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2010년 3월. 내가 20살이 되었던 날.<br />그날 울산에서는 보기 힘든 눈이 내렸고, 나는 성인이라는 생각에, 대학교에 들어간다는 생각으로 들떠 있었던 행복했던 날이라고 생각했었던 날.<br />한순간 악몽같은 날이 될꺼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날.<br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건 변했고 하루하루 지옥같은 날.</div> <div> </div> <div>내가 대학을 가지 않았으면 되었을까. <br />입학식에 오라고 보채지만 않았어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br />아니 입학식 시작한다고 아직도 않온 부모는 엄마,아빠밖에 없다고 말을 하지 않았으면 되었을까..<br />그러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우린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까...</div> <div> </div> <div>모른지. <br />어차피 이 모든건 예정된것일수도 있고, 달라지지 않았을지도 몰라. <br />그런데 가슴 한 구석에는 모든게 내 탓이라는 생각이 박혀있어. <br />나 때문에 죽은거라고. 나 때문이라고.</div> <div> </div> <div>사람들은 말하더라. 니 때문이 아니라고. 다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br />브레이크가 작동 안한게 잘못이지 니가 잘못한게 아니지 않냐고, 니 잘못이 아니라고.<br />너까지 이러면 죽으신 부모님이 보시면 어떻겠냐고.. 산 사람은 살아야되니까 힘내라고. </div> <div> </div> <div>근데 나 너무 힘들었다. 부모님이 너무 보고싶은거야.. 힘들고 힘들었어. <br />동내 뒷산에 올라갔다? 올라가는데 아빠가 더 보고 싶은거야.. 아빠랑 참 많이 왔었는데.. 하.... <br />익숙하지만 낮선 등산로를 따라 정상까지 올라갔어. 새벽이라 그런지 어둡더라. <br />아빠랑 오면 여기에 멍하니 앉아서 있었는데. 둘다 말도 없이, 아빠랑 나랑 닮았거든. 둘다 말도 잘 안하고 표현도 잘 못해. 소심해서 그런가. 표현을 많이 안해봐서 그랬던거 같아.<br />그러다 보니 산 정상에서 서로 기대어 멍하니 앉아 있었어. 그게 우리 부자의 의사표현법.<br />산에 올라왔는데, 정상에 앉았는데 예전이랑 다르더라.. 앉아있는데 기댈 사람이 없는거야. <br />거기서 또 울음이 나더라. 칠칠맞게...<br />그렇게 울다 멍하니 서있었어. 10분, 20분, 30분이 흘렀을까.. <br />누가 뒤에서 어깨를 잡는거야. 돌아보니까 병욱이더라.<br />"어떻게 왔냐.."<br />씩<br />물으니까 그냥 씩 웃더라.<br />화악<br />그리고 날 자기쪽으로 확 잡아당기는거 있지. 그리고 이렇게 말했어.<br />"바보냐, 니가 어디서 뭘 하든 난 항성 지켜보고 있었어.. 넌 몰랐지?"<br />병욱이의 그 말을 듣고나니 당황스러웠어. 내 몸도 당황했는지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하더라.<br />"성윤아.. 힘들어마라.. 내가 있잖아"<br />라고 말을 하면서 도톰한 입술이 점점 다가오는데 난 저항할 생각도 못하고 그만 눈을 감았지.<br />부드러운 촉감, 따스한 느낌.. </div> <div>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뒤로 물러난 병욱이는 날 보더니 다시 씩 웃더라. 그리고는 다시 천천히 다가왔어. <br />다시 느껴지는 부드러운 촉감과 따듯한 느낌.. 그리고 느껴지는 뜨거운 무엇. 무엇인가가 입 안으로 들어왔고 내 입안과 혀를 능욕하기 시작했지.<br />츄릅.. 츄릅...<br />"성윤아, 넌 내꺼야.. 이제 어디가지마라. 내 옆에만 있어."<br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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