하긴 개뿔.</div> <div>위의 역사들이 있는데 뭐가 말짱해.</div> <div>내가 얼굴이 말짱했으면 5살짜리 여자애가 울면서 뛰쳐나갔을까.</div> <div>10년 내내 여자들을 쫓아다녔는데 그렇게 차였을까?</div> <div>그나마 살 빼고, 머리 하고, 옷 사서 입고 다니니 인간처럼 보이는 거지.</div> <div>그 때 뛰쳐나갔어야 했는데.</div> <div> </div> <div>아무튼 나에게 한 마디 일갈을 던진다.</div> <div><br></div> <div>"너는 色에 미쳐있어서 공부가 안돼! 너 그 시험 준비한지 한 2~3년됐지? </div> <div>그런데 공부가 하나도 안 잡혀 접어"</div> <div> </div> <div>재활에 성공해 걸어다니기 시작한 자체가 얼마 되지않았던 때이고,</div> <div>그 후에 다이어트를 해 공부를 시작한 지는 한 달도 채 되지않은 상태였다.</div> <div>물론, 32살이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3년쯤 공부했어야 맞겠지만.</div> <div>그래도 갑자기 불안해졌다.</div> <div>준비하고 있던 공부를 접으라니.</div> <div>이 나이에 이 몸으로 어디가서 재취업을 하란 말인가.</div> <div>절박한 마음으로</div> <div><br></div> <div>"아 그러면 어떻게 하죠? 어떻게 해야 제가 공부를 마음잡고 할까요?"</div> <div><br></div> <div>하고 물어보니</div> <div><br></div> <div>"너 하면 뭐해줄 건데?!" </div> <div><br></div> <div>라고 되물었다.</div> <div>그래서</div> <div><br></div> <div>"뭐 되기만 하면 차 한 대 못 뽑아드리겠습니까?"</div> <div><br></div> <div>하니 그 배짱이 마음에 든다며 </div> <div><br></div> <div>"좋아 오늘 너 밤에 약속있어? 형이랑 술마시러 가자" </div> <div><br></div> <div>하고 제안을 했다.</div> <div>다른 예정된 약속은 없었기 때문에 그 제안을 승낙했다.</div> <div>그런데 그 때 갑자기 도사형님이 나에게 한 마디 말을 던졌다.</div> <div><br></div> <div>"내가 너 주니어에 붙은 귀신 다 떨어지게 해 줄게. 걱정을 말아!. </div> <div>오늘 나를 따먹는거야"</div> <div><br></div> <div>라고 외쳤다.</div> <div><br></div> <div>'응?' '뭐를?' '뭐를?' '딴다고?' '뭐를?'</div> <div>당황하면서도 처음에는 그냥 '하하' 웃으며 넘겼다.</div> <div>그러나 그 후에 밥을 먹을 때도 계속</div> <div><br></div> <div>"내가 너 주니어에 붙은 귀신 떨어지게 해준다고 했지? 니가 나를 따는 거야"</div> <div>"내가 얼마나 비싼 남자인줄 아냐? 내가 신이 들렸잖아. 나랑 한번 자면</div> <div>사업이 풀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갖 사장님들이 자자고 하는데 내가 거절했다"</div> <div><br></div> <div>등의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div> <div>심지어는 자기가 이 고장에 처음 정착했을 때의 끔찍한 이야기도 늘어놓았다.</div> <div><br></div> <div>"형이 여기서 장사하는데 너무 장사가 잘 되는거야. 뭐 50억, 100억 금방이었지.</div> <div>근데 어느날 이 동네 건달 새끼들이 찾아와서는 술 마시고 행패를 부리더라고.</div> <div>그리고 지 x을(순화어 : 음경) xx 달라고 하더라고.(순화어 : 애무)</div> <div>그래서 뭐 어쩔 수 없이 내가 해줬지. 근데 그러더니 그 새끼들이 대박이 나대"</div> <div>라면서 이와 비슷한 류의 이야기들을 계속 하였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계속 </div> <div><br></div> <div>"니가 나를 따는거야." </div> <div>"내가 너를 따는 게 아냐."</div> <div>"니가 나를 오늘 따버리는 거야." </div> <div>"여관에서 나를 따는거야."</div> <div><br></div> <div>라고 이야기 했다.</div> <div>나는 이성은 커녕 동성에게도 저러한 저속한 표현은 써 본적도 없는데</div> <div>무려 그 '딴다'가 나를 향해 쓰이는 말로 계속 듣다보니까 많이 혼란스러웠다.</div> <div>너무 혼란스러웠던 나는 그냥 남자끼리 친해지자는 의미로 정리하고 넘어갔다.</div> <div>더 이상의 상상을 하기는 힘들었다.</div> <div>그렇게 식사를 끝내고,</div> <div>도사형님은 나에게 술 마시러 전남 목포로 넘어가자고 했다</div> <div><br></div> <div>이상했다.</div> <div>많이 이상했다.</div> <div>전북 ㅇㅇ에는 술집이 없었던 것일까?</div> <div>뭘 얼마나 큰 술집을 가길래 전북에서 전남 목포까지 가자고 하나.</div> <div>그리고 솔직히 좀 이때부터 느낌이 안 좋았다. </div> <div>슬슬 내 고추에 붙은 그 귀엽다는 여자 귀신을 떼어내는 과정이 </div> <div>왠지 정상이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div> <div>목포로 넘어가자고 했을 때 뛰쳐나갔어야 했는데.</div> <div>그래도 솔직히 그때까지는</div> <div>'아 이거 좀 위험한데?</div> <div>설마 술 멕여놓고 나를 새우잡이 배에 파는 건 아니겠지'</div> <div>라는 아주 나이브한 생각을 했다.</div> <div> </div> <div>도사형님은 자기가 잘 아는 술집이 있다면서</div> <div>목포 모텔촌 옆에 있는 술집으로 나를 끌고 갔다.</div> <div>그냥 허름한 선술집이었는데 주인 아주머니와 아주 친한지 같이 앉아 대작했다.</div> <div>그렇게 아주머니까지 셋이서 소주2병, 맥주 20병에 양주까지 마셨다.</div> <div>그리고 도사형님은 술이 취해가면서 스킨쉽이 늘어갔다.</div> <div>내 머리를 툭툭 치다가 볼을 슬쩍 만지다가... </div> <div>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상옥이와 카톡을 주고 받고 있었는데 </div> <div>무려 질투도 했다.</div> <div><br></div> <div>"어디를 그렇게 연락하느냐"</div> <div><br></div> <div>라며. 핸드폰 보지 말라면서.</div> <div>그렇게 술자리가 파하고 노래방에 가자는 술집 아주머니께 </div> <div>도사 형님은</div> <div><br></div> <div>"얘랑 나랑 갈데가 있어" </div> <div><br></div> <div>라고 하며 따라오겠다는 아주머니를 </div> <div>필사적으로 말리면서 도망을 쳤다.</div> <div>나도 덩달아 도망쳤다. </div> <div>그냥 잡혔어야 했다.</div> <div>그러면서 한번 더 매우 나이브한 생각을 했다.</div> <div>'둘이서 소주라도 마시면서 본격적으로 인생이야기를 들으려고 하는구나'</div> <div>왜냐하면 점집을 나선 순간부터 내가 당시 겪고 있는 고민이나</div> <div>인생이야기를 하려고 하면</div> <div><br></div> <div>"형이랑 여관가서 이야기 하자" </div> <div><br></div> <div>라면서 대화를 거부했기 때문이었다.</div> <div>그게 진짜 문자 그대로 여관에서만 이야기 하자는 것일줄은 몰랐다만.</div> <div>아무튼 도사형님은 나를 억지로 잡아 끌고 근처에 있는 모텔로 가기 시작했다. </div> <div>그런데...</div> <div>갑자기...</div> <div>내 손을 꽉 잡았다.</div> <div>그것도 잡은 담에 깍지까지 꼈다.</div> <div>나는 그 때 나의 첫 깍지를 잃어버렸다.</div> <div>내 로망이었던 첫 깍지의 순정을 그렇게 허무하게 잃어버렸다.</div> <div> 그렇게 깍지를 잡혀서 모텔로 끌려갔는데</div> <div>도사형님이 카드를 딱 주면서 나에게 한마디 했다.</div> <div><br></div> <div>"침대방으로 달라고 해"</div> <div><br></div> <div>뭔가 여기서도 좀 이상하긴 했다.</div> <div>돌이켜 생각해 보니 이렇게까지 따라간 나도 제 정신은 아니었던 것 같다.</div> <div>아무튼 '도사형님이 허리가 아프신가?' 하며 그렇게 끌려 올라갔다.</div> <div>주인 아저씨가 </div> <div><br></div> <div>"남자분 두분이서요?" </div> <div><br></div> <div>라고 되물었을 때 </div> <div>뛰쳐 나갔어야 했는데...</div> <div>그렇게 올라가니 도사형님은 일단 옷부터 훌렁 훌러 탈의하기 시작했다.</div> <div>좀 보기 민망했다. </div> <div>아니, 많이 민망했다</div> <div>팬티도 쫄팬티라 그 부분이 너무 잘 보였다.</div> <div>요새 젊은 친구들은 '고툭튀'라는 용어를 쓰곤 하더라.</div> <div>도사형님은 나에게도 </div> <div><br></div> <div>"옷부터 벗고 이야기 하자" </div> <div><br></div> <div>고 했다.</div> <div>거부했다.</div> <div>절대 거부했다.</div> <div>그러더니, 갑자기 맥주를 사오라고 시켰다.</div> <div>그래서 핸드폰을 들고 나가려고 하니 앙탈을 부리기 시작했다.</div> <div>핸드폰은 놓고 가라며...</div> <div> 억지로 핸드폰을 사수한 다음 맥주를 사 갖고 올라가니</div> <div>취기가 많이 오르신듯 횡설수설 해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왜 나에게 마음을 열지 않느냐" </div> <div>"너는 고민을 나에게 풀지 않는다. 너의 마음을 열어라."</div> <div><br></div> <div>그래서 열어드렸다.</div> <div><br></div> <div>"지금 만나고 있는 여성분이 있는데 그 분과 잘 되었으면 좋겠다</div> <div>그게 지금 당면한 가장 큰 고민이다"</div> <div><br></div> <div>고 했더니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div> <div>그러면서</div> <div><br></div> <div>"왜 니 이야기를 나에게 안하느냐"</div> <div><br></div> <div>며 큰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div> <div>내가 자꾸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자 급기야 나에게</div> <div><br></div> <div>"xx야~ 나 너 안 따먹어. 내가 너 따먹는게 아니라 내가 말했지 </div> <div>니가 나를 따는 거라고"</div> <div><br></div> <div>라고 한마디 하시면서 왠 문자를 보여주었다.</div> <div>1587 뭐 어쩌고 하는 이상한 번호에 보낸 문자인데,</div> <div>'너 미안한데 바람 안피운다' 뭐 이런식의 문자였다.</div> <div>그러면서</div> <div><br></div> <div>"봐봐 나 이렇게 너 없을 때 문자도 보내놨어 너한테 나쁜 짓 안할거라고"</div> <div><br></div> <div>라고 했다.</div> <div>남자가 남자를 대상으로 도대체 무엇을 따는 것일까?</div> <div>나는 그냥 답답한 마음에 아는 형님이랑 술 한 잔 마시면서 </div> <div>인생 이야기 좀 나누고 싶었을 뿐인데...</div> <div>더군다나 신들린 형님이면 얼마나 의지가 되겠는가.</div> <div>그런데 형님은 자꾸 "나를 따라" 고 하시고</div> <div>형님이 나를 안 따고 내가 형님을 따야 하는 상황을 고마워해야 하다니...</div> <div><br></div> <div>도저히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어 한 마디 했다.</div> <div><br></div> <div>"저기 좀 이상한데요.</div> <div>남자가 남자를 대상으로 그런 생각 자체를 품는 것, </div> <div>그 것 자체가 좀 이상하지 않나요"</div> <div><br></div> <div>하니까 계속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div> <div>계속해서 </div> <div><br></div> <div>"나 너 안 딴다니까." </div> <div>"나 바람 안 피워." </div> <div>"너 안따."</div> <div>"내가 너랑 그거 하자고 여기 온 줄 아냐?"</div> <div><br></div> <div>라며 알 수 없는 이야기들만 늘어놓았다. </div> <div>나는 그 이야기를 더 이상 들을 수 없어 발가벗은 그 형님을 강하게 밀쳐내고</div> <div>목포의 모텔촌을 방황했다.</div> <div>근처 허름한 작은 모텔에 들어가 방을 잠그고 밤새 잠을 못 이룬 상태로</div> <div>다음날 새벽 서울로 올라왔다.</div> <div><br></div></div> <div><br></div> <div><br></div> <div> <div>12. 계속되는 이야기 (2014)</div> <div><br></div> <div>2년이 지난 아직도 나는 솔로다.</div> <div>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div> <div>나는 조금씩 더 나아지는 와중에 있다.</div> <div>다이어트 했던 살은 다시 원상복구 되었고,</div> <div>2년 전 샀던 옷들은 하나도 맞지 않지만.</div> <div>그래도 나는 한걸음씩 나아지고 있고,</div> <div>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나아질 나는 누군가를 사랑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div> <div><br></div> <div>나는 지난 삼십 여년을 실패만 겪었지만 서른 넷의 이 순간까지</div> <div>연애를 포기하지 않았다.</div> <div>그리고 역설적이게도 나이 서른 넷을 먹고 나서야 내 젊은 생에서 </div> <div>연애가 제 일 순위가 아니게 되었다.</div> <div><br></div> <div>더 이상 누군가에게 금세 빠져서 허우적대는 짓은 하지 않는다.</div> <div>누군가를 내 마음 속에 그려놓고 허울과 상상에 빠지는 연애는 하지 않는다.</div> <div>대신에 내가 충성을 바칠 누군가를 만날 그 날을 위해,</div> <div>옷과 머리와 스타일에 신경을 쓴다.</div> <div>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뮤지컬을 본다.</div> <div>나는 최소한의 외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언젠가는 그 사람을 만나겠지.</div> <div>그때는 놓치지 않고 말해야지.</div> <div>'사랑합니다' 라고.</div> <div><br></div> <div>사랑했다. </div> <div>내 서른 네살이여.</div> <div>그리고 사랑할 것이다. </div> <div>앞으로 만날 그 사람</div> <div>그리고 찌질하고 나약했지만</div> <div>그 수렁같은 세월을 견디어 준 나 자신을.</div> <div><br></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div></div> <div>도사님 에피소드는 '홀ooo' 라는 연애 사이트에 한 번 이야기를 제보한 적이 있습니다.</div> <div>표절이 아니고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 임을 말씀드립니다,</div>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4/08/11 00:23:32  175.126.***.232  shinejade  454173
    [2] 2014/08/11 00:32:16  59.7.***.134  탈락전담반4호  141298
    [3] 2014/08/11 02:17:17  118.131.***.104  베어그린스  331514
    [4] 2014/08/11 02:53:00  182.229.***.75  flowernimluv  540299
    [5] 2014/08/11 09:54:09  223.62.***.36  웨딩bitch  342974
    [6] 2014/08/11 10:30:40  211.36.***.194  샤그라스  335019
    [7] 2014/08/11 12:00:02  112.145.***.155  Stinkbrain  532431
    [8] 2014/08/11 13:38:41  14.36.***.244  agapenor  239478
    [9] 2014/08/11 13:45:24  223.62.***.30  오진서  168640
    [10] 2014/08/11 13:56:11  211.219.***.253  와츄고나두  290945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병신백일장] 서른 네 살 모태솔로. [10] 조폭너구리 14/08/11 00:06 38 13
    9
    병신력하면.. 툭 까놓고 34살 모솔보다 더 병신력 돋는 사람이 어딨겠음 [9] 조폭너구리 14/08/05 21:49 26 7
    8
    수니가 사망..이런거 오바같은데.. [3] 조폭너구리 14/07/09 11:35 263 0
    7
    4강전은 독일이 좀 더 낫겠네요 조폭너구리 14/07/05 06:57 201 0
    6
    [조언구함] 해킹 당했네요..탈탈 털림..조언 구합니다 [5] 조폭너구리 14/05/30 23:31 127 2
    5
    첫번째 False Start 때도 늦게 출발함 [2] 조폭너구리 14/02/22 03:02 181 2
    4
    인종차별 아닙니다!! 아사다 마오가 55점 받은게 차별이라구요? [17] 조폭너구리 14/02/20 04:38 628 11/6
    3
    마오 55점 적당한 것 같은데요...한번만 엉덩방아 찧은 것도 아니고 [7] 조폭너구리 14/02/20 04:30 407 1
    2
    냉정하게 말하면 2018 평창에 심석희선수가 없을 가능성이 큼 [4] 조폭너구리 14/02/18 21:04 479 4/4
    1
    문화컬쳐- 순대관련 [4] 조폭너구리 14/02/08 06:04 160 1
    [1]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