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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oop_14024
    작성자 : 르루아
    추천 : 1
    조회수 : 2694
    IP : 116.37.***.13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8/09/23 21:18:25
    http://todayhumor.com/?poop_14024 모바일
    강남가는 버스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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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더luv일지도...



    교원 준비중이다.
    토요일마다 인천 송도에 사는 여자친구를 만난다.

    여자친구를 처음 사귀었을 때 난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지만,
    한번 송도로 놀러간 순간부터 웬만하면 송도로 내가 찾아간다.
    콩나물처럼 어딜 가든 사람이 빽빽한 서울에서, 더군다나 토요일에
    편안한 놀거리를 찾는 게 불가능했고 성격 또한 붐비는 곳에 있으면
    답답한 느낌이 너무 싫었다. 송도는 항상 쾌적하니까.

    현재는 수원에서 공부 중이며,
    여전히 내가 송도로 찾아간다.

    수원에서 강남이나 사당으로 간다음, M버스를 타면
    여자친구 집 앞에서 내릴 수 있었다.

    그 날도 어김없이 송도에서 데이트를 하고 M버스를 타고 강남으로 가는 중이었다.

    내 소화기관은 어머니의 위장과 아버지의 대장을 물려 받은 덕분에
    설x와 변비를 항상 달고 살아간다. 그리고 여자친구를 만나면 꼭 화장실을 1번 이상은 간다.
    내 천사같은 여자친구는 매우 잘 이해해준다.

    그 날도 역시 낮에 데이트 중에 화장실에서 일을 보았고,
    다른 날보다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무척이나 안심했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나서 5분 뒤에 뱃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처음으로 내리는 정류장은 선바위역. 차가 안막히면 40분 정도 걸린다.
    경험상, 두번째 오는 변이 진짜 변이다.
    첫번째 나오는 변은.. 내 주관적인 표현으로 마중변이다.
    그 다음 변을 위한 준비...

    자리를 잘못앉았나 싶었다.
    버스에서 두번째줄.. 다리를 발판?에 올리는 자세를 취하게 되는 자리였다.
    하지만 난 옮길 수 없었다. 옮기는 게 더 문제다.
    난 최대한 쪼그려앉는 자세를 피해서 다리를 쭉 폈다.

    버스 안에서 총 세번의 싸움이 있었다.
    되돌아보면 첫번째 싸움은 정말 껌이었다.
    잘 가라앉혔지만 난 여러번의 경험으로, 더 빠른 주기로 신호가 올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잠시의 소강 상태동안 여러가지 생각이 났다.
    내가 지금 여기서 싸버리면 어떻게 되는건가?
    두번째 변은 '진짜'인데.. 난 속도 안좋아서 냄새도 지독할텐데...
    아니야... 생각하지 말자. 무조건 참는 거다. 최대한 틀어막는 거다.
    그래도 여유가 있어서 여자친구한테 카톡을 했다.
    배가 아프다고. 쌀 거 같다고. 여자친구는 어떻게 하냐는 카톡으로 답을 했고,
    난 답을 할 수 없었다.

    두번째 신호가 조금씩 오고 있었다.
    진짜 온 신경을 다 집중해서 버텼다.
    숨이 막히고 몸을 가만히 둘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난 막아냈다. 버스는 내가 알만한 길을 지나가고 있었고,
    언제쯤 도착할지 어느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약간의 안도가 든 것은 내가 두번째 신호의 고통을 이겨냈다는 점이었다.
    난 분명히 이겨냈다. 세번째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희망을 가지고, 난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그리고 과천에 진입했다.
    세번째 신호가 왔다.
    와.. 두번째와는 다르다. 경험해본 적 없는 맹렬한 공격이었다.
    난 온 힘을 다해서 의자에 x꼬를 밀착시켜서 막아내었다.
    억지로 대장의 구조를 조정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선바위역 밑에까지 내려갈 수 없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그 앞에 새로 생긴 음식점이 있다.
    그곳의 화장실을 써야겠다. 왜 난 미리 그곳의 화장실의 위치를 알아보지 않았을까 후회하면서,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기 전에 걸리는 신호에게, 태어나서 해본 적 없는 저주를 퍼부으면서,
    카드를 찍고 내렸다.

    괜찮다.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한걸음, 두걸음. 아. 안되겠다. 못버틸지도 몰라.
    아무렇지 않게 음식점에 들어갔다.
    둘러보았다. 점원한테 묻지 않고 스스로 찾으려 했다.
    못찾아서, 뒤돌아있는 점원에게 화장실의 위치를 물었다.
    당황한 목소리의 점원은 화장실의 위치를 알려주었고,
    난 달려갔다.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래.. 왜 그랬을까.. 바지 벨트를 왜 조금은 미리 풀어놓지 않았을까...
    진짜 변기가 앞에 있는데, 변기가 눈 앞에 있는데...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8/10/17 11:31:37  183.104.***.49  느끼마요네즈  342798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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