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꽤 더luv일지도...</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교원 준비중이다.</div> <div>토요일마다 인천 송도에 사는 여자친구를 만난다.</div> <div><br></div> <div>여자친구를 처음 사귀었을 때 난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지만,</div> <div>한번 송도로 놀러간 순간부터 웬만하면 송도로 내가 찾아간다.</div> <div>콩나물처럼 어딜 가든 사람이 빽빽한 서울에서, 더군다나 토요일에</div> <div>편안한 놀거리를 찾는 게 불가능했고 성격 또한 붐비는 곳에 있으면</div> <div>답답한 느낌이 너무 싫었다. 송도는 항상 쾌적하니까.</div> <div><br></div> <div>현재는 수원에서 공부 중이며,</div> <div>여전히 내가 송도로 찾아간다.</div> <div><br></div> <div>수원에서 강남이나 사당으로 간다음, M버스를 타면</div> <div>여자친구 집 앞에서 내릴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그 날도 어김없이 송도에서 데이트를 하고 M버스를 타고 강남으로 가는 중이었다.</div> <div><br></div> <div>내 소화기관은 어머니의 위장과 아버지의 대장을 물려 받은 덕분에</div> <div>설x와 변비를 항상 달고 살아간다. 그리고 여자친구를 만나면 꼭 화장실을 1번 이상은 간다.</div> <div>내 천사같은 여자친구는 매우 잘 이해해준다.</div> <div><br></div> <div>그 날도 역시 낮에 데이트 중에 화장실에서 일을 보았고,</div> <div>다른 날보다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무척이나 안심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div> <div>버스를 타고나서 5분 뒤에 뱃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div> <div>버스에서 처음으로 내리는 정류장은 선바위역. 차가 안막히면 40분 정도 걸린다.</div> <div>경험상, 두번째 오는 변이 진짜 변이다.</div> <div>첫번째 나오는 변은.. 내 주관적인 표현으로 마중변이다.</div> <div>그 다음 변을 위한 준비...</div> <div><br></div> <div>자리를 잘못앉았나 싶었다.</div> <div>버스에서 두번째줄.. 다리를 발판?에 올리는 자세를 취하게 되는 자리였다.</div> <div>하지만 난 옮길 수 없었다. 옮기는 게 더 문제다.</div> <div>난 최대한 쪼그려앉는 자세를 피해서 다리를 쭉 폈다.</div> <div><br></div> <div>버스 안에서 총 세번의 싸움이 있었다.</div> <div>되돌아보면 첫번째 싸움은 정말 껌이었다.</div> <div>잘 가라앉혔지만 난 여러번의 경험으로, 더 빠른 주기로 신호가 올 거라는 것을</div> <div>알고 있었다.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div> <div>잠시의 소강 상태동안 여러가지 생각이 났다.</div> <div>내가 지금 여기서 싸버리면 어떻게 되는건가?</div> <div>두번째 변은 '진짜'인데.. 난 속도 안좋아서 냄새도 지독할텐데...</div> <div>아니야... 생각하지 말자. 무조건 참는 거다. 최대한 틀어막는 거다.</div> <div>그래도 여유가 있어서 여자친구한테 카톡을 했다.</div> <div>배가 아프다고. 쌀 거 같다고. 여자친구는 어떻게 하냐는 카톡으로 답을 했고,</div> <div>난 답을 할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두번째 신호가 조금씩 오고 있었다.</div> <div>진짜 온 신경을 다 집중해서 버텼다.</div> <div>숨이 막히고 몸을 가만히 둘 수가 없었다.</div> <div>하지만 난 막아냈다. 버스는 내가 알만한 길을 지나가고 있었고,</div> <div>언제쯤 도착할지 어느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div> <div>그리고 약간의 안도가 든 것은 내가 두번째 신호의 고통을 이겨냈다는 점이었다.</div> <div>난 분명히 이겨냈다. 세번째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div> <div>그래. 희망을 가지고, 난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div> <div><br></div> <div>그리고 과천에 진입했다.</div> <div>세번째 신호가 왔다.</div> <div>와.. 두번째와는 다르다. 경험해본 적 없는 맹렬한 공격이었다.</div> <div>난 온 힘을 다해서 의자에 x꼬를 밀착시켜서 막아내었다.</div> <div>억지로 대장의 구조를 조정하는 느낌이었다.</div> <div>하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div> <div>선바위역 밑에까지 내려갈 수 없다.</div> <div>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그 앞에 새로 생긴 음식점이 있다.</div> <div>그곳의 화장실을 써야겠다. 왜 난 미리 그곳의 화장실의 위치를 알아보지 않았을까 후회하면서,</div> <div>버스 정류장에 도착하기 전에 걸리는 신호에게, 태어나서 해본 적 없는 저주를 퍼부으면서,</div> <div>카드를 찍고 내렸다.</div> <div><br></div> <div>괜찮다. 버틸 수 있을 것 같다.</div> <div>한걸음, 두걸음. 아. 안되겠다. 못버틸지도 몰라.</div> <div>아무렇지 않게 음식점에 들어갔다.</div> <div>둘러보았다. 점원한테 묻지 않고 스스로 찾으려 했다.</div> <div>못찾아서, 뒤돌아있는 점원에게 화장실의 위치를 물었다.</div> <div>당황한 목소리의 점원은 화장실의 위치를 알려주었고,</div> <div>난 달려갔다.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div> <div>하지만...</div> <div><br></div> <div>그래.. 왜 그랬을까.. 바지 벨트를 왜 조금은 미리 풀어놓지 않았을까...</div> <div>진짜 변기가 앞에 있는데, 변기가 눈 앞에 있는데...</div>